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개요
법원·선고일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6. 7. 23. 선고
사건번호·죄명 : 2026고합7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사기)·정보통신망법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
결과 : 징역 3년 6개월 실형 / 배상명령신청 각하
"코인 스테이킹으로 고수익"을 내세운 조직이 피해자의 가상화폐 지갑을 가짜 투자 사이트에 연결하게 한 뒤 약 8억 원 상당의 테더코인(USDT)을 한꺼번에 빼간 사건에서, 1심 법원이 전화 유인도 탈취 실행도 하지 않은 가짜 사이트·스마트컨트랙트 '개발자'에게 사기 공동정범과 정보통신망 침입죄를 인정해 징역 3년 6개월 실형을 선고한 사건입니다.
Q. 의뢰받아 사이트만 만들어 줬는데, 코인 사기 공범이 되나요?
텔레그램으로 연락 온 의뢰인에게 코인 스테이킹 투자 사이트와 스마트컨트랙트 제작을 맡아 납품했습니다. 제작비만 받았고 투자자에게 전화를 걸거나 코인을 가져간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트가 사기에 쓰였다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개발만 한 저도 처벌되나요?
A. 만든 프로그램이 정상 서비스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면, 사기 공동정범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직접 속였느냐"가 아니라 "내가 만든 결과물이 무엇을 하는 프로그램인지 알고 있었느냐"입니다. 1심 법원은 예치·반환 기능 없이 관리자 출금 기능만 있는 컨트랙트를 직접 작성한 개발자라면 그 용도를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실관계 — 매일 들어오던 '이자', 입금이 끝나자 8억 원이 사라졌습니다
투자전문업체를 사칭한 조직은 피해자 B에게 전화로 스테이킹 투자를 권유하며 가상화폐 지갑(메타마스크)을 만들어 투자 사이트에 연결하게 했습니다. 지갑에 매일 소액이 '이자'처럼 들어오자 수익이 나는 것으로 믿은 B는 2025년 4월 말 사흘에 걸쳐 약 8억 1,400만 원 상당의 테더코인을 입금했습니다. 입금이 끝난 새벽, 조직은 B가 사이트 연결 과정에서 눌러 준 '승인(approve)' 권한으로 약 8억 400만 원 상당을 조직 지갑으로 한꺼번에 이전했습니다. 피고인 A는 이 조직에서 제작비 1,000만 원과 월 600만 원의 유지·보수비를 약속받고 허위 스테이킹 사이트와 스마트컨트랙트 3점을 만들어 넘겼고, 이더리움 배포 수수료까지 직접 부담했습니다. 법정에서 A는 "범행에 쓰일 줄 몰랐다"며 공모를 부인했습니다.
법적 포인트 — 결과물 자체가 고의를 말해 줍니다
사기의 공모는 명시적 모의가 없어도 순차적·암묵적으로 의사가 합치되면 성립하고, 구체적 기망 방법까지 몰랐더라도 부정되지 않습니다. 미필적 고의 역시 피고인의 진술이 아니라 외부에 드러난 행위의 형태와 상황으로 추단합니다. 법원이 주목한 것은 소스코드였습니다. 컨트랙트의 핵심은 관리자만 호출할 수 있는 출금 함수 하나로, 피해자가 부여한 승인 권한으로 테더코인을 관리자가 지정한 주소로 원하는 만큼 이전하는 기능이었습니다. 스테이킹에 당연히 있어야 할 예치 자산 관리·이율 설정·예치금 반환 기능은 없었습니다. 여기에 신원 확인 없는 텔레그램 의뢰, 착수금 현금 수령, 배포 수수료 자부담, 대금 수령 경위 진술을 세 차례 바꾼 점이 더해져 공모가 인정됐습니다. 이득액은 A가 받은 제작비가 아니라 공모한 범행 전체로 편취된 금액이 기준이어서 5억 원 이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됐습니다.
또 하나의 쟁점은 이더리움 같은 탈중앙화 네트워크에도 '침입죄'가 성립하는가였습니다. A 측은 접근권한을 설정할 서비스제공자가 없다고 다퉜지만, 법원은 다수의 검증자와 노드가 공동으로 거래를 검증하고 원장을 유지하는 구조라면 그 참여자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실질에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타인의 개인키를 훔쳐 코인을 빼가도 처벌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적용 법조 - 형법 제347조의2(컴퓨터등사용사기)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이득액 5억 원 이상 가중) / 형법 제30조(공동정범) /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제48조 제1항·제71조 제1항 제9호(정보통신망 침입) / 소송촉진법 제32조 제1항(배상명령 각하)
꼭 기억하세요 — 피해자가 직접 누른 '승인'도 정당한 접근권한이 아닙니다
피해자 쪽의 흔한 오해는 "내가 승인 버튼을 눌렀으니 내 잘못이고, 블록체인에서 처리된 거래라 어쩔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법원은 외형상 접근 가능한 상태만으로 정당한 접근권한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접근권한이 형성된 경위와 피해자의 인식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B는 "기본설정 값으로 승인을 눌러야 한다"는 안내에 따라, 테더코인 전부를 무제한 이전할 수 있는 권한을 넘긴다는 사실을 모른 채 승인했습니다. 기망으로 받아낸 승인은 피해자의 자유롭고 진정한 의사가 아니므로, 이를 근거로 코인을 이전한 행위는 정당한 접근권한 없는 침입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개발자 쪽의 오해는 "제작비만 받았으니 가볍게 끝난다"는 생각입니다. 이후 범행에 가담하지 않은 점, 범죄수익을 배분받지 않은 점, 초범인 점은 참작됐지만, 8억 원대 조직 범행에서 필수적이고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피해 회복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 반영돼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배상명령신청 각하는 A의 배상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이며, 피해자는 별도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근거 법조 -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제48조 제1항(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 금지) / 형법 제30조(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 각자를 정범으로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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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킹·채굴·재정거래 등 코인 투자 사이트에 지갑을 연결한 뒤 가상자산이 무단 인출돼,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 피해자
외주로 개발한 웹사이트·스마트컨트랙트·프로그램이 범죄에 사용돼 수사 대상이 된 개발자·프리랜서로, 수임 경위·결과물 기능·대금 수령 방식에 관한 초기 진술을 정리해야 하는 경우
텔레그램 등으로 신원 불명의 의뢰인에게서 고액 개발 의뢰를 받아, 어떤 경우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는지 사전에 확인이 필요한 개발자
※ 본 답변은 서울북부지방법원 2026. 7. 23. 선고 2026고합71 판결문에 근거한 일반적 정보 제공용 자료이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위 판결은 1심 판단으로 확정 여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며,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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