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네임만 부른 욕설도 특정성이 인정되나요
닉네임만 부른 욕설도 특정성이 인정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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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만 부른 욕설도 특정성이 인정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단톡방이나 게임 채팅, SNS 댓글창에서 상대방의 실명이 아니라 닉네임이나 아이디만 부르며 욕설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고소를 당하면 대부분 “나는 실명도 밝히지 않았는데 무슨 죄가 되겠느냐”고 되묻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닉네임만 불렀으니 누군지 특정이 안 됐을 것”, “아이디만으로는 처벌 못 한다더라”는 생각으로 캡처 하나 남기지 않고 대응을 미뤘던 경우입니다. 그런데 막상 상대방이 고소장을 접수하면, 같은 채팅방이나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진술과 대화 맥락만으로 순식간에 신원이 특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명예훼손·모욕죄의 특정성 요건을 실명 표시 여부가 아니라 제3자가 그 표현의 대상을 알아차릴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닉네임이라는 형식 자체보다, 그 닉네임이 누구를 가리키는지가 주위 사정으로 드러나는지가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닉네임만 부른 욕설이 어떤 경우에 특정성이 인정돼 모욕죄·명예훼손죄로 이어지는지, 반대로 어떤 경우에 처벌을 피할 수 있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닉네임만 불러도 특정인을 가리키는 것이 명백하면 모욕죄가 성립합니다

실명을 몰라야 처벌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아볼 수 있느냐가 기준입니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성립하려면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공연성,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특정성, 사실 적시 없이 경멸적 감정을 드러내는 모욕적 표현이라는 세 요건이 모두 갖춰져야 합니다.

이 중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특정성입니다. 특정성은 피해자의 성명을 반드시 명시해야 인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표현의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했을 때, 그 표시가 누구를 지목하는지 제3자가 알아차릴 수 있는 정도이면 충분합니다.

특정인의 실명을 거론하여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또는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더라도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그 표시가 특정인을 지목하는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에는, 그와 같은 악의적 댓글을 단 행위자는 원칙적으로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 또는 모욕의 죄책을 면하기 어렵다(헌법재판소 2008. 6. 26.자 2007헌마461 결정).

즉 닉네임이나 아이디만 불렀다는 사실 자체는 처벌을 피하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그 닉네임을 접한 다른 사람들이 “아, 그 사람 얘기구나”라고 알아볼 수 있는 정황이 있다면 특정성 요건은 충족됩니다.

닉네임을 썼다는 형식이 아니라, 그 닉네임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아볼 수 있느냐가 특정성 판단의 핵심입니다.


2. 다만 신원을 알 단서가 전혀 없는 대형 익명 공간에서는 특정성이 부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회원 수가 많고 프로필 정보가 없는 커뮤니티에서는 닉네임만으로 특정성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앞서 본 헌법재판소 결정은 반대의 경우도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 인터넷 아이디만 알 수 있을 뿐, 그 밖의 주위 사정을 아무리 종합해도 그 아이디를 쓰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없다면, 명예훼손죄나 모욕죄가 보호하는 피해자가 특정된 경우로 볼 수 없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하급심에서도 회원 수가 수백만 명에 이르고 별명만으로 글을 작성할 수 있어 익명성이 강한 대형 커뮤니티에서, 게시자의 신상정보를 확인할 아무런 자료가 없었던 사안에 대해 특정성을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선고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사안의 공통점은 닉네임 외에 나이·지역·직업·외모 등 신원을 좁혀갈 실마리가 전혀 없었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닉네임에 다른 정보가 하나라도 결합되는 순간 특정성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익명성이 강한 대형 공간에서 아무 단서 없이 닉네임만 존재한다면 특정성이 부정될 수 있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됩니다.


3. 단톡방이나 회사 메신저처럼 서로 아는 사이라면 닉네임도 실명과 다름없이 취급됩니다

구성원이 적고 서로 신원을 아는 폐쇄적 공간에서는 닉네임 자체가 이미 특정인을 가리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를 집합적 명사로 표현한 사안에서도, 그 집단의 규모가 비교적 작고 구성원이 특정되어 있다면 각 구성원에 대한 명예훼손·모욕이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아왔습니다.

집합적 명사를 쓴 경우에도 그것에 의하여 그 범위에 속하는 특정인을 가리키는 것이 명백하면, 이를 각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0. 10. 10. 선고 99도5407 판결).

이 법리는 닉네임 욕설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회사 단톡방, 소규모 동호회 채팅방, 고정 멤버로 운영되는 게임 파티방처럼 구성원 수가 한정돼 있고 서로 어느 닉네임이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는 공간이라면, 닉네임을 불러 욕설을 해도 그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대상을 알아볼 수 있으므로 특정성은 어렵지 않게 인정됩니다.

상대방이 이미 자신의 실명을 알고 있는 지인에게 닉네임으로 욕설을 한 경우라면 이 문제는 아예 발생하지 않습니다. 상대방 스스로 누구에게 들은 말인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성원이 서로를 아는 좁은 공간에서는 닉네임이 곧 실명과 같은 기능을 하므로 특정성 다툼의 여지가 크게 줄어듭니다.


4.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다르게 처벌되고, 온라인이면 형이 더 무거워집니다

구체적 사실을 함께 적시했는지, 어느 매체를 이용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과 형량이 달라집니다.

닉네임을 향한 표현이 사실 적시 없이 경멸적 감정만 드러낸 것이면 형법 제311조 모욕죄가, 구체적 사실을 함께 적시했다면 형법 제307조 명예훼손죄가 적용됩니다. 명예훼손죄는 사실 적시 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 적시 시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모욕죄보다 형이 무겁습니다.

단톡방·SNS·게임 채팅처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경우에는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돼 형이 한층 더 올라갑니다. 사실 적시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 적시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고소·처벌 진행 방식도 다릅니다.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이고, 명예훼손죄와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다만 반의사불벌죄는 고소 없이도 수사기관이 인지해 수사에 착수할 수 있습니다.

같은 닉네임 욕설이라도 사실 적시 여부와 이용 매체에 따라 적용 조문과 형량이 크게 갈립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닉네임이 자신을 가리킨다는 것을 뒷받침할 자료를 먼저 정리해야 특정성 다툼에서 유리합니다.

닉네임 욕설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특정성이 다투어지는 사건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신원 확인 자료가 쟁점이 됩니다.

고소를 준비하거나 반대로 고소장을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욕설이 담긴 대화·게시물 화면을 날짜·시간·닉네임·URL이 함께 보이도록 원본 그대로 캡처해 둡니다.

  2. 그 닉네임이 자신을 가리킨다는 사실을 알아본 같은 방·같은 커뮤니티 구성원의 진술이나 반응(댓글 등)을 확보합니다.

  3. 닉네임과 실제 신원을 연결할 수 있는 정황, 즉 프로필 사진·이전 대화에서의 실명 언급·직장이나 소속 등을 함께 정리합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명예훼손·모욕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특정성 다툼 대응과 형사 고소 전략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그냥 닉네임 하나였을 뿐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캡처를 남기지 않거나 초기 대응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특정성 다툼은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 기록이 삭제되고 커뮤니티 구성원의 기억이 흐려지면서 점점 불리해집니다.

욕설을 들은 쪽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그 닉네임이 자신을 가리킨다는 것을 누가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고소장을 받은 쪽 입장에서도 “닉네임만 불렀으니 문제없을 것”이라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실제로 특정성이 인정될 만한 정황이 있었는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저는 닉네임·아이디를 매개로 한 모욕·명예훼손 사건에서 욕설을 들은 쪽과 고소를 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특정성 인정 여부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닉네임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거나, 반대로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정확한 판단이 필요한 지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의 실명을 몰라도 모욕죄로 고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고소는 가해자의 실명이 아니라 특정 가능한 정황(닉네임·아이디·대화 내용 등)만으로도 접수할 수 있고, 이후 수사기관이 신원을 확인합니다.

Q. 친한 친구끼리 장난으로 닉네임을 부르며 욕한 것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친분이 있었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을 뿐, 모욕적 표현과 공연성 요건을 충족하면 죄 자체는 성립합니다.

Q. 대형 익명 커뮤니티에서 욕설을 들었는데 신상정보가 전혀 없으면 포기해야 하나요?

A. 바로 포기하기보다 게시물 작성 시간대·접속 흔적·같은 이용자의 다른 게시물 등 추가 정황을 먼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서가 전혀 없다면 특정성이 부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온라인에서 당한 닉네임 욕설과 오프라인에서 당한 욕설은 처벌이 다른가요?

A. 다릅니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은 비방 목적이 인정되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돼 형법상 명예훼손죄보다 형이 무겁습니다.

Q. 모욕죄로 고소하려면 기간 제한이 있나요?

A. 있습니다. 모욕죄는 친고죄이므로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해야 합니다. 신원 확인이 늦어질수록 기간 계산에 유의해야 합니다.

Q. 캡처 화면만 있으면 특정성 입증에 충분한가요?

A. 캡처는 기본 자료일 뿐입니다. 그 닉네임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는 정황, 즉 같은 방 구성원의 진술이나 관련 정보가 함께 있어야 입증력이 높아집니다.

Q. 닉네임을 자주 바꾸며 욕설을 반복하면 더 무겁게 처벌되나요?

A. 반복성과 회피 정황은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형량 판단의 문제이고, 각 행위마다 특정성·공연성 요건은 별도로 검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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