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으로 받은 아파트 포기하면 상속세 안 내도 될까요?
유언으로 받은 아파트 포기하면 상속세 안 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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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으로 받은 아파트 포기하면 상속세 안 내도 될까요? 

유지은 변호사

피상속인이 유언공증으로 아파트를 남겼지만, 막상 유증을 받게 되는 입장에서는 당장 날아올 세금이 걱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파트를 취득하면 상속세뿐 아니라 취득세도 부담해야 하고, 기존 주택이 있다면 다주택자가 되는 것은 아닌지도 신경 쓰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유언으로 받은 아파트를 포기하고 다른 가족이 받게 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지 궁금해지는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유증을 적법하게 포기해 아파트를 실제로 취득하지 않았다면 그 아파트를 받은 사람으로서 상속세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미 아파트를 받거나 등기한 뒤 다른 가족에게 넘긴다면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증여로 판단되어 세금이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유언공증으로 받은 아파트를 포기하면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지, 유증 포기와 상속포기는 어떻게 다른지, 포기한 아파트는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손자녀가 유언으로 아파트를 받으면 세대생략 상속세가 붙을까요?

절세를 위해 조부모가 자녀를 거치지 않고 손자녀에게 재산을 직접 넘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흔히 세대생략 증여라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할아버지의 아파트를 아버지가 먼저 상속받고, 훗날 아버지가 사망한 뒤 손자가 다시 상속받으면 같은 재산에 대해 두 차례 상속이 이루어지지만,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직접 재산을 넘기면 중간 단계를 생략할 수 있다보니 세대생략 증여가 절세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고 하는거죠.

하지만 중간 단계가 생략된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세금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세법은 세대를 건너뛰어 재산을 이전하는 경우 일반적인 증여세나 상속세에 할증세액을 더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통상 산출세액의 30%가 할증되고, 미성년자가 20억 원을 초과해 받는 경우에는 40%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조부모의 자녀가 먼저 사망해 손자녀가 직접 상속인이 된 경우 등에는 세대생략 할증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부모의 유언공증으로 아파트를 받은 손자녀가 법정상속인이 아니라면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될까요?

세법에서 말하는 상속에는 법정상속뿐 아니라 유증도 포함되기 때문에 손자녀가 자녀의 생존으로 법정상속인이 아니더라도, 유언으로 아파트를 받았다면 수유자로서 상속세 납세의무를 부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세대생략 할증까지 적용될 수 있으므로 일반적인 자녀 상속보다 세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세대생략 증여나 유증의 절세 효과는 단순히 한 번의 상속 단계를 줄였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할 수 없구요, 아파트 가액,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 조부모와 부모의 전체 재산, 적용 가능한 공제, 세대생략 할증세액까지 함께 비교해야 합니다.

아파트 유증을 포기하면 상속세도 내지 않게 될까요?

민법상 수유자는 유언자가 사망한 후 유증을 승인하거나 포기할 수 있고, 유증 포기의 효력은 유언자가 사망한 때로 소급합니다. 따라서 유증을 적법하게 포기하면 처음부터 해당 아파트를 유증받지 않은 것으로 처리됩니다.

제1074조(유증의 승인, 포기) ①유증을 받을 자는 유언자의 사망후에 언제든지 유증을 승인 또는 포기할 수 있다.

②전항의 승인이나 포기는 유언자의 사망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

예를 들어 손자가 할머니의 유언으로 아파트를 받도록 지정됐지만, 유언의 효력이 발생한 뒤 유증을 포기했다면 그 아파트를 취득한 수유자로서 상속세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신 아파트가 실제로 귀속되는 상속인이나 다른 수유자를 기준으로 상속세 부담이 다시 계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단순한 유증 포기로 인정되는지 신중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 이미 유증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

  • 아파트를 임대하거나 매도하는 등 소유자로서 처분한 경우

  • 상속세 신고에서 자신이 아파트를 받은 것으로 신고한 경우

  • 유증을 받은 뒤 특정 가족에게 소유권을 이전한 경우

이미 유증을 받아들인 뒤 아버지나 형제에게 아파트를 넘기면 ‘포기’가 아니라 별도의 증여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최초 유증에 따른 상속세와 취득세뿐 아니라, 다시 이전하는 과정에서 증여세와 취득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증 포기와 상속포기는 무엇이 다른가요?

유언으로 받은 아파트를 거절하는 것과 법정상속인이 상속 전체를 포기하는 것은 다른 절차입니다.

상속포기는 상속인이 재산과 채무를 모두 승계하지 않기 위해 상속 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절차입니다. 특정 아파트만 포기하고 예금은 받는 식으로 일부 재산만 선택할 수 없습니다.

반면 유증 포기는 유언으로 지정된 재산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입니다. 수유자가 법정상속인이 아니라면 유증을 포기하더라도 별도의 상속포기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수유자가 법정상속인이기도 하다면 유증 포기와 상속포기를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유증의 승인이나 포기는 일단 효력이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가족끼리 구두로 일단 포기한 것으로 하자고 정하기보다 유언집행자와 상속인에게 서면으로 의사를 밝히고, 내용증명이나 수령확인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포기한 아파트를 원하는 가족에게 줄 수 있을까요?

유증을 포기하면서 수령인을 따로 지정할 수는 없어요.

수유자가 유증을 포기하면 유언의 전체 문구와 유증의 종류에 따라 아파트의 귀속이 결정됩니다. 유언장에 수유자가 받지 못할 경우 대신 받을 사람을 지정해 두었다면 그 내용이 우선 검토되구요, 별도의 정함이 없다면 해당 아파트가 법정상속인들에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세금을 피하기 위해 유증을 포기했는데 예상과 달리 아버지뿐 아니라 고모나 삼촌 등 다른 상속인들이 아파트를 공동으로 취득할 수도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아파트를 확실히 넘기기 위해 유증을 받은 뒤 증여하는 방법도 있지만, 앞서 본 것처럼 상속세·증여세·취득세가 중첩될 수 있어요.

때문에 유언자가 아직 생존해 있다면 기존 유언공증을 변경해 아파트를 원하는 사람에게 직접 유증하는 방법이 가장 단순할 수 있습니다.

이미 사망했다면 유언공정증서의 정확한 문구, 등기 여부, 상속인 범위와 세금 부담을 비교한 뒤 유증 포기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유증 포기는 취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등기부터 진행하기 전에 상속세와 취득세, 아파트의 최종 귀속을 함께 확인해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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