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늦은 밤 번화가나 지구대 인근에서 순찰 중인 경찰관과 실랑이를 벌이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만취 상태에서 벌어진 우발적인 언쟁이라 해도, 수사기관은 이를 단순한 술자리 해프닝이 아니라 형사사건으로 다룹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 상당수는 “술김에 좀 밀친 것뿐인데 무슨 큰 죄가 되겠어”, “너무 취해서 그날 일이 잘 기억도 안 나는데 처벌까지 되겠어”라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경우입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서에서 정식으로 공무집행방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으면, 그제야 사안의 무게를 실감하고 당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려면 경찰의 직무집행 자체가 적법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스스로 술을 마셔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를 이유로 형을 가볍게 해달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벌어진 경찰과의 실랑이가 어떤 경우에 공무집행방해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입건 통보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몸싸움 수준의 실랑이도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이 될 수 있습니다
직접 때리지 않고 밀치거나 뿌리치기만 해도 폭행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136조 제1항은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폭행은 상대방을 다치게 하는 정도의 유형력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은 공무원에 대한 직접적인 유형력 행사뿐 아니라 간접적인 유형력 행사까지 포함하는 이른바 광의의 폭행으로 해석됩니다. 실무에서는 경찰관을 손으로 밀치는 행위는 물론, 팔을 강하게 뿌리치며 넘어뜨리는 행위, 몸으로 막아서며 밀어붙이는 행위, 근접한 거리에서 손발이나 물건을 휘두르는 행위까지도 폭행으로 평가된 사례가 많습니다.
“그냥 뿌리치려고 한 것뿐이다”, “일부러 때린 게 아니다”라는 항변은 정도가 가벼운 사정으로 참작될 수는 있어도, 폭행 자체의 성립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욕설과 함께 때릴 듯한 자세를 취하거나 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는 경우에는 협박으로 별도 평가될 수도 있습니다.
경찰관을 직접 때리지 않았더라도 밀치거나 뿌리치는 정도의 유형력 행사만으로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는 변명은 처벌을 막아주지 못합니다
스스로 술을 마셔 생긴 심신장애에는 형이 감경되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너무 취해서 그날 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술에 취해 나도 모르게 그런 것이다”라는 주장은 형사절차에서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항변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형법 제10조는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 상태의 행위는 벌하지 않고, 그 능력이 미약한 심신미약 상태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조 제3항은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법리로, 스스로 술을 마셔 만취 상태에 이르렀다면 그 상태에서 저지른 행위에 대해 심신미약 감경을 주장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공무집행방해범죄에 관한 양형기준도 범행의 고의로 또는 범행 수행을 예견하면서 자의로 만취 상태에 빠진 경우에는 심신미약 여부와 무관하게 만취 상태를 오히려 가중인자로 반영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평소 음주 시 타인에게 해악을 끼칠 소지가 있었다면 만취 상태를 감경인자로 반영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억이 안 난다”, “취해서 그랬다”는 사정은 감경은커녕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스스로 술을 마셔 생긴 취기는 형을 가볍게 해주는 사유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 오히려 불리한 정상으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
3. 경찰의 조치가 적법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직무집행이 적법하지 않았다면 공무집행방해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공무집행방해죄가 보호하는 것은 공무원 개인이 아니라 적법한 공무집행 그 자체입니다. 따라서 경찰관의 조치가 애초에 적법하지 않았다면, 그에 대한 저항이나 실랑이가 있었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려면 그 대상이 된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하여야 하고, 이는 행위가 당해 공무원의 추상적인 직무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도 그 권한 내에 있어야 하며 직무행위로서 필요한 방식과 절차를 갖추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 적법 여부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기초하여 객관적·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사후적으로 순수한 객관적 기준에서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1. 5. 10. 선고 91도453 판결 참조).
이 기준에 따라 경찰관직무집행법이 정한 불심검문 절차, 즉 신분증 제시와 소속·성명 고지, 질문의 목적과 이유 설명 등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신체를 붙잡거나 연행하려 한 것은 아닌지가 실제 사건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쟁점이 됩니다.
또 다른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2. 4. 28. 선고 92도220 판결)도 경찰관이 음주 여부나 주취 정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 방법과 횟수가 합리적으로 필요한 한도를 넘어섰다면 그 부분의 직무집행은 적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정은 경찰의 조치에 명백한 절차 위반이 있었을 때 문제되는 것이지, 정상적인 불심검문이나 제지에 불응하며 몸싸움을 벌인 경우까지 넓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찰관의 직무집행이 적법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공무집행방해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따져보아야 합니다.
4. 위험한 물건을 사용했거나 여러 명이 가담했다면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집니다
단순 실랑이와 특수공무집행방해는 처벌 구간이 다릅니다.
단순히 경찰관을 밀치거나 뿌리친 정도라면 형법 제136조 제1항이 적용되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범위에서 처벌 수위가 정해집니다. 초범이고 상해 결과가 없으며 피해 경찰관과 원만히 정리된 경우에는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그러나 술병이나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거나 일행과 함께 여러 명이 가담한 경우에는 형법 제144조가 적용되어 각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나아가 그 과정에서 경찰관이 다쳤다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어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실무에서는 술자리에서 쓰던 유리병이나 소지하고 있던 우산·벨트 등이 위험한 물건으로 평가된 사례도 있으므로, 몸싸움 과정에서 손에 든 물건이 있었는지도 처벌 수위를 좌우하는 중요한 사정이 됩니다.
같은 실랑이라도 위험한 물건 소지 여부, 가담 인원, 상해 결과 유무에 따라 적용 조문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5. 입건부터 처분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는지 여부가 초기 대응 방향을 가릅니다.
술에 취해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 사건은 통상 ①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되거나 임의동행 형태로 지구대·파출소로 인계된 뒤(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경찰서·수원중부경찰서 등 관할서) → ②피의자 신분으로 정식 조사를 받고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로 송치되어 기소 여부가 결정되며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의 재판으로 이어지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경우에는 체포 직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되므로, 위험한 물건 휴대나 상해 결과가 있는 사안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입건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시 현장을 촬영한 경찰 바디캠·순찰차 블랙박스·인근 CCTV·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 자료가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체포·불심검문 당시 신분 고지와 이유 설명 등 절차가 지켜졌는지, 음주측정이나 조사 과정의 진술조서 내용을 확인합니다.
피해 경찰관 측과의 처벌불원·합의 가능 여부, 위험한 물건 휴대나 상해 결과 유무를 함께 점검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무집행방해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직무집행의 적법성 쟁점과 양형 자료를 함께 준비해 불필요하게 무거운 처벌을 피하는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늦은 밤 술자리 끝에 벌어진 실랑이는 당사자에게는 순간의 감정 폭발일 뿐이라는 생각 때문에, 정작 입건 통보를 받고 나서야 뒤늦게 대응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관에게 물리적으로 밀리거나 강압적으로 제지당했다고 느끼는 쪽에서는 그 조치가 정말 적법한 절차를 따른 것이었는지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이나 목격자 진술을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이후 수사·재판 과정에서 큰 차이를 만듭니다.
반대로 자신의 행동이 다소 과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쪽에서도, 술에 취했다는 사정만으로 형이 가벼워지지 않는다는 점과 전과 여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감안해 초기부터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조사를 받는 쪽과, 반대로 경찰의 과도한 제지에 억울함을 느끼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대응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사소한 실랑이로 여겼던 일이 형사 전과로 남을 수도 있는 만큼,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취해서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스스로 술을 마셔 생긴 취기는 형법 제10조 제3항에 따라 심신미약 감경의 근거가 되기 어렵고, 오히려 만취 상태가 가중 사유로 반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직접 때리지 않고 밀치거나 뿌리친 것뿐인데도 폭행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은 직접·간접적 유형력 행사를 모두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어서, 밀치거나 강하게 뿌리치는 행위도 폭행으로 평가된 사례가 많습니다.
Q. 경찰이 먼저 무리하게 제지했다고 생각되는데, 그래도 처벌되나요?
A. 경찰관의 직무집행 자체가 적법하지 않았다면 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신분 고지·절차 준수 여부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당시 상황을 뒷받침할 자료 확보가 중요합니다.
Q. 초범이면 벌금형으로 끝나나요?
A. 단순 실랑이 수준이고 상해 결과가 없다면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지만, 위험한 물건 소지나 여러 명이 가담한 정황이 있으면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Q. 경찰관과 합의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나요?
A. 합의 자체는 가능하지만 공무집행방해죄는 국가의 공무집행이라는 사회적 법익을 보호하는 범죄여서, 개인 간 합의만으로 처벌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처벌불원 의사와 합의 사실은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됩니다.
Q. 현행범으로 체포됐는데 바로 구속되나요?
A. 현행범 체포만으로 곧바로 구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체포 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되며, 상해 결과나 위험한 물건 휴대 등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구속 수사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Q.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것이 좋은가요?
A. 가능하다면 경찰 조사를 받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 내용과 확보해두는 자료가 이후 적법성 판단과 양형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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