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이 처한 상황
의뢰인은 확정판결로 원금 1억 8,000만 원이 넘는 채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채무자는 10년 가까이 갚지 않았고, 그 사이 지연이자까지 더해 받을 돈은 5억 원을 넘었지만 채무자 명의의 재산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채무자의 부모가 사망하면서 채무자가 부동산 일부를 상속받게 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등기부를 확인해 보니, 그 부동산은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을 원인으로 채무자의 형제 앞으로 등기되어 있었고, 불과 한 달 뒤 다시 채무자의 배우자에게 '매매'로 이전되어 있었습니다. 채무자가 상속재산분할 협의에서 자기 몫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재산을 빼돌린 것입니다.
사건의 쟁점
① 상속재산분할 협의에서 상속분을 포기한 것을 사해행위로 취소할 수 있는지, ② "협의는 이미 5년 전에 있었으므로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상대방의 항변을 넘을 수 있는지, ③ 부동산이 이미 제3자에게 넘어간 상황에서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변호사의 조력
대법원 판례상, 빚이 재산보다 많은 채무자가 상속재산분할 협의로 자기 상속분을 포기하면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되고, 채무자의 사해의사와 상대방의 악의는 추정됩니다. 실제 승부처는 제척기간이었습니다. 상대방은 등기부상 원인일자 등을 들어 협의가 수년 전에 이미 있었으므로 소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다투었습니다.
저는 먼저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사실은 그것을 주장하는 상대방이 증명해야 한다는 대법원 법리를 방어선으로 삼고, 협의서 등 처분문서가 전혀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등기소에서 등기신청 첨부서류를 열람·복사하여 결정적인 모순을 찾아냈습니다. 상속계보도에 이미 사망한 상속인의 '자녀들'이 상속인으로 기재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상대방 주장대로 수년 전에 협의가 있었다면, 당시 생존해 있던 그 상속인 본인이 기재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서류 스스로 협의가 등기 무렵에야 이루어졌음을 말해 주고 있었습니다.
돌려받을 액수는 법원 감정과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부동산 가액과 근저당 피담보채무액을 확정한 뒤, 채무자의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산정했습니다.
결과
1심 법원은 제척기간 항변을 배척하고 청구를 전부 받아들여, 사해행위 취소와 함께 8,900만 원이 넘는 가액배상을 명했습니다(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1가합102590 판결). 상대방이 항소하고 상고했지만, 항소기각(부산고등법원 2023나55323 판결)과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2024다244779)으로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례가 알려주는 것
첫째, 채무자가 상속받을 재산을 '협의분할'로 형제 등 다른 가족에게 몰아주는 것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로서 취소될 수 있습니다. 둘째, 사해행위취소 소송은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안에 제기해야 하므로, 채무자에게 상속이 개시되었다면 바로 등기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부동산이 이미 다른 사람에게 처분되었더라도 가액배상의 방법으로 금전 회수가 가능합니다.
받아야 할 돈이 있는데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린 정황이 보인다면, 기간이 지나기 전에 변호사와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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