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압류는 '재판 없이' 걸립니다
어느 날 등기부에 가압류가 올라와 있거나 통장이 묶였다는 통지를 받으면 누구나 당황합니다. 먼저 구조를 이해해야 합니다. 가압류는 채권자가 "나중에 판결을 받아도 집행할 재산이 없어질 우려가 있다"며 소명만으로 신청하는 보전처분입니다. 법원이 실체 판단을 마친 것이 아니고, 채권자의 책임 아래 이루어지는 잠정 조치일 뿐입니다. 즉 가압류를 당했다고 해서 채무가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대응 1단계 — 다툴 것인가, 풀 것인가
대응 수단은 크게 둘입니다. ① 가압류 자체를 다투는 이의신청·취소 신청: 피보전권리나 보전의 필요성이 없음을 다투거나, 본안 소송을 제기하라는 제소명령을 신청해 채권자를 본안으로 끌어낼 수 있습니다. ② 해방공탁: 법원이 정한 해방공탁금을 공탁하면 가압류 집행이 취소되어 부동산 처분이나 계좌 사용이 가능해집니다. 사업상 재산을 당장 활용해야 한다면 다툼과 별개로 해방공탁으로 먼저 묶인 재산을 풀어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유용합니다.
대응 2단계 — 본안에서 승부
가압류의 운명은 결국 본안소송에서 갈립니다. 본안에서 채권자가 패소해 확정되면, 가압류는 부당한 보전처분이었던 것이 됩니다. 이때부터가 반격의 시작입니다.
대응 3단계 — 손해배상: 법원이 인정하는 계산법
대법원은 두 가지 법리를 확립해 두었습니다. 첫째, 본안에서 채권자의 패소가 확정되면 부당한 가압류 집행에 대한 채권자의 고의·과실이 추정됩니다. 채권자가 "가압류 당시 권리가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를 입증하지 못하면 배상책임을 집니다. 둘째, 해방공탁으로 집행을 취소받은 경우 손해액은 민사 법정이율 연 5%와 공탁금 이율의 차액으로 계산합니다. 예컨대 4억 5,000만 원을 2년간 공탁해 두었다면, 공탁금 이율이 연 0.35% 수준이므로 그 차액만으로 4,000만 원이 넘는 손해가 산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방법으로 청구 전액을 배상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가압류를 '거는 쪽'이라면
같은 법리는 거꾸로 경고이기도 합니다. 소명만으로 쉽게 걸 수 있는 만큼, 본안에서 지면 상대방이 공탁금에 대해 입은 이자 손해 등을 고스란히 물어내야 합니다. 가압류는 채권 회수의 강력한 수단이지만, 피보전권리에 대한 정확한 법률 검토 없이 신청하면 부메랑이 됩니다.
맺으며
가압류를 당했다면 ① 재산 활용이 급하면 해방공탁으로 풀고 ② 본안에서 승소를 확정한 뒤 ③ 이자 차액 배상까지 청구하는 3단계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이며 구체적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은 가압류 결정문과 본안 진행 상황을 지참해 상담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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