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위로 스치듯 만진 것도 강제추행이 성립하나요
옷 위로 스치듯 만진 것도 강제추행이 성립하나요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

옷 위로 스치듯 만진 것도 강제추행이 성립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에는 지하철, 회식 자리, 좁은 사무공간처럼 사람 간 거리가 가까운 장소에서 “옷 위로 스치듯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이유로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되거나 조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옷 위로 살짝 스친 것뿐인데 이게 죄가 되겠냐”, “일부러 만진 것도 아니고 순간적으로 부딪힌 건데 무슨 문제냐”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가, 막상 고소장을 받고 나서야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접촉이 짧고 옷 위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무혐의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성립 요건인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판례를 변경했고, 순간적이고 가벼운 신체 접촉이라도 기습추행의 법리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옷 위로 스치듯 이루어진 접촉이 어떤 경우에 강제추행으로 인정되고, 어떤 경우에 다투어볼 여지가 있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옷 위로 스치듯 이루어진 접촉도 강제추행의 ‘폭행’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가볍고 짧은 신체 접촉이라도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이면 폭행 요건을 충족합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폭행이 반드시 상대방을 제압할 만큼 강력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은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을 종전처럼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좁게 볼 것이 아니라, 형법상 폭행죄·협박죄에 해당하는 정도, 즉 상대방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나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 고지로 재정의했습니다.

이 판례 변경 이후로는 옷 위로 스치듯 어깨나 허벅지, 엉덩이를 만지는 정도의 접촉도 그 자체로 상대방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 즉 폭행에 해당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습니다. “살짝 스쳤을 뿐”이라는 사정만으로 폭행 요건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짧고 가벼운 접촉이라도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 행사이면 강제추행죄의 폭행 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2. ‘기습추행’이라면 폭행과 추행이 동시에 일어나 별도의 폭행행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순간적인 접촉 자체가 곧바로 추행 행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문제 되는 옷 위로 스치는 접촉의 상당수는 별도의 폭행이 선행된 뒤 추행이 이어지는 형태가 아니라, 접촉 행위 자체가 곧 추행에 해당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형태입니다.

순간적인 행위라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행하여진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하고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며,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추행행위라고 평가될 수 있는 것이라면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어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위 판결은 피고인이 춤을 추던 중 피해자를 뒤에서 껴안고 유방을 만진 사안에 관한 것으로, 그 접촉이 순간적이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강제추행죄 성립을 막지 못한다고 본 판례입니다. 기습추행에서는 추행행위와 별도로 이를 가능하게 한 폭행행위가 먼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접촉 자체가 힘의 세기와 무관하게 폭행이자 추행으로 함께 평가됩니다.

“옷 위로”, “스치듯”이라는 표현은 접촉이 이루어진 태양을 설명할 뿐이고, 그 자체로 기습추행의 성립을 막아 주는 사유는 아닙니다.

“스치듯” 만졌다는 표현은 기습추행의 성립을 막아 주는 방어 논리가 되지 못합니다.


3. 접촉 부위와 고의 여부에 따라 실제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우연히 스친 접촉과 고의로 접촉한 행위는 법적으로 다르게 평가됩니다.

대법원은 추행을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판단에서 실제로 크게 작용하는 요소 중 하나가 접촉이 이루어진 신체 부위입니다.

가슴, 엉덩이, 허벅지 안쪽처럼 성적으로 민감한 부위에 대한 접촉은 옷 위로, 짧게 이루어졌더라도 추행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어깨나 팔처럼 성적 의미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부위의 접촉은 접촉 경위, 지속 시간,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하게 됩니다.

다만 만원 지하철이나 좁은 통로에서 여러 사람에게 밀려 불가피하게 몸이 스친 경우처럼, 접촉에 성적 의도나 고의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 수사·재판에서는 접촉이 우연이었는지, 의도적으로 신체를 만진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접촉 부위가 성적으로 민감할수록, 그리고 접촉이 우연이 아니라 고의였다는 정황이 뚜렷할수록 강제추행 인정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4. 처벌 수위는 접촉의 태양과 가중 사유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강제추행죄는 비친고죄로,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또는 2명 이상이 합동하여 강제추행을 저지른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 제4조 제2항이 적용되어 5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2013년 형법 개정으로 강제추행죄는 친고죄에서 비친고죄로 바뀌었습니다. 그 결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고소를 취소하더라도 수사와 처벌 절차가 곧바로 중단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피해자와의 합의, 반성, 초범 여부 등은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접촉 부위가 여러 곳이거나 동일한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적으로 접촉한 정황이 확인되면 상습성이나 계획성이 인정되어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고,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함께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한층 올라갑니다.


5. 신고·조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진술과 증거 확보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옷 위로 스치듯 접촉한 정황으로 강제추행 신고가 이루어지면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조사 → ②피해자·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접촉이 짧고 옷 위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수사기관 단계에서 곧바로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와 증거부터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 접촉이 있었던 정확한 시각·장소와 주변 상황, CCTV나 목격자 존재 여부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2. 접촉 전후의 대화·행동, 피해자와의 관계, 접촉이 우연이었는지 고의였는지를 뒷받침할 정황을 확인합니다.

  3.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진술 전에 이러한 자료를 변호사와 함께 검토해 진술 방향을 정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강제추행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초기 진술 단계부터 사건의 방향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대응이 가능합니다.


마치며

옷 위로 스치듯 이루어진 접촉이라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고소를 당하고 나서야 당황해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순간의 판단이 이후 형사절차 전체를 좌우하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불리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접촉을 당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접촉 당시 상황과 감정을 상세히 정리해 두는 것이 조사와 재판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합니다. 반대로 접촉을 했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도 “스치듯 만진 것뿐”이라는 항변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접촉의 경위와 고의 유무를 구체적인 증거로 뒷받침해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접촉의 경위와 증거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접촉이라도 강제추행 혐의는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을 정리해야 할 시점이라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옷 위로 살짝 스친 정도인데도 강제추행으로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순간적이고 가벼운 접촉이라도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면 기습추행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접촉이 옷 위로, 짧게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Q. 만원 지하철에서 사람들에게 밀려 몸이 스친 것도 처벌 대상인가요?

A. 접촉에 성적 의도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 순수한 우연이라면 구성요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그 접촉이 우연이었는지 고의였는지를 두고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Q.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사건이 종결되나요?

A. 강제추행죄는 2013년 개정으로 비친고죄가 되어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만으로 수사·처벌이 자동으로 중단되지 않습니다. 다만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접촉이 짧았다는 점을 재판에서 다투는 것이 의미가 있나요?

A. 접촉의 지속 시간은 여러 판단 요소 중 하나일 뿐, 그 자체로 무죄를 결정짓지는 않습니다. 접촉 부위, 경위, 고의 유무를 종합적으로 다투는 것이 실질적인 방어 전략입니다.

Q. 2명 이상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접촉이 있었다면 형이 더 무거워지나요?

A. 2명 이상이 합동하여 강제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인정되면 성폭력처벌법 제4조 제2항이 적용되어 5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형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여러 사람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합동범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공동 가담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Q.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접촉의 경위와 고의 유무에 대한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