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오간 댓글 한두 마디가 모욕죄 고소로 이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방 측에서 “합의금 100만원을 보내면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연락을 받는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에는 “어차피 벌금 나올 텐데 이 정도면 싸게 끝내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덜컥 송금부터 하려는 분도 있고, 반대로 “겨우 댓글 몇 줄에 100만원이 말이 되냐”며 무시하다가 정식으로 기소되는 분도 있습니다. 두 반응 모두 그 금액이 실제로 어떤 근거로 산정된 것인지 따져보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모욕죄의 성립 요건, 특히 공연성과 전파가능성의 판단 기준을 사안별 구체적 사정에 따라 엄격하게 심리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요구받은 합의금이 적정한지는 단순히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애초에 모욕죄가 성립하는 사안인지, 친고죄 구조상 협상력이 어느 쪽에 있는지를 함께 봐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모욕죄 합의금에 정해진 기준이 있는지, 100만원이라는 금액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그리고 절차상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와 실무 흐름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모욕죄 합의금에는 법으로 정한 기준이 없습니다
100만원이라는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그 숫자가 어떤 근거에서 나왔는지를 봐야 합니다.
형법 제311조는 “사람을 공연히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 합의금 액수에 관한 규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합의금은 법정 다툼을 피하기 위해 당사자끼리 사적으로 정하는 금액이라, 정찰제 같은 공식 기준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실무에서 참고할 수 있는 감(感)은 있습니다. 초범이고 모욕 표현이 단발성이며 공개 범위가 넓지 않은 사안이 약식기소로 넘어가면, 벌금 30만원대에서 100만원대 사이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피해자 측이 합의금을 이 벌금 예상액의 1~3배 수준에서 제시하고 조율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100만원이라는 액수 자체가 통상적인 범위를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통상 범위 안”이라는 사실만으로 그 요구가 곧바로 정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모욕 표현의 수위, 반복 여부, 공개된 범위, 피해자가 실제로 입은 정신적 피해의 정도에 따라 같은 100만원도 과도할 수도, 오히려 낮을 수도 있습니다.
합의금에는 정해진 시세표가 없고, 실무상 통상 범위는 벌금 예상액을 기준으로 형성될 뿐입니다.
2. 모욕죄가 성립하는 사안인지부터 확인해야 협상이 의미가 있습니다
공연성과 전파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애초에 합의금을 낼 이유 자체가 사라집니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히, 즉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모욕적 표현을 해야 합니다. 1:1 채팅이나 비공개 메시지처럼 특정 소수에게만 발언한 경우라도, 그 상대방을 통해 내용이 퍼져나갈 가능성, 이른바 전파가능성이 인정되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 대법원은 이 전파가능성을 넓게 인정하지 않고, 구체적 사정을 따져 신중하게 판단하도록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모욕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에 관하여도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에 관한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되며, 발언을 하게 된 경위와 당시 상황, 발언의 내용·방법, 행위자의 의도, 행위자·상대방의 태도, 행위자·상대방·피해자의 관계와 지위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을 심리한 후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도14571 판결).
즉 특정한 소수에게만 말했다는 사정은 오히려 공연성을 부정하는 유력한 근거가 될 수 있고, 이 경우 검사가 전파가능성을 엄격하게 증명해야 합니다. 폐쇄형 단체 대화방이나 팔로워가 극소수인 비공개 계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면, 애초에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을 먼저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립 자체가 불확실한 사안에서 100만원을 그대로 지급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 수 있습니다.
공연성·전파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 사안이라면, 합의금의 많고 적음을 따지기 전에 죄가 성립하는지부터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3. 모욕죄가 친고죄라는 점이 합의금 협상의 구조를 만듭니다
고소가 취소되면 처벌 자체가 사라진다는 사실이 합의금 요구의 지렛대가 됩니다.
형법 제312조 제1항은 모욕죄를 친고죄로 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수사와 처벌이 시작될 수 있고, 형사소송법 제230조에 따라 고소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해야 합니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232조에 따라 고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으며, 한번 취소하면 다시 고소할 수 없습니다.
이 구조 때문에 피해자 측은 “합의하면 고소를 취소해 공소권 없음으로 끝내주겠다”는 제안을 협상 카드로 씁니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합의만 되면 전과가 남지 않는다는 확실한 이익이 있기 때문에, 소액이라도 빨리 합의하려는 심리가 작동합니다. 문제는 이 구조를 악용해 죄가 되는지 애매한 사안에서도 일단 고소부터 하고 정형화된 금액을 요구하는 이른바 “합의금 장사” 사례가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사안에서는 상대방이 “지금 합의하지 않으면 벌금이 더 나온다”거나 “고소 취소 기한이 얼마 안 남았다”는 식으로 압박하더라도, 그 근거가 실제 사건 내용과 맞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진단서나 캡처 자료 등 구체적 근거 없이 금액만 통보하는 경우라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4. 금액의 적정성은 숫자가 아니라 근거로 판단해야 합니다
표현의 수위·반복성·공개 범위·피해 정도가 100만원을 올리기도, 낮추기도 합니다.
같은 100만원이라도 사안에 따라 평가는 달라집니다. 욕설이 일회성이고 표현 수위가 낮으며 조회수가 몇십 회에 그치는 게시글이라면, 100만원은 통상 범위의 상단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특정인을 반복적으로 겨냥한 모욕적 표현이 게시물이나 댓글로 여러 차례 반복되고, 팔로워나 조회수가 많은 공간에서 공개된 사안이라면 같은 100만원도 오히려 낮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실제로 정신과 진료를 받았거나 진단서를 첨부한 경우, 반복적으로 유사한 표현이 확인되는 경우는 합의금 산정에서 가중 요소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표현이 즉흥적인 감정 표출에 가깝고 초범이며 피해자와 별다른 접촉이 없었던 사안이라면, 요구 금액이 실제 예상 벌금 대비 과도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피해자 측에 변호사가 선임돼 있다면, 요구 금액에 변호사 보수 명목이 사실상 포함돼 있는 경우도 있어 순수한 손해배상·형사합의 성격만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 근거를 요구하고 조율하는 과정 없이 첫 제시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권할 만한 대응이 아닙니다.
적정성은 100만원이라는 숫자 하나가 아니라, 표현의 수위·반복성·공개 범위·피해 근거를 함께 대조해야 가려집니다.
5. 합의가 쉽지 않다면 수사·재판 절차를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고소장 내용을 먼저 확인해야 합의든 다툼이든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모욕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안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조사 → ②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이 단계에서 형사조정위원회 회부를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 ③약식명령 청구 또는 정식기소 → ④약식명령에 불복하면 정식재판 청구, 정식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친고죄이므로 이 과정 어느 단계에서든 고소가 취소되면 공소권 없음 또는 공소기각으로 절차가 종결됩니다.
합의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소장 또는 상대방이 보낸 내용에 적시된 표현·게시 경위·공개 범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합니다.
상대방이 요구 금액의 근거로 제시한 자료(진단서, 캡처, 조회수 등)가 실제로 있는지 확인합니다.
고소가 접수됐는지, 접수됐다면 어느 단계인지, 고소기간 6개월이 지나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모욕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와 상담하면, 성립 여부 검토와 합의금 조율을 함께 진행해 불필요한 지출과 전과 위험을 동시에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모욕죄 합의금 문제는 “그깟 댓글 몇 줄에”라는 생각과 “일단 빨리 끝내고 싶다”는 조급함이 동시에 작동해, 정작 근거를 따져볼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합의금을 요구받은 쪽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무시하거나 무조건 응하기보다, 모욕죄 성립 요건이 갖춰진 사안인지, 요구 금액이 실제 예상 벌금 대비 합리적인 범위인지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쪽 입장에서도 막연히 “남들도 이 정도 받는다더라”는 식의 금액 제시보다는, 표현의 수위와 반복성, 실제 피해 근거를 정리해 제시해야 협상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저는 모욕죄로 고소를 당한 쪽과 고소를 진행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합의금 액수 하나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쟁점들이 사실관계 정리에 따라 드러나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요구받은 금액이 적정한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소기간과 합의 시점이 맞물리는 지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모욕죄 합의금 100만원, 안 주고 버티면 어떻게 되나요?
A. 합의 없이 절차가 진행되면 약식기소돼 벌금형이 나올 수 있고, 사안에 따라 정식재판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요구 금액이 예상 벌금보다 과도하거나 성립 자체가 다퉈볼 여지가 있는 사안이라면, 무조건 합의에 응하는 것이 최선은 아닙니다.
Q. 1:1 채팅에서 한 말도 모욕죄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특정 소수에게만 말했더라도 그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면 공연성이 인정됩니다. 다만 이 경우 검사가 전파가능성을 엄격하게 증명해야 하므로, 성립 여부를 다퉈볼 여지가 상대적으로 큽니다.
Q. 합의금을 냈는데도 고소가 취소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합의금 지급과 고소 취소는 별개의 행위입니다. 합의서에 고소 취소 및 그 시기를 명시하고, 취소 확인서를 받는 등 절차를 문서로 남겨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고소를 취소하면 다시 고소할 수 없다는데 정말인가요?
A. 맞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에 따라 고소를 취소하면 같은 사건에 대해 다시 고소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합의 조건을 신중하게 정한 뒤 취소해야 합니다.
Q. 벌금형을 받으면 전과가 남나요?
A. 벌금형도 수사 경력자료와 범죄경력자료에 남습니다. 다만 고소 취소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거나 기소유예로 마무리되면 전과가 남지 않습니다.
Q. 형사조정을 신청하면 무조건 합의로 끝나나요?
A. 아닙니다. 형사조정은 당사자 간 합의를 도와주는 절차일 뿐 강제력은 없습니다.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통상적인 수사·기소 절차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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