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아파트 층간소음 다툼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 직장 내 언쟁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내뱉은 욕설 한마디가 모욕죄 고소로 번지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분들 중 상당수는 “그냥 홧김에 욕 한마디 한 건데 그게 무슨 죄가 되겠어”, “단둘이 있을 때 한 말인데 누가 알겠어”라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상대방이 녹취나 문자 캡처를 근거로 고소장을 접수하면, “그 정도는 그냥 화가 나서 한 말이다”, “직접 들은 사람도 얼마 없었다”는 식으로 방어해보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모욕죄의 성립 요건, 특히 공연성 판단에 전파가능성 법리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 한 말이라도 그 말을 들은 사람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퍼질 가능성이 있으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고, 반대로 욕설이라 하더라도 특정인을 겨냥한 경멸적 표현이 아니라면 무죄로 판단되는 등 기준이 세밀하게 갈립니다.
아래에서는 욕설 한마디가 어떤 경우에 모욕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처벌을 피할 수 있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욕설도 사실 적시 없이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면 모욕죄가 성립합니다
명예훼손과 달리 모욕죄는 구체적 사실이 아니라 추상적인 경멸의 표현이 문제됩니다.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모욕이란 특정한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도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87. 5. 12. 선고 87도739 판결).
이 점에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하는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와 구별됩니다. 술자리나 언쟁 중에 나온 욕설 한마디는 대개 특정 사실을 담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명예훼손이 아니라 모욕죄 성립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욕설이라는 형식을 갖췄다고 해서 자동으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①공연성 ②특정성 ③경멸적 표현(모욕의 고의)이라는 세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고,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처벌되지 않습니다. 아래에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모욕죄는 구체적 사실을 적시했는지가 아니라, 경멸적 감정을 표현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입니다.
2. 단둘이 있을 때 한 욕설도 전파가능성이 있으면 처벌될 수 있습니다
‘아무도 못 들었으니 괜찮다’는 생각은 전파가능성 법리 앞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 즉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모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발언을 직접 들은 사람이 단 한 명뿐이었더라도, 그 사람이 다시 다른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 즉 전파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 요건이 충족된다는 법리가 확립돼 있습니다.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도15122 판결은 아파트 위층 주민에게 인터폰으로 욕설을 한 사건에서, 그 발언을 들은 사람이 피해자의 자녀들과 손님 등 소수였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대법원은 모욕죄에도 전파가능성 법리가 적용된다고 밝히면서, 발언 당시 상대방과 피해자의 구체적인 관계를 몰랐다는 사정만으로는 전파가능성에 대한 고의를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카톡 1:1 대화방에서 한 말이다”, “친한 사람끼리 있을 때 한 말이다”라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캡처나 녹취를 통해 대화 내용이 제3자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있는지, 상대방의 평소 처신이나 둘 사이의 관계에 비추어 전파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가 실질적인 쟁점이 됩니다.
공연성은 그 자리에 몇 명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그 말이 퍼질 가능성이 있었는지로 판단됩니다.
3. 특정인을 겨냥하지 않은 감탄사 수준의 욕설은 모욕죄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같은 욕설이라도 특정인을 지칭했는지, 인격을 겨눴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그 표현이 특정인을 향한 것이어야 하고, 나아가 그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화가 나서 내뱉은 욕설이라 하더라도 그 상대가 특정되지 않았거나, 단순한 감정 표출에 그친다면 모욕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 씨발!”이라는 발언은 구체적으로 상대방을 지칭하지 않은 채 단순히 발언자 자신의 불만이나 분노한 감정을 표출하기 위하여 흔히 쓰는 말로서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피해자를 특정하여 그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5. 12. 24. 선고 2015도6622 판결).
이 판례는 표현이 다소 무례하고 저속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모욕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대법원은 어떤 표현이 모욕에 해당하는지를 상대방이 실제로 기분 나빴는지 같은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관계, 그 표현에 이르게 된 경위, 표현 방법, 발언 당시 상황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해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너 같은 XX는 회사에서 나가야 한다”처럼 특정인을 지칭해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이나, 상대방의 이름·직책·외모 등을 직접 겨냥한 욕설은 짧은 한마디라도 모욕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관건은 욕설의 길이가 아니라, 그 표현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 인격 자체를 겨눴는지입니다.
단순한 감탄사인지, 특정인의 인격을 겨눈 경멸 표현인지가 처벌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 기준입니다.
4. 처벌 수위는 표현의 정도와 반복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모욕죄는 친고죄여서 고소기간과 고소 여부 자체가 처벌 수위만큼 중요합니다.
형법 제311조가 정한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실무에서는 초범이고 발언 수위가 비교적 가벼우면 벌금형 약식명령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욕설이 반복적이거나 다수인이 있는 자리에서 이루어졌거나, 표현의 수위가 심한 경우에는 정식재판에 회부되거나 벌금액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온라인이나 단체 채팅방에서 이루어진 모욕은 접근 가능한 인원이 많다는 점에서 공연성이 쉽게 인정되고, 그만큼 양형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합의나 처벌불원 의사, 초범 여부,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상대방의 선행 도발 등)는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한 가지 반드시 알아둘 점은, 모욕죄는 형법 제312조 제1항에 따른 친고죄라는 것입니다. 피해자가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하지 않으면 형사소송법 제230조에 따라 고소 자체가 부적법해져 처벌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이미 고소가 접수됐다면,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고소를 취소해야 공소기각으로 사건이 종결될 수 있습니다.
5. 고소부터 처분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증거 정리와 6개월 고소기간 확인이 대응 방향을 결정합니다.
모욕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약식명령 또는 정식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표현 수위가 심하거나 상습성이 인정되면 정식재판에 회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욕설을 듣고 고소를 고민하고 있거나, 반대로 고소를 당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욕 발언이 담긴 녹취, 문자·카카오톡 캡처, 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 증거부터 확보·정리합니다.
발언 당시 자리에 누가 있었는지, 그 사람이 제3자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있었는지(전파가능성)를 정리합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알게 된 날짜를 기준으로 6개월 고소기간이 남았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모욕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성립 요건을 다투는 방어 전략과 고소·합의 전략을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욕설 한마디에서 비롯된 다툼은 “그래도 아는 사이인데, 이 정도로 고소까지 하겠어”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욕설을 들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발언 당시 상황과 들은 사람의 범위, 전파가능성을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녹취나 캡처, 목격자 진술이 쌓일수록 공연성과 특정성을 입증하는 데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모욕죄로 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도 “그냥 홧김에 한 말이다”라는 항변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발언이 특정인을 겨냥했는지, 단순 감탄사 수준이었는지, 6개월 고소기간이 지나지는 않았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모욕·명예훼손 사건에서 욕설을 들은 쪽과 고소를 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표현이라도 정황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6개월 고소기간이 지나기 전,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단순히 “야, 이 XX야” 한마디만 해도 모욕죄가 되나요?
A. 특정인을 지칭했는지, 그 표현이 경멸적 감정을 담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상대방을 특정하지 않은 채 홧김에 내뱉은 감탄사 수준이라면 무죄로 판단된 사례도 있지만, 특정인의 인격을 겨냥한 표현이라면 짧은 한마디라도 유죄가 될 수 있습니다.
Q. 카톡이나 문자로 보낸 욕설도 모욕죄가 되나요?
A. 됩니다. 매체는 문제되지 않고, 단둘이 나눈 대화라도 캡처·전달을 통해 다수에게 퍼질 가능성이 있으면 전파가능성 법리에 따라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술에 취해서 한 욕설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음주 상태였다는 사정 자체는 모욕죄 성립을 부정하는 사유가 아니고, 심신미약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정도입니다.
Q. 상대방이 먼저 시비를 걸어서 욕을 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의 선행 도발이 있었다면 위법성이 조각될 여지가 있어,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와 쌍방의 발언 수위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Q. 고소를 당했다면 언제까지 대응해야 하나요?
A. 모욕죄는 친고죄로 피해자가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하므로, 고소 접수 통보나 조사 통지를 받았다면 지체 없이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모욕죄는 친고죄이므로 1심 판결 선고 전에 고소가 취소되면 공소기각으로 종결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고소 취소는 그 시한 이후에는 효력이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Q. 벌금형만 받으면 전과가 남지 않나요?
A. 아닙니다. 벌금형도 형사처벌이므로 수사·재판 이력이 남고, 일정 조회 요건에서는 전과기록으로 확인될 수 있어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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