이혼 이야기를 꺼낸 뒤 배우자가 갑자기 통장과 부동산 서류를 감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생활비가 들어오던 계좌를 바꾸거나, 아파트를 처분하겠다는 말을 하기도 하죠.
경제권을 상대방이 관리해 왔다면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조차 알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재산분할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니 그사이 예금을 인출하거나 가족 명의로 재산을 넘길까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 배우자 재산을 보전하기 위해 활용하는 제도가 가압류입니다. 다만 가압류는 숨은 재산을 찾아주는 절차가 아니므로, 재산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는 바로 신청하기 어려운데요,
그렇다면 모르는 배우자 재산을 소송 전 가압류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오늘은 배우자 재산을 얼마나 알아야 가압류할 수 있는지, 이혼소송 전 합법적으로 재산을 확인하는 방법과 소송을 시작한 뒤 이용할 수 있는 재산명시·재산조회 절차를 살펴보겠습니다.
배우자 재산을 전혀 몰라도 가압류할 수 있을까요?
가압류는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로 받을 금액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방 재산을 임시로 묶어두는 절차입니다. 이혼소송과 함께 신청할 수도 있고, 재산 처분이 임박했다면 이혼소송을 제기하기 전 먼저 신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남편에게 재산이 있을 것 같다는 정도만으로 모든 재산을 포괄적으로 가압류할 수는 없어요. 가압류할 재산과 예상되는 재산분할청구액을 어느 정도 특정해야 하거든요.
예를 들어 부동산을 가압류하려면 아파트나 토지의 정확한 소재와 등기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예금 가압류는 계좌번호까지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예금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은행을 제3채무자로 특정해야 실효성이 있어요.
또 증권계좌라면 증권회사, 임대차보증금이라면 집주인과 임대차관계에 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배우자 재산을 전혀 모른다면 가압류부터 신청하기보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재산을 먼저 찾아 특정하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다만 거주 중인 아파트가 배우자 명의라는 사실만 알고 있다면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한 뒤 해당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혼소송 전 배우자 재산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이혼소송 전에는 법원의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이나 사실조회 절차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배우자의 휴대전화나 공동인증서에 몰래 접속하거나 비밀번호를 알아내 계좌를 조회해서는 안 됩니다. 재산을 찾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침해나 형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혼인생활 중 적법하게 접하거나 공동으로 관리했던 아파트 매매계약서와 등기사항증명서/재산세·자동차세 고지서/주택담보대출·보험료 납부내역/생활비 계좌의 입출금내역/급여 입금계좌/증권회사·보험회사의 우편과 문자/임대차계약서와 보증금 지급내역/ 퇴직금·연금·사업체 관련 자료 등을 우선 정리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배우자가 이용한 금융기관과 부동산 주소, 보험료·대출금 출금계좌를 확인해 두어야 소송 중 사실조회나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배우자가 급하게 부동산을 처분하려는 정황이 있다면 등기사항증명서를 다시 발급해 소유자, 근저당권, 최근 명의변경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은데요, 매매 광고, 중개업소와의 문자, 담보대출 상담내역 등도 재산 처분 우려를 보여주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찾은 재산, 이혼소송 전 배우자 몰래 가압류할 수 있을까요?
배우자 명의 아파트나 이용 중인 금융기관을 확인했다면 이혼소송을 제기하기 전에도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가압류는 상대방에게 미리 신청 사실을 알리면 그사이 재산을 처분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송처럼 배우자에게 신청서를 먼저 보내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아요. 법원은 원칙적으로 제출된 신청서와 소명자료를 검토해 가압류 여부를 결정합니다.
따라서 배우자에게 이혼이나 가압류 계획을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신청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가압류 결정이 내려져 집행되면 배우자도 그 사실을 알게 됩니다. 부동산 가압류는 등기부에 기입되고, 예금 가압류는 은행에 결정문이 송달돼 계좌가 동결되기 때문이죠.
즉 신청부터 집행 전까지 비공개로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 가압류 사실을 계속 숨길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혼소송 전 가압류를 신청한다고 해서 모두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에요.
신청인은 혼인기간과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 등을 바탕으로 예상 재산분할청구권을 설명하고, 배우자가 아파트 매도를 준비하거나 예금을 인출하는 등 지금 재산을 묶어두지 않으면 나중에 재산분할을 받기 어려워질 사정도 소명해야 합니다.
또하나 법원이 가압류를 인용하면서 담보제공을 명하면 현금공탁이나 공탁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해야 집행이 이루어지는데요, 법원이 보험증권 제출을 허용한 경우에는 담보액 전부를 현금으로 마련할 필요가 없어 비교적 적은 보험료로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혼 전 가압류를 신청하려면 어떤 자료를 준비해야 할까요?
이혼 전 가압류를 신청하려면 배우자 명의의 재산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자신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이 있다는 사실과 지금 재산을 묶어두지 않으면 향후 판결을 집행하기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함께 소명해야 합니다.
먼저 혼인관계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등 부부관계를 확인할 자료, 혼인기간과 별거 경위, 부부의 소득과 가사·육아 분담, 아파트 매수자금과 대출금 상환내역 등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보여주는 자료를 준비해야 하구요, 이를 토대로 배우자의 전체 재산에서 채무를 제외한 순자산과 자신의 예상 기여도를 계산해 가압류 청구금액을 정해야 합니다.
가압류할 재산도 정확히 특정해야해요.
부동산이라면 등기사항증명서와 시세·대출자료를, 예금이라면 배우자가 이용하는 은행을, 주식이라면 증권회사 정보를 확인해야 합니다. 배우자가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았거나 담보대출을 알아본 자료, 예금을 급하게 인출하거나 가족 계좌로 송금한 내역, 재산을 처분하겠다는 문자나 녹취가 있다면 가압류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어요.
다만 발견한 재산을 무조건 전부 가압류해서는 안 됩니다. 과도한 금액으로 가압류했다가 본안소송에서 재산분할청구가 인정되지 않거나 훨씬 적은 금액만 인정되면 상대방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거든요.
따라서 가압류 대상과 금액은 예상 재산분할액, 선순위 대출, 처분 가능성과 집행 실익까지 확인해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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