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엘리베이터처럼 좁고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진 신체접촉이 강제추행으로 고소되는 사건이 늘고 있습니다. CCTV가 설치되어 있다 보니 영상 자체는 남지만, 그 영상 속 행위를 어떻게 해석할지를 두고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 상당수는 “그냥 반가워서 안은 것뿐이다”, “인사하려던 거였는데 오해가 생긴 것 같다”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던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상대방이 경찰에 강제추행으로 고소하면,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다”, “피해자가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방어해보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성립 요건, 특히 ‘기습추행’에서 폭행의 정도를 매우 폭넓게 인정하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뒤에서 껴안는 행위처럼 순간적으로 이루어진 신체접촉이라 하더라도, 그 자체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로 평가되면 별도의 폭행·협박 없이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엘리베이터에서 뒤에서 껴안은 행위가 어떤 경우에 강제추행으로 인정되는지, 그리고 고소를 당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뒤에서 껴안는 행위도 별도의 폭행·협박 없이 강제추행이 될 수 있습니다
‘기습추행’에서는 껴안는 행위 자체가 곧 폭행이자 추행으로 평가됩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만 보면 먼저 폭행이나 협박을 가해 반항을 억압한 뒤에 추행행위로 나아가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이와 다른 유형, 이른바 ‘기습추행’을 강제추행죄에 포함시켜 왔습니다. 상대방의 반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선행되지 않더라도, 갑작스럽게 신체에 가해진 유형력의 행사 그 자체가 추행행위로 평가되면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엘리베이터에서 뒤에서 껴안은 행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전에 별다른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 하더라도, 그 포옹 행위 자체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자 추행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다”는 항변만으로는 무죄를 주장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뒤에서 껴안는 행위는 그 자체가 폭행이자 추행으로 평가되어, 별도의 폭행·협박이 없어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2. “인사였다”, “장난이었다”는 해명은 행위자의 의도가 아니라 객관적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추행 여부는 가해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피해자와 주변 상황을 종합한 객관적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많은 의뢰인들이 “나는 성적인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항변합니다. 실제로 순수하게 반가움을 표현하려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추행 여부를 판단할 때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가 아니라, 피해자의 의사·성별·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기준을 반복적으로 제시해 왔습니다.
엘리베이터라는 공간의 특성도 이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태로 뒤에서 껴안기는 행위는, 트인 공간에서의 가벼운 접촉과 같은 무게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피해자와의 관계가 초면이거나 업무상 상하관계라면, 또는 시간대가 늦은 밤이라면 같은 신체접촉이라도 더 무겁게 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인사였다”, “장난이었다”는 주장을 하려면 그 정황을 뒷받침할 근거가 필요합니다. 평소 그런 방식으로 인사를 나눠온 사이였는지, 그 자리에서 오간 대화가 있었는지, 상대방이 그 순간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가 함께 확인되어야 하며, 단순히 그렇게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추행 여부는 가해자가 어떤 의도였는지가 아니라, 피해자와의 관계·상황·행위태양을 종합해 객관적으로 판단됩니다.
3. 피해자가 그 자리에서 곧바로 항의하지 않았어도 강제추행죄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즉시 저항하거나 소리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흔히 접하는 방어 논리 중 하나가 “피해자가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으니 싫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처럼 폐쇄된 공간에서 갑작스럽게 신체접촉을 당하면, 피해자가 순간적으로 얼어붙어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유사한 취지의 사건에서 이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를 당하고서 즉시 항의하거나 반발하는 등의 거부의사를 밝히는 대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강제추행죄의 성립이 부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
엘리베이터 CCTV 영상에 피해자가 곧바로 반발하지 않고 그대로 내리는 모습만 찍혀 있다 하더라도, 그 장면만으로 무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후 곧바로 신고했는지, 지인이나 가족에게 알렸는지, 정신적 충격을 호소했는지 등 사후 정황이 함께 고려됩니다.
다만 CCTV는 양면적인 자료이기도 합니다. 접촉이 실제로 몇 초간 이어졌는지, 어느 부위에 어떤 강도로 이루어졌는지, 피해자가 그 순간 몸을 피하려 했는지가 영상에 그대로 담기기 때문에, 사건 초기에 영상을 확보해 두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피해자가 즉시 항의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강제추행죄 성립이 부정되지는 않으며, CCTV는 사건 초기에 확보해야 할 핵심 자료입니다.
4. 유죄가 인정되면 형량뿐 아니라 신상정보 등록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죄는 벌금형이라도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초범이고 죄질이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판단되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지만, 피해자와의 관계(직장 상하관계, 주거가 인접한 이웃 등 이후에도 접촉 가능성이 있는 관계인지), 행위의 반복성,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피해 정도에 따라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여기서 많은 의뢰인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벌금형을 받더라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등록대상자가 되면 일정 기간 주소·직업 등 신상정보를 관할 경찰에 제출해야 하고, 사안에 따라 취업제한 등 부수처분이 함께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 여부, 초범인지, 반성의 정도,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등은 유무죄 판단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양형과 부수처분의 수위를 정하는 단계에서는 중요하게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5. 고소 이후 조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직후 CCTV 영상 확보 여부가 이후 대응 방향을 좌우합니다.
강제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피의자 조사 → ②피해자 진술·CCTV 등 증거 수집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혐의를 다투는 사건이라도 초기 조사 단계에서의 진술이 이후 방향을 크게 좌우합니다.
고소 사실을 통보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엘리베이터·건물의 CCTV 보존 여부와 열람·확보 가능 기간을 즉시 확인합니다.
사건 당시 함께 있었거나 전후 상황을 목격한 사람이 있는지, 있다면 진술을 받아둘 수 있는지 파악합니다.
피해자와의 평소 관계, 그날의 경위(음주 여부, 대화 내용, 이동 목적 등)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강제추행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혐의를 다툴 부분과 양형에서 참작받을 부분을 나누어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엘리베이터에서 일어난 짧은 순간의 접촉이 강제추행 고소로 이어지면, 당사자는 “별일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느낀 쪽 입장에서는, 그 순간 곧바로 항의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후 신고 시점, 주변에 알린 정황, 정신적 충격을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형사 절차에서 중요합니다.
반대로 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도 “의도가 없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신체접촉의 태양, 피해자와의 관계, 그 자리의 정황이 어떻게 평가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피의자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법리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엘리베이터에서 뒤에서 껴안기만 했는데도 강제추행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로 인정되는 ‘기습추행’을 강제추행의 한 유형으로 인정하고 있어, 별도의 폭행·협박 없이 껴안는 행위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술에 취해서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기억이 불완전하더라도 진술 전에 CCTV 영상과 목격자 등 객관적 자료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므로, 자료를 바탕으로 경위를 재구성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강제추행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처벌이 자동으로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 여부와 피해 회복 노력은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CCTV 영상이 있으면 무조건 불리한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CCTV는 접촉의 강도와 지속시간, 전후 정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이므로 사안에 따라서는 진술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조사 전 영상부터 확보해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피해자가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즉시 항의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강제추행죄 성립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Q. 벌금형만 받으면 전과나 다른 불이익은 없나요?
A. 벌금형이라도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될 수 있고, 그에 따른 부수처분이 함께 부과될 수 있어 벌금형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 내용이 이후 수사와 재판 방향을 크게 좌우하고, CCTV·목격자 등 증거 확보에도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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