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수천만 원을 들여 인테리어를 하고 겨우 단골을 모았는데, "계약이 끝났으니 나가 달라"는 통보를 받는 사장님들이 있습니다. 법은 상가 임차인에게 최대 10년의 영업 기간을 보장하지만, 요건을 놓치면 10년은 물론 권리금까지 한꺼번에 잃을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정리했습니다.
Q. 계약 기간이 끝나 갑니다. 10년은 자동으로 보장되나요?
아닙니다. 임대차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 사이에 임차인이 직접 갱신을 요구해야 하고, 그 의사가 이 기간 안에 임대인에게 도달해야 합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이름 그대로 '요구'해야 발생하는 권리라, 이 시기를 놓치면 그 만기에 대해서는 행사할 수 없습니다. 말로 해도 법적으로는 유효하지만 나중에 임대인이 "들은 적 없다"고 다투면 증명할 방법이 없으므로, 내용증명이 가장 확실하고 최소한 문자나 통화 녹음이라도 남겨야 합니다. 임대인이 같은 기간 안에 아무 통지를 하지 않으면 묵시적 갱신이 성립하기는 하지만(제10조 제4항), 여기에 기대기보다는 매 만기마다 달력에 '만료 6개월 전'을 표시해 두고 직접 요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계약갱신 요구 등) ①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 ②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
Q. 월세가 밀린 적이 있습니다. 갱신을 거절당할 수 있나요?
연체 누적액이 3개월 치 월세에 이른 사실이 임대차기간 중 단 한 번이라도 있으면, 지금 다 갚았더라도 임대인은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기준은 "3번 밀렸는지"가 아니라 연체된 금액의 합계입니다. 월세 100만 원이라면 연속이든 띄엄띄엄이든 누적 300만 원에 도달한 적이 있는지가 문제 됩니다. 두 달 치까지 밀렸다가 그때그때 갚아 누적 3개월 치에 이른 적이 없다면 해당하지 않습니다. 갱신 요구 당시 연체 상태가 아니어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이 연체 이력이 있으면 새 임차인을 주선해 권리금을 받고 나가는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에서도 배제된다는 점입니다(제10조의4 제1항 단서). 한 번의 연체 기록이 10년과 권리금을 함께 지울 수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단서 1.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 대법원 2021. 5. 13. 선고 2020다255429 판결 임대차기간 중 어느 때라도 차임이 3기분에 달하도록 연체된 사실이 있다면 … 임대인은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반드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당시에 3기분에 이르는 차임이 연체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Q. 임대인이 "재건축할 거니 나가라"고 합니다. 따라야 하나요?
재건축을 이유로 한 갱신거절은 법이 정한 세 가지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① 계약 체결 당시에 공사 시기와 소요 기간을 포함한 철거·재건축 계획을 구체적으로 고지했고 실제 그 계획대로 공사하는 경우, ② 건물 노후·훼손 등으로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경우(안전진단 같은 객관적 자료가 필요합니다), ③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입니다. 계약할 때는 아무 말 없다가 갱신 시점에 갑자기 재건축을 내세우는 것은 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해 원칙적으로 적법한 거절이 되기 어렵고, "곧 재건축할 예정"이라는 막연한 언급만으로는 구체적 고지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통보를 받았다면 세 가지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근거 자료가 있는지부터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7호 임대인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기 위하여 목적 건물의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 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 나. 건물이 노후ㆍ훼손 또는 일부 멸실되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 다.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
Q. 보증금이 크고 오래된 계약입니다. 저도 10년을 주장할 수 있나요?
보증금이 커도 갱신요구권은 적용되지만, 2018. 10. 16. 전에 구법상 5년이 이미 지난 계약이라면 10년을 주장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지역별 환산보증금(보증금+월세×100) 기준을 넘는 임대차에는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지만, 계약갱신요구권 등 핵심 조항은 초과 임대차에도 적용된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제2조 제3항). 또 10년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해 통산하므로, 중간에 계약서를 새로 썼어도 같은 상가에서 이어 온 임대차라면 처음 입점한 날부터 계산합니다. 다만 지금의 10년은 2018. 10. 16. 개정으로 5년에서 늘어난 것이고, 대법원은 개정법 시행 당시 이미 구법상 5년이 지나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임대차에는 10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0다241017).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적용범위) ③ 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제3조, 제10조제1항, 제2항, 제3항 본문, 제10조의2부터 제10조의9까지의 규정 … 은 제1항 단서에 따른 보증금액을 초과하는 임대차에 대하여도 적용한다.
꼭 기억하세요
가장 뼈아픈 오해는 "10년은 법이 알아서 지켜 준다"는 것입니다. 10년은 만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 사이에 증거가 남는 방식으로 갱신을 요구한 임차인에게만 주어지고, 연체 누적액이 3개월 치에 이른 기록 하나로 10년과 권리금이 함께 무너집니다. 이 싸움의 승패는 분쟁이 터진 뒤의 말솜씨가 아니라 평소의 기록이 가릅니다. 만기 6개월 전을 달력에 적어 두고, 힘든 달에도 차임만은 3개월 치가 쌓이기 전에 막고, 임대인과 주고받은 말을 문서로 남기십시오. 임대인이 내용증명을 보내오는 단계라면 계약서와 기록을 가지고 일찍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분은 상담이 필요합니다
계약 만기가 다가오는데 임대인이 재건축·매매 등을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겠다고 통보한 분
과거 월세 연체 이력을 이유로 갱신거절이나 권리금 회수 방해를 당하고 있는 분
2018. 10. 16. 전에 계약을 체결해 내 임대차에 10년이 적용되는지 다툼이 생긴 분
※ 위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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