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성비위 사건은 발생 직후가 아니라 몇 년이 지나서야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조직 내 불이익을 우려해 신고를 미루거나, 다른 감사·수사 과정에서 과거 행위가 함께 드러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지목된 공무원 쪽에서 가장 먼저 꺼내는 방어 논리가 "이미 몇 년이나 지난 일이라 징계할 수 없다"는 시효 항변입니다. 그러나 성비위에 관한 한 이 항변은 대부분 통하지 않습니다. 일반 비위보다 훨씬 긴 시효가 적용되고, 심지어 행위 당시에는 그 긴 시효가 존재하지 않았던 사안까지 지금 적용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성비위 징계시효가 왜 10년까지 늘어났는지, 오래전 행위에도 그 기간이 적용되는 근거는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성비위 징계, "오래된 일"이라는 항변이 통하지 않는 이유
징계 대상이 되는 비위는 종류를 불문하고 무한정 문제 삼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공무원법 체계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징계의결 요구 자체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징계시효 제도를 두고 있고, 이 기간이 지나면 비위 사실이 명백해도 징계권 자체가 소멸합니다. 그래서 뒤늦게 문제 된 사안일수록 실제로 다투는 지점은 "그 행위를 했느냐 안 했느냐"보다 "지금도 징계할 수 있는 기간이냐"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성비위는 이 구도가 다르게 작동합니다. 일반 비위의 징계시효가 3년에 그치는 것과 달리, 성비위는 10년이라는 훨씬 긴 기간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10년이라는 기준 자체가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것이어서, 행위 당시에는 3년 시효만 존재했던 오래된 사안에까지 이 확대된 기간이 적용되는지가 실무상 자주 다투어집니다. 그 결론에 따라 "오래전 일"이라는 항변이 실제로 통하는 사안과 통하지 않는 사안이 갈립니다.
성비위 징계에서 시효 항변이 성립하려면 비위 발생일로부터 10년이 지났거나, 개정법 시행 당시 이미 구법상 시효가 끝나 있었어야 한다 — 둘 중 어느 쪽도 아니라면 지금도 징계할 수 있다.
국가공무원법 제83조의2 — 성비위만 징계시효 10년인 근거
국가공무원법 제83조의2 제1항은 징계 등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징계의결 등의 요구를 하지 못한다고 정하면서, 그 기간을 비위 유형에 따라 세 갈래로 나눕니다. 통상의 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은 3년, 금품·향응 수수나 공금의 횡령·유용 등 제78조의2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징계부가금 부과 대상 비위는 5년, 그리고 성매매알선등행위·성폭력범죄·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성희롱에 해당하는 성비위는 10년입니다.
성비위가 처음부터 10년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개정 전에는 성비위도 다른 일반 비위와 마찬가지로 3년 시효만 적용됐습니다. 그러다 성비위 피해자가 조직 내 권력관계나 2차 피해 우려 때문에 신고를 늦추는 현실이 반복적으로 지적되면서, 2021년 6월 8일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이 성비위만 따로 떼어 시효를 3년에서 10년으로 대폭 늘렸습니다. 뒤늦게 신고해도 실질적으로 징계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 구조는 국가공무원에게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지방공무원법 제73조의2도 동일한 3년·5년·10년 체계를 두고 있어 지방공무원의 성비위에도 같은 원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교육공무원, 사립학교 교원 등 다른 공공부문 인사법령도 대체로 같은 구조의 징계시효 조항을 두고 있어, 소속이 국가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실무상 같은 법리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년 — 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의무 위반 등 일반 비위
5년 — 금품·향응 수수, 공금 횡령·유용 등 징계부가금 부과 대상 비위
10년 — 성매매알선등행위, 성폭력범죄,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성희롱
성비위는 발생일로부터 10년이 지나야 비로소 징계의결 요구권이 소멸한다는 것이 국가공무원법 제83조의2 제1항의 현재 규정이다.
징계시효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세나 — 기산점과 정지
징계시효의 기산점은 비위행위가 발생한 날입니다. 성희롱처럼 특정 시점의 언행이 문제되는 경우는 그 행위가 있었던 날이 기준이고, 유사한 언행이 반복된 경우라면 마지막 행위가 있었던 날부터 시효를 계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즉 초범 시점이 아무리 오래되었어도, 최근까지 행위가 이어졌다면 시효는 그 마지막 행위일부터 새로 셉니다.
또 하나 실무에서 자주 간과되는 부분이 시효 정지입니다. 감사기관의 조사나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 징계시효는 그 조사나 수사의 종료 통보를 받은 날부터 1개월이 지난 날까지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처리됩니다. 경찰 수사나 감사원 조사가 장기화되면 그 기간만큼 실질적으로 시효가 늘어나는 셈이어서, 형식적으로 계산한 기간만 보고 시효가 끝났다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기산점 — 비위행위가 있었던 날(반복 행위는 마지막 행위일)
정지 사유 — 감사기관 조사, 수사기관 수사가 개시된 경우
정지 해제 — 조사·수사 종료 통보를 받은 날부터 1개월이 지난 시점까지는 시효가 진행되지 않음
단발성 발언 한 건이 문제 된 경우와, 유사한 언행이 수년에 걸쳐 반복된 경우는 기산점 계산 방식 자체가 다릅니다. 전자는 그 발언이 있었던 하루가 그대로 기산일이 되지만, 후자는 최초 행위가 아무리 오래되었어도 마지막 행위일부터 다시 시효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조사 과정에서 피해 사실이 여러 건으로 나뉘어 확인되면, 각 행위별로 기산일을 따로 특정해 시효를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나의 사건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시효가 끝난 행위와 아직 남아 있는 행위가 섞여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개정 전 벌어진 성비위에도 10년이 적용되는 이유
가장 많이 오해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2021년 6월 8일 이전에 발생한 성비위인데도 지금 10년 시효가 적용돼 징계 대상이 되는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이는 법이 소급 적용되기 때문이 아니라, 개정법이 시행되던 시점에 이미 구법상 3년 시효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헌법상 소급입법 논의에서는 이미 완성되어 끝난 법률관계에 새 법을 적용하는 것(진정소급)과, 아직 진행 중이어서 완성되지 않은 법률관계에 새 법을 적용하는 것(부진정소급)을 구분합니다. 전자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후자는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징계시효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정법 시행일 당시 아직 시효가 다 지나지 않고 진행 중이던 사안이라면, 그 시점부터는 연장된 새 시효 기간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 실무의 해석입니다.
결국 판단 기준은 "비위가 언제 있었느냐"가 아니라 "2021년 6월 8일 시점에 구법상 3년 시효가 아직 남아 있었느냐"입니다. 그 시점에 시효가 살아있었다면 발생일로부터 10년까지로 늘어나고, 이미 그 전에 시효가 끝나버렸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구분은 다음 항목에서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개정법 시행 당시 구법상 시효가 아직 진행 중이었던 성비위에는 연장된 10년 시효가 곧바로 적용된다 — 이미 완성된 것을 되살리는 소급이 아니라, 진행 중인 시효 기간을 늘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외 — 이미 시효가 끝난 사안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반대의 경우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2021년 6월 8일 개정법이 시행되기 전에 구법상 3년 시효가 이미 다 지나 완성돼버린 사안이라면, 그 시점에 이미 징계권 자체가 소멸한 상태입니다. 나중에 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났다고 해서 이미 사라진 징계권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완성된 시효를 연장된 신법으로 되돌리는 것은 진정소급에 해당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이 구분을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비위행위가 있었던 날에 3년을 더한 날짜와, 개정법 시행일인 2021년 6월 8일을 비교하면 됩니다. 전자가 후자보다 뒤라면(즉 2021년 6월 8일 시점에 아직 3년이 안 지났다면) 10년 시효가 적용되고, 전자가 후자보다 앞선다면(이미 3년이 지나 시효가 끝나 있었다면) 신법이 적용되지 않아 그 사안은 여전히 시효 완성 상태로 남습니다.
비위행위일 + 3년 > 2021.6.8. → 시행일 당시 시효 진행 중 → 10년 시효 적용
비위행위일 + 3년 < 2021.6.8. → 시행일 이전 시효 완성 → 10년 시효 적용되지 않음
2021년 6월 8일 이전에 이미 구법상 3년 시효가 완성된 성비위에는 연장된 10년 시효를 소급해 적용할 수 없다.
타임라인으로 보는 시효 계산 — 두 가지 사례 비교
같은 성희롱 사안이라도 발생 시점 몇 달 차이로 결론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 가지 가정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2019년 3월에 성희롱이 있었던 경우입니다. 구법 3년 시효만 적용했다면 만료일은 2022년 3월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일인 2021년 6월 8일 시점에는 아직 2022년 3월이 되지 않아 구법상 시효가 진행 중이었으므로, 이 사안에는 연장된 10년 시효가 적용되어 만료일이 2029년 3월로 늘어납니다. 즉 지금(2026년) 시점에도 여전히 징계의결 요구가 가능합니다.
두 번째는 2016년 1월에 성희롱이 있었던 경우입니다. 구법 3년 시효를 적용하면 만료일은 2019년 1월이고, 이는 개정법 시행일인 2021년 6월 8일보다 훨씬 앞섭니다. 즉 개정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이미 시효가 완성돼 징계권이 소멸한 상태였습니다. 이 경우에는 나중에 10년 시효가 도입되었다 해도 이미 소멸한 징계권이 되살아나지 않습니다. 같은 유형의 성비위라도 행위 시점이 개정법 시행일보다 얼마나 앞서 있었는지에 따라 지금 징계할 수 있는 사안과 그렇지 않은 사안으로 나뉘는 것입니다.
조사 통지를 받았다면 — 대응 전 확인할 것들
감사나 수사 통보를 받았다면 가장 먼저 비위행위가 정확히 언제 있었는지, 반복된 행위라면 마지막 행위가 언제였는지부터 특정해야 합니다. 이 날짜가 시효 계산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그다음 그 날짜에 3년을 더한 시점이 2021년 6월 8일보다 앞인지 뒤인지를 확인하면, 10년 시효가 적용되는 사안인지 아닌지가 대략적으로 가려집니다.
여기에 더해 조사·수사가 실제로 개시된 시점과 종료 통보를 받은 시점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그 기간만큼 시효 진행이 정지되기 때문에, 단순히 발생일부터 지금까지의 기간만 계산해서는 정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징계위원회 절차가 시작되면 진술 기회와 증거 제출권이 보장되므로, 시효 계산 자료와 함께 행위 경위·정상 관계를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는 쪽이 방어에 유리합니다.
징계위원회 심의 단계에서 시효 완성을 주장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징계처분이 내려졌다면, 그 처분에 대해서는 소청심사를 거쳐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발생일·정지기간·개정법 시행일의 선후관계를 뒷받침하는 자료, 즉 인사기록·감사 착수일·수사기관 통보 공문 등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시효 항변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반대로 징계권자 입장에서도 시효가 임박한 사안이라면 조사 착수와 통보 절차를 서둘러 시효 정지 요건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비위행위의 정확한 발생일(반복 행위는 마지막 행위일) 특정
발생일 + 3년과 2021.6.8.의 선후관계 확인
조사·수사 개시일과 종료 통보일 확인(시효 정지 여부)
징계위원회 절차에서의 진술·증거 제출 준비
자주 묻는 질문
Q. 성희롱은 언제 발생했든 무조건 징계시효 10년인가요?
A. 원칙적으로 성희롱·성폭력범죄 등 성비위는 발생일로부터 10년이 지나야 시효가 완성됩니다. 다만 비위 발생일이 개정법 시행일인 2021년 6월 8일보다 훨씬 앞서 그 시점 이전에 이미 구법상 3년 시효가 끝나 있었다면 10년 시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Q. 시효가 아직 남았는지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A. 비위행위가 있었던 날(반복 행위는 마지막 행위일)에 3년을 더해 2021년 6월 8일과 선후관계를 비교하면 됩니다. 그 시점에 아직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10년 시효가 적용되고, 이미 지났다면 신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Q. 시효가 지나면 형사처벌도 받지 않게 되나요?
A. 아닙니다. 징계시효는 공무원법상 징계의결 요구권에 관한 별도의 기간으로, 형사상 공소시효나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과는 각각 다른 법리로 판단됩니다. 징계시효가 지나 징계를 못 하더라도 형사처벌이나 민사책임은 별개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조사가 오래 걸리면 그 사이 시효가 끝나버리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감사기관의 조사나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 중인 기간에는 조사·수사 종료 통보를 받은 날부터 1개월이 지난 날까지 시효 진행이 정지되므로, 조사가 길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징계권이 소멸하지는 않습니다.
Q. 지방공무원의 성비위에도 같은 10년 시효가 적용되나요?
A. 그렇습니다. 지방공무원법 제73조의2가 국가공무원법과 같은 3년·5년·10년 구조를 두고 있어, 지방공무원의 성비위에도 동일한 원리로 10년 시효가 적용됩니다.
Q. 성비위와 금품수수가 함께 문제 되면 시효는 어떻게 되나요?
A. 각 비위 유형별로 시효가 따로 계산됩니다. 성비위 부분은 10년, 금품·향응 수수 부분은 5년 시효가 각각 적용되므로, 하나의 사건 안에 여러 비위가 섞여 있다면 유형별로 시효 완성 여부를 나누어 판단해야 합니다.
맺음말
성비위 징계시효가 3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 것은, 피해자가 조직 내 관계 때문에 신고를 미루는 현실을 법이 뒤늦게 반영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이 10년이라는 기간은 개정법 시행 이후에 벌어진 사안뿐 아니라, 시행 당시 구법상 시효가 아직 남아 있던 오래된 사안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몇 년이나 지난 일"이라는 사실만으로 징계를 피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개정법 시행 전에 이미 구법상 시효가 완성돼버린 극히 오래된 사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비위행위가 있었던 정확한 날짜와, 그 날짜를 기준으로 시효가 어느 시점까지 살아있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입니다. 조사나 징계 통보를 받았다면 이 계산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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