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이 처한 상황
의뢰인은 공인중개사의 소개로 재개발이 예정된 지역의 부동산을 2억 1,000만 원에 매수했습니다. 시세에 맞는 값을 치렀고, 계약금은 매도인의 근저당 대출을 갚는 데 사용되었으며, 남아 있던 은행 채무도 의뢰인이 인수하여 갚고 근저당등기를 말소했습니다. 어디에도 이상할 것 없는 거래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매도인에게 채권을 가진 신용보증기관이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리려고 판 것"이라며 의뢰인을 상대로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의뢰인이 패소했습니다. 집을 샀을 뿐인데 3,200만 원이 넘는 돈을 물어내라는 판결을 받은 것입니다.
사건의 쟁점
사해행위취소 소송에서 부동산을 사들인 사람(수익자)의 악의는 법률상 추정됩니다. 즉 매수인이 스스로 "채무자의 재산 빼돌리기인 줄 몰랐다"는 선의를 증명해야 하는, 구조적으로 불리한 싸움입니다. 항소심에서 이 추정을 깨는 것이 과제였습니다.
변호사의 조력
항소심에서 거래의 정상성을 객관적인 자료로 하나하나 재구성했습니다. ① 공인중개사를 통해 매물을 소개받았을 뿐 매도인과 아무런 인적 관계가 없었던 점, ② 감정 결과 시세에 부합하는 대금이 지급된 점, ③ 계약금이 실제로 근저당 말소에 사용된 자금 흐름, ④ 남은 은행 채무를 인수해 실제로 변제하고 등기를 말소한 내역을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상대방이 이례적이라고 주장한 사정(높은 계약금 비율, 짧은 잔금 기일 등)도 투자 목적의 매수로서 합리적으로 설명된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결과
항소심은 의뢰인을 선의의 수익자로 인정하여, 1심 판결 중 의뢰인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부산고등법원 2025나5580 판결). 상대방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되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례가 알려주는 것
빚이 많은 사람으로부터 부동산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누구든 사해행위취소 소송의 피고가 될 수 있습니다. 악의가 추정되는 구조 때문에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이기기 어렵고, 중개 경위·대금의 적정성·자금 흐름 같은 객관적 자료로 거래의 정상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매매 당시의 계좌이체 내역, 중개 관련 문자, 대출 상환 자료를 잘 보관해 두는 것이 훗날 자신을 지키는 무기가 됩니다. 비슷한 소송을 당하셨다면 1심 결과가 나빴더라도 포기하지 마시고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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