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한 뒷담화가 전달돼서 명예훼손 고소당했어요
지인에게 한 뒷담화가 전달돼서 명예훼손 고소당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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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에게 한 뒷담화가 전달돼서 명예훼손 고소당했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친한 사람에게만 털어놓았던 뒷담화가 돌고 돌아 당사자 귀에 들어가면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다는 상담이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대부분은 “친한 친구한테만 살짝 말한 거예요”, “딱 한 명한테만 얘기했지, SNS에 올린 것도 아닌데요”라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그런데 그 한 사람이 다시 다른 사람에게 옮기고, 결국 당사자 본인의 귀에까지 들어가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형사 고소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소수의 특정인에게만 말했더라도 그 상대방을 통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명예훼손죄의 ‘공연성’ 요건이 인정된다는 전파가능성 법리를 전원합의체로 재확인했습니다. “한 사람에게만 말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무죄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아래에서는 지인에게 한 뒷담화가 전달돼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경우 어떤 기준으로 유무죄가 갈리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친구 한 명에게만 말했어도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공연성은 들은 사람의 숫자가 아니라, 전파될 가능성으로 판단합니다.

형법 제307조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여기서 ‘공연히’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얼핏 보면 친구 한 명에게만 조용히 말한 경우는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1968년 판결 이래 지금까지 일관되게 ‘전파가능성 이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특정 소수에게만 사실을 말했더라도, 그 상대방이 다시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옮길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법리입니다. 즉 말을 전한 인원수가 아니라, 그 말이 얼마나 퍼지기 쉬운 내용이었는지, 상대방과의 관계가 얼마나 비밀이 지켜질 만한 사이였는지가 판단의 핵심입니다.

뒷담화는 성격상 흥미롭고 자극적인 소재일수록, 그리고 당사자와 아는 사이인 사람에게 전해질수록 더 쉽게 퍼집니다. 실제로 지인 한 명에게만 한 말이 며칠 만에 당사자 귀에 들어갔다면, 그 자체가 전파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딱 한 사람에게만 말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공연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2.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소수에게 한 말의 전파가능성을 재확인했습니다

관계·발언 동기·내용의 성격을 종합해 전파 여부를 따집니다.

2020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웃 간 다툼 중 피고인이 피해자의 친척이 듣는 자리에서 피해자의 전과 사실을 큰 소리로 말한 사건에서, 전파가능성 이론의 존폐를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반대의견은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직접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하고, 전파가능성까지 포섭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다수의견은 종전 법리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하였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적시된 사실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공연성이 인정된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발언 상대방이 피해자의 친척이라는 이유만으로 전파가능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오히려 적시된 사실이 피해자가 공개하기 꺼려하는 개인사여서 주변에 회자될 가능성이 큰 내용이었다는 점,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들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공연성을 인정했습니다.

뒷담화 사건에 대입하면, 내가 한 말이 ‘남에게 옮기기 좋은 화제’일수록, 그리고 들은 사람이 당사자와도 알고 지내는 사이일수록 전파가능성은 더 쉽게 인정된다는 뜻입니다. “설마 옮길 줄 몰랐다”는 사정은 고의를 다투는 근거는 될 수 있어도, 공연성 자체를 부정하는 근거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전파가능성은 발언 상대방의 숫자가 아니라, 관계와 내용의 성격으로 판단됩니다.


3. 배우자·가족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면 공연성이 부정될 수도 있습니다

비밀 유지가 강하게 기대되는 관계인지가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전파가능성 이론이 무제한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발언 상대방이 배우자처럼 사적으로 매우 친밀하고 비밀 유지가 상당히 높은 정도로 기대되는 관계라면, 그런 관계에도 불구하고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수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연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다만 이 예외는 매우 좁게 적용됩니다. 단순히 ‘친한 친구’, ‘믿을 만한 동료’ 정도의 관계로는 부족하고, 배우자·직계가족처럼 실질적으로 비밀 보장이 기대되는 특별한 신뢰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게다가 그런 관계라 하더라도 발언 내용 자체가 소문나기 쉬운 자극적인 내용이라면, 법원은 여전히 전파가능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뒷담화를 한 상대가 배우자나 직계가족이 아닌 이상, “친해서 비밀을 지켜줄 줄 알았다”는 항변만으로는 공연성을 방어하기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관계에서 실제로 얼마나 비밀이 유지돼 왔는지, 발언 당시 상대방에게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는 취지의 당부를 했는지 등 구체적 정황을 정리하는 것이 방어에 더 도움이 됩니다.

공연성을 다투려면 관계의 친밀도만이 아니라, 실제 비밀유지가 기대됐다는 구체적 정황이 필요합니다.


4. 사실을 말했는지 허위를 말했는지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말한 내용이 진실이라도 처벌을 완전히 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형법 제307조는 적시한 사실이 진실인지 허위인지에 따라 처벌 수위를 나눕니다.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면 제1항이 적용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허위의 사실을 적시했다면 제2항이 적용돼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형법 제310조는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적인 뒷담화는 대개 특정인의 사생활이나 인간관계에 관한 것일 뿐 사회 전체의 이익과 관련되기 어려워, 이 위법성조각사유가 인정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사실을 말했으니 문제없다”는 생각이 방어 논리로 그대로 통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만약 뒷담화가 직접 대면이 아니라 카카오톡 단체방이나 문자메시지처럼 정보통신망을 통해 이뤄지고, 그 목적이 상대방을 비방하려는 것이었다고 인정되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사실 적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 사실 적시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형이 무겁습니다.

다만 형법상 명예훼손죄와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죄는 모두 반의사불벌죄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수사·재판 과정에서 명확히 밝히면 공소를 제기하거나 유지할 수 없으므로, 초기에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대응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고소장 접수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진술과 증거 정리가 이후 절차 전체를 좌우합니다.

명예훼손 고소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반의사불벌죄이므로 절차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합의가 이뤄지면 공소권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고소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상황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누구에게, 언제, 어떤 표현으로 말했는지, 그리고 그 말이 어떤 경로로 상대방에게 전해졌는지부터 정리합니다.

  2. 그 발언이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여부와, 뒷받침할 자료(문자·통화 녹음·대화 캡처 등)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3. 발언 상대방과의 관계, 평소 비밀이 지켜져 온 정도 등 공연성을 다툴 만한 정황이 있는지 점검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명예훼손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와 함께 공연성·위법성조각사유·합의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면, 무혐의나 불기소, 또는 실질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끌어낼 여지를 넓힐 수 있습니다.


마치며

명예훼손 고소를 당하면 “그냥 친구한테 한 말인데 왜 이렇게까지”라는 억울함 때문에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뒷담화가 전해져 상처받은 당사자 입장에서는 언제, 어떻게 그 말이 퍼졌는지, 그로 인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고소와 이후 대응에서 중요합니다.

반대로 뒷담화를 했다가 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도 “한 사람에게만 말했다”는 사정만 믿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발언 경위와 상대방과의 관계, 발언 내용의 진위를 꼼꼼히 정리해야 실질적인 방어가 가능합니다.

저는 지인 사이의 뒷담화, SNS·단체채팅방 발언 등 다양한 경위로 시작된 명예훼손 사건에서 고소인과 피고소인 양쪽 입장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정리하고 어떤 전략을 택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친구 한 명한테만 말했는데도 정말 고소당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전파가능성 이론에 따라 특정 소수에게만 말했더라도 그 상대방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퍼질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합니다. 발언 상대와의 관계, 내용의 성격이 판단 기준입니다.

Q. 사실만 말했는데도 처벌받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되,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진실이면 처벌하지 않는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사적인 뒷담화는 이 예외에 해당하기 어렵습니다.

Q. 카카오톡으로 말한 것과 직접 대면해서 말한 것이 처벌이 다른가요?

A. 다를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문자·카카오톡·SNS 등)을 이용하고 비방 목적이 인정되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돼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형이 무거워집니다.

Q. 배우자한테만 말한 것도 문제가 되나요?

A. 배우자처럼 비밀 유지가 강하게 기대되는 관계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연성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친구·동료 정도의 관계는 이 예외에 해당하기 어렵습니다.

Q.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형법상 명예훼손죄와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죄는 모두 반의사불벌죄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공소를 제기하거나 유지할 수 없으므로, 합의는 실질적으로 매우 중요한 대응입니다.

Q. 경찰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이 왔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조사 전에 선임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첫 진술에서 공연성·위법성조각사유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이후 수사와 처분 방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Q. 허위 사실이 아니라 제 생각(의견)을 말한 것도 명예훼손이 되나요?

A. 단순한 의견이나 추상적 평가는 명예훼손이 아니라 모욕죄 문제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 사실관계가 섞여 있다면 명예훼손으로 평가될 수 있어 발언 내용을 구체적으로 구분해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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