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오픈채팅방, 지역 카페 등에 올린 글 때문에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는 상담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그냥 있었던 일을 커뮤니티에 올린 것뿐인데 무슨 문제냐”, “실명도 안 썼고 조회수도 별로 없었는데 설마 고소까지 이어지겠어”라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서에서 출석요구 문자를 받고 나서야, 사실을 그대로 적었다는 이유만으로는 처벌을 피할 수 없고, 닉네임이나 익명 게시판이라도 특정과 공연성이 얼마든지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면서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를 공공의 이익과 견주어 엄격하게 심사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을 적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무죄가 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사실을 적었다고 해서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커뮤니티 게시글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을 때 어떤 요건이 문제되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커뮤니티 게시글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의 처벌 대상이 됩니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게시글은 형법이 아니라 더 무거운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됩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 오픈채팅방, SNS에 올린 글은 모두 이 조문이 말하는 ‘정보통신망을 통한’ 표현에 해당합니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①공연성(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상태) ②사실의 적시(구체적 사실을 드러냄) ③피해자의 특정 ④비방할 목적, 이 네 가지가 모두 인정되어야 합니다. 커뮤니티 게시글이라는 형식 자체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무에서는 이 네 요건 중 어느 하나만 다투어도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명예훼손이라도 형법 제307조가 적용되는 오프라인 발언보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되는 온라인 게시글의 처벌 수위가 더 높게 설계돼 있습니다.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은 짧은 시간에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별도로 무겁게 처벌하도록 정한 것입니다.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라도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정한 공연성·사실적시·특정성·비방목적 네 요건이 모두 확인되어야 처벌 대상이 됩니다.
2. “사실만 썼다”는 항변만으로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진실이어도 성립하고, 관건은 ‘비방할 목적’ 유무입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 제2항은 거짓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를 각각 처벌합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는데, 자신이 쓴 글이 있었던 일 그대로라는 사정, 즉 사실이라는 점은 무죄의 근거가 되지 않고 오히려 제1항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구성요건 그 자체에 해당합니다.
결국 사실적시 게시글에서 처벌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 쟁점은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입니다. 글을 쓴 동기가 개인적인 분풀이나 상대방을 깎아내리려는 것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피해자를 막거나 공적인 관심사를 알리려는 것이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대법원은 이 비방할 목적을 판단할 때 표현의 내용·상대방 범위·방법과 함께 공공의 이익과의 관계를 핵심 기준으로 삼아 왔습니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와 목적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서,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는 드러낸 사실의 내용과 성질,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여러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으로 훼손되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비방할 목적’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라는 방향에서 상반되므로 드러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정된다(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도11471 판결).
이러한 기준에 따라 대법원 2023. 7. 27. 선고 2022도11346 판결도 공공의 이익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사인인지, 표현이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피해자가 스스로 그 위험을 자초했는지, 표현의 방법과 동기는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를 밝혔습니다. 반대로 순전히 개인적인 감정 다툼이나 사적인 앙심에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내용이었다면 비방목적이 쉽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사실을 그대로 적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하지 못하고, 글을 쓴 목적이 공공의 이익에 있었는지가 실질적인 쟁점이 됩니다.
3. 닉네임이나 소규모 커뮤니티라도 특정성과 공연성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실명을 쓰지 않았거나 소수만 보는 게시판이라도 처벌을 피할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실명이나 얼굴 사진 없이 닉네임·이니셜·직장과 나이 정도만 적어도, 그 글을 읽는 주변 사람들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아챌 수 있다면 명예훼손죄가 요구하는 ‘피해자의 특정’ 요건은 충분히 인정됩니다. 실무에서는 게시글에 등장하는 지역·직업·관계 등 간접적인 정보를 종합해 특정성 여부를 판단합니다.
공연성 역시 게시판의 규모와 무관하게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은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에 관해, 특정 소수에게만 사실을 알렸더라도 상대방이 이를 다시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옮길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을 인정하는 이른바 전파가능성 법리를 오랫동안 유지해 왔고, 2020. 11. 19. 선고된 전원합의체 판결(2020도5813)에서도 이 법리의 기본 틀은 그대로 유지하되 검사가 전파가능성을 엄격하게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다만 글을 본 상대방이 작성자나 피해자와 배우자·친족·매우 가까운 친구처럼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에 있어 다른 곳으로 옮길 가능성이 낮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공연성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회원 수가 제한된 카페나 소모임이라도 불특정 회원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캡처·공유가 가능한 구조라면, 이런 예외가 인정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닉네임을 쓰거나 소규모 커뮤니티에 올렸다는 사정만으로는 특정성과 공연성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4. 사실적시냐 허위사실적시냐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게시글이라도 진실 여부에 따라 벌금형과 징역형 사이에서 처벌 수위가 갈립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이 정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반면 제2항이 정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해 처벌 수위가 훨씬 무겁습니다.
같은 온라인 게시글이라도 오프라인 발언에 적용되는 형법 제307조보다 처벌 수위가 높게 설계돼 있습니다.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정보통신망법이 상당히 무겁게 설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소를 당했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게시글에 적은 내용이 실제로 있었던 사실인지, 아니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처럼 적은 것인지입니다. 이 구분에 따라 적용 조항과 형량 구간 자체가 달라지고, 이후 대응 전략도 달라집니다.
5. 고소를 당하면 조사부터 재판까지 이렇게 진행됩니다
출석 통보를 받기 전, 게시글과 근거자료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고소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수사 개시 → ②피고소인 조사(출석요구서·통보 문자 수령)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고소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당황해서 게시글을 서둘러 삭제하거나 상대방에게 연락하기보다는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가 된 게시글 원문과 댓글, 작성 시각을 캡처로 보존하고, 이미 삭제했다면 커뮤니티 운영자에게 삭제 이력을 확인합니다.
글에 적은 내용이 사실임을 뒷받침할 자료(대화 내역, 녹취, 계약서, 목격자 진술 등)를 정리합니다.
글을 쓰게 된 경위와 목적, 즉 공익적인 이유였는지 사적인 감정 때문이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둡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는 비방할 목적이 없었다는 점, 또는 적시한 사실이 진실이라는 점을 소명하는 데 핵심 증거가 됩니다. 명예훼손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초기 조사 단계에서부터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커뮤니티에 쓴 글 하나로 고소를 당하면, “별생각 없이 올린 글인데 이렇게까지 되나” 싶어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을 쓴 뒤 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그 글이 사실이었는지, 어떤 목적으로 썼는지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사실 여부와 작성 경위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쌓일수록 비방목적을 다투는 데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자신에 관한 글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입장에서도 게시글 캡처, 작성자 특정 자료, 유포 정황을 서둘러 확보해 두어야 이후 고소와 형사 절차에서 불리해지지 않습니다.
저는 온라인 커뮤니티·SNS 게시글로 인한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사건에서 고소를 당한 쪽과 피해를 주장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게시글이라도 사실관계와 목적을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고소 통보를 받았다면, 진술 전에 사실관계와 목적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라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말 있었던 일을 그대로 썼는데도 처벌받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은 사실을 적시한 경우도 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고, 관건은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 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었는지입니다.
Q. 글을 바로 삭제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삭제만으로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게시된 시점에 이미 범죄가 성립할 수 있고, 삭제 여부는 이후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에 가깝습니다.
Q. 닉네임만 쓰고 실명은 안 밝혔는데도 특정된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A. 그렇습니다. 닉네임이라도 직장, 지역, 관계 등 주변 정보를 종합해 주변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챌 수 있다면 특정성 요건이 인정됩니다.
Q. 회원이 30명 정도인 소규모 카페에만 올렸는데도 공연성이 인정되나요?
A.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법원은 소수에게만 알렸더라도 다시 퍼질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하는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하고 있고, 회원이 자유롭게 캡처·공유할 수 있는 구조라면 이 가능성이 쉽게 부정되지 않습니다.
Q. 벌금형을 받으면 전과가 남나요?
A. 벌금형도 형사처벌이므로 수사·재판 이력과 함께 전과기록으로 남습니다. 다만 초범이고 합의·반성 정황이 있다면 기소유예나 선고유예 가능성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고소인과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의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다만 합의 시점과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Q. 경찰 출석요구를 받았는데 언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비방목적 유무와 사실 여부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밝히느냐가 이후 절차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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