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합의서 부제소 문구, 예상 못한 후유장해는 추가로 청구할 수 있다
교통사고 합의서 부제소 문구, 예상 못한 후유장해는 추가로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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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도주손해배상

교통사고 합의서 부제소 문구, 예상 못한 후유장해는 추가로 청구할 수 있다 

강대현 변호사

교통사고를 당한 뒤 보험사가 내민 합의서에 서명하면서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합의서에는 이후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부제소 문구가 포함되어 있어, 한 번 도장을 찍으면 그걸로 끝이라고 여기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고 초기에는 단순 염좌나 타박상 정도로만 보였던 부위가 시간이 지나면서 디스크나 신경손상 같은 후유장해로 확대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합의서의 부제소 문구 때문에 추가 배상은 아예 불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예외가 인정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부제소 특약이 있는 합의서라도 예상하지 못한 후유장해에 대해서는 어떤 요건 아래 추가 청구가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합의서의 부제소 문구 — 법적으로 무슨 의미인가

교통사고 합의서에 담긴 부제소 문구는 민법 제731조가 정한 화해계약의 한 형태입니다. 화해는 당사자가 서로 양보하여 분쟁을 끝내기로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이고, 민법 제732조에 따라 당사자 일방이 양보한 권리는 소멸하고 상대방이 그 권리를 취득하는 창설적 효력을 갖습니다. 합의금을 지급받는 대신 더 이상 소송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문구는 이 화해계약의 핵심 조항에 해당합니다.

부제소특약의 실무상 효과는 두 갈래로 나타납니다. 소송을 제기해도 권리보호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될 수 있다는 소송법적 측면과, 합의금 수령과 동시에 손해배상청구권 자체가 소멸한다는 실체법적 측면입니다. 보험사가 제시하는 합의서의 표준 문구는 대개 향후 발생하는 모든 손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포괄적으로 작성되어 있어, 문언만 놓고 보면 나중에 후유장해가 나타나도 손을 쓸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문언을 곧이곧대로 적용하지 않습니다. 합의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에 맞게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확립된 법리를 두고 있고, 이 법리가 바로 예상 못한 후유장해에 대한 추가 청구를 가능하게 하는 근거입니다.

합의의 효력범위를 제한한 대법원 법리

대법원 1997. 8. 29. 선고 96다46903 판결은 합의 당시 피해자가 포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그 당시 예측 가능했던 손해에 한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손해의 범위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진 합의라면, 후발손해가 합의 당시의 사정으로 보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이고, 당사자가 그 후발손해를 예상했더라면 그 합의금액으로는 화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볼 만큼 중대한 경우에는 다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2001. 9. 14. 선고 99다42797 판결은 이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손해액 산정 방식까지 제시했습니다. 피해자가 추가로 청구할 수 있는 손해의 범위는 합의 이후 최종적·고정적으로 나타난 후유장해를 기초로 하되, 합의 당시 이미 인식했거나 예견할 수 있었던 손해 부분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정해진다는 것입니다.

이 법리가 성립하는 이유는 화해계약의 목적이 당사자가 인식하고 있던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하는 데 있을 뿐, 당사자가 전혀 알 수 없었던 손해까지 포기하도록 강제하는 데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733조는 화해계약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없되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경우는 예외로 정하고 있는데, 후발손해 법리는 이 착오취소와는 결이 다른, 합의의 해석과 효력범위 자체를 제한하는 별도의 이론 구성이라는 점도 함께 이해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합의의 효력은 합의 당시 예측 가능했던 손해에 한정되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중대한 후발손해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다.

예상하지 못한 후유장해로 인정받으려면 — 판단 기준

판례가 요구하는 요건은 크게 두 가지, 예견불가능성과 손해의 중대성입니다. 예견불가능성은 합의 시점이 언제였는지가 중요한 정황이 됩니다. 담당의의 최종 진단이나 신체감정 결과가 나오기 전, 사고 발생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서둘러 이뤄진 합의라면 그만큼 예견불가능성이 인정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충분한 치료 기간을 거쳐 최종 소견까지 받은 뒤 합의했다면, 이후 나타난 증상도 예견 가능한 범위 내의 자연스러운 경과로 취급되어 추가 청구가 막힐 가능성이 커집니다.

중대성 요건도 함께 갖춰야 합니다. 실제 사례 중에는 합의 당시 경추 염좌·긴장 정도로 진단받았던 부상이, 이후 경추간판탈출증으로 인한 수차례의 수술과 신경인성 방광이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증상으로 확대된 사안에서, 그 후유증에 대해서는 합의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본 판단이 있습니다. 핵심은 같은 부위의 단순한 악화가 아니라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증상인지 여부입니다.

  • 사고 후 정밀검사(MRI·CT 등)를 받기 전에 합의가 이뤄졌는지 — 검사 전 합의는 예견불가능성이 강하게 인정되는 정황입니다.

  • 담당의의 경미하다는 소견을 신뢰하고 합의했는지 — 의료진 소견을 믿었다면 후발손해를 예견하기 어려웠다는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 합의 시점이 사고 발생 후 며칠~몇 주에 불과한지 — 짧을수록 손해가 확정되기 전 이뤄진 합의로 인정되기 쉽습니다.

  • 이후 나타난 증상이 처음 진단받은 부위와 다르거나 질적으로 다른 상병명인지 — 단순 악화와 새로운 손해를 가르는 기준입니다.

부제소특약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 — 한계

이 판례 법리는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지, 부제소특약 자체를 무력화하는 원칙의 폐기가 아닙니다. 합의 당시 이미 인지하고 있었거나 통상적으로 예견 가능한 범위의 증상 악화는 추가청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예컨대 경추 염좌 진단을 받고 합의했는데 이후에도 같은 부위의 통증이 계속되는 정도라면, 이는 애초 예상된 통상적 경과에 해당해 부제소특약의 효력이 그대로 미친다고 볼 가능성이 큽니다.

합의서에 후유장해 발생 시 이 합의와 무관하게 재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명시적 유보 조항이 있었다면 애초에 이런 다툼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반대로 보험사 합의서의 표준문구처럼 향후 발생하는 모든 손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포괄적 문구가 있다고 해서 앞선 판례 법리가 당연히 배제되는 것도 아닙니다. 대법원은 그런 포괄적 문언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합의 당시 인식·예견 가능했던 손해 범위로 제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판단은 사안마다 진료기록, 합의 경위, 합의금액과 실제 손해액의 격차 같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갈립니다. 후유장해가 나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무조건 추가청구가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예견불가능성과 중대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을 개별적으로 갖춰야 합니다. 특히 합의금액이 당시 통상적인 치료비·위자료 수준에 부합했다면, 나중에 손해가 확대되었더라도 그 확대분 전부가 아니라 합의금이 미처 담지 못한 부분만 제한적으로 인정된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추가 청구, 실제로 어떻게 진행하나 — 절차와 필요한 증거

소송에서는 상대방(가해자 측 보험사)이 부제소특약을 항변으로 내세우게 되므로, 청구하는 쪽이 그 특약의 효력이 이 후발손해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먼저 주장·증명해야 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자료는 합의 당시의 진료기록과 이후 확정된 후유장해의 진단 내용을 나란히 놓고 그 차이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합의 당시 발급된 진단서·소견서, 합의 이후 새로 나타난 증상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와 전문의 소견, 필요하다면 신체감정을 통한 노동능력상실률 산정 자료, 그리고 합의 시점과 정밀검사·수술 등이 이뤄진 시점 사이의 시간적 간격을 보여주는 자료가 함께 제출되어야 합니다.

손해액 산정은 앞서 본 99다42797 판결의 방식대로, 최종적으로 확정된 후유장해를 기초로 손해액 전체를 산정한 뒤 합의 당시 이미 인식했거나 예견 가능했던 손해 부분, 즉 최초 합의금이 담당했던 손해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미 받은 합의금을 이중으로 받는 구조가 아니라, 그 합의금이 담지 못했던 새로운 손해분만 추가로 인정받는 구조라는 점을 이해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사고 직후부터 합의 시점까지의 전체 진료기록 및 진단서

  • 합의서 원본과 합의 일자·지급 명세 등 합의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

  • 후유장해 확정 이후의 정밀검사·수술 기록과 전문의 소견서

  • 필요시 신체감정 신청을 통한 노동능력상실률 산정 자료

소멸시효는 언제부터 — 후발손해의 별도 기산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교통사고처럼 가해자와 사고 사실이 처음부터 명백한 경우에는 통상 3년의 단기시효가 주로 문제됩니다.

그런데 후발손해는 사고 시점이 아니라 그 후발손해가 판명된 시점부터 별도로 3년의 시효가 새로 진행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의 태도입니다. 대법원 2001. 9. 14. 선고 99다42797 판결은 불법행위 당시에는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했거나 예상 외로 손해가 확대된 경우, 그러한 사유가 판명된 때에 비로소 그 손해를 안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때부터 시효기간이 진행된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교통사고 발생일로부터 3년이 지났더라도, 후유장해가 그 이후에 판명되었다면 판명 시점부터 다시 3년 안에 청구하면 시효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만 판명된 때를 언제로 볼 것인지는 최종 진단이나 신체감정 결과가 나온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실무이므로, 증상을 느낀 시점과 이를 뒷받침하는 진단이 나온 시점 사이에 간격이 있다면 그 기준을 명확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후발손해에 대한 소멸시효는 사고일이 아니라 그 손해가 판명된 시점부터 별도로 진행된다.

합의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 — 실무 유의점

앞선 판례 법리가 있다고 해서 추가청구가 항상 쉬운 것은 아닙니다. 소송에서 예견불가능성과 손해의 중대성을 새로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으므로, 애초에 합의 시점 자체를 신중하게 잡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책입니다.

사고 초기에는 통증이나 증상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최소한 통원치료를 통해 증상의 경과를 지켜보고 필요하다면 정밀검사까지 마친 뒤 합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보험사가 합의금을 먼저 제시하며 조기 합의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의 조급한 합의는 후유장해가 나타났을 때 예견불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고스란히 피해자에게 남깁니다. 특히 사고 직후 통증이 경미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며칠 만에 합의를 마무리하면, 나중에 실제로 정밀검사를 받아볼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합의를 진행하더라도 합의서에 향후 후유장해가 발생할 경우 이 합의와 별도로 추가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의 유보 문구를 넣을 수 있는지 보험사와 협의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유보 조항을 미리 확보해두면 후발손해 여부를 둘러싼 다툼 자체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제소 특약이 있는 합의서에 서명하면 소송 자체가 불가능한가요?

A. 원칙적으로는 부제소특약 때문에 소송을 제기해도 권리보호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합의 당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중대한 후발손해에는 그 특약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보므로, 이런 경우라면 소송 제기 자체가 막히지 않습니다.

Q. 합의 당시 있던 통증이 시간이 지나 더 심해진 경우도 추가 청구가 되나요?

A. 같은 부위의 통증이 단순히 악화된 정도라면 통상 예견 가능한 범위로 보아 추가청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면 처음 진단과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상병(예: 단순 염좌가 디스크나 신경손상으로 확대된 경우)이 나타났다면 추가청구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Q. 추가 청구가 인정되면 이미 받은 합의금은 반환해야 하나요?

A. 이미 받은 합의금을 반환할 필요는 없습니다. 법원은 최종적으로 확정된 손해액 전체에서 합의 당시 이미 인식했거나 예견할 수 있었던 손해 부분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추가로 지급할 금액을 산정합니다.

Q. 사고 후 몇 년이 지났는데 지금 후유장해가 나타났다면 이제 늦은 건가요?

A. 후발손해는 사고일이 아니라 후유장해가 판명된 시점부터 별도로 소멸시효가 진행됩니다. 사고일로부터 3년이 지났더라도 후유장해 판명 시점을 기준으로 3년 안에 청구하면 시효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Q. 보험사가 빠른 합의를 권유하는데 그대로 진행해도 될까요?

A. 치료가 끝나지 않은 상태의 조기 합의는 나중에 후유장해가 나타났을 때 예견불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피해자에게 남깁니다. 정밀검사와 최소한의 치료 경과를 지켜본 뒤 합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추가 청구 소송에서 가장 중요하게 준비해야 할 자료는 무엇인가요?

A. 합의 당시의 진료기록과 이후 확정된 후유장해의 진단·검사 자료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핵심입니다. 필요하다면 신체감정을 통해 노동능력상실률을 객관적으로 산정받는 절차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맺음말

교통사고 합의서의 부제소 문구는 강력해 보이지만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합의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중대한 후유장해가 나중에 발생했다면, 판례는 그 부분에 대한 추가 청구권을 인정합니다. 다만 이를 인정받으려면 예견불가능성과 손해의 중대성을 구체적인 진료기록과 정황으로 입증해야 하므로, 합의 당시 상황을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애초에 조급하게 합의하지 않는 것입니다. 치료가 끝나지 않았거나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면 합의를 서두르기보다 증상의 경과를 지켜보는 편이 후일의 분쟁을 줄이는 길입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교통사고 합의 이후 뒤늦게 후유장해가 확인되어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꾸준히 있는 만큼,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 자신의 상황이 추가청구 요건에 해당하는지 미리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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