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인접한 두 필지 사이의 담장이나 축대가 실제 경계선을 넘어 설치되면서, 이웃 간 분쟁이 소송으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오래된 주택가나 재건축을 앞둔 지역일수록 수십 년 전 측량 오차나 관행적인 시공으로 담장이 경계를 침범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토지 소유자분들 중에는 “담장이 저렇게 서 있은 지 20년이 넘었으니 이제 와서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거나, 반대로 담장을 설치한 쪽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 있었으니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며 안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측량을 해보면 담장이 경계선을 수십 센티미터에서 많게는 1미터 가까이 침범한 사실이 확인되고, 상대방이 철거나 부당이득 반환을 요구하면 “오래 써왔으니 내 땅 아니냐”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경계 침범 사건에서 점유자가 침범 사실을 알면서도 법률상 원인 없이 무단으로 점유를 시작했다면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진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오래 점유했다는 사정만으로 취득시효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침범 경위와 침범 면적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담장이 경계를 침범했을 때 철거와 토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 근거, 상대방이 자주 내세우는 취득시효 항변이 어떤 경우에 배척되는지, 그리고 실제로 절차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담장이 경계를 넘었다면 침범 부분은 철거 대상이 됩니다
소유권은 등기부상 면적이 아니라 실제 경계선을 기준으로 보호받습니다.
민법 제214조는 소유자가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에 대하여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담장이나 축대가 실제 경계선을 넘어 설치되어 있다면, 그 침범 부분은 이웃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에 대한 계속적·유형적 방해에 해당하므로 소유자는 철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담장의 기초 부분이 실제로 상대방 토지를 점유하고 있다면 민법 제213조에 따른 토지 인도청구도 함께 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웃끼리 담장 몇 센티미터 가지고 소송까지 가느냐”는 생각으로 문제 제기를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미루는 동안 상대방의 점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뒤에서 살펴볼 취득시효 문제로 번질 위험이 커지므로, 침범을 인지한 시점에 지적측량으로 사실관계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침범 면적이 지적측량상 오차 범위에 가까울 정도로 극히 미미하고, 상대방이 그 상태로 담장을 설치한 지 오래되었는데도 소유자가 장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특수한 사정이 있다면, 법원이 철거 청구를 권리남용으로 보아 받아들이지 않는 예외적 사례도 있습니다. 그런 만큼 침범 면적과 경위를 객관적 자료로 먼저 확인해 두는 것이 소송의 출발점입니다.
담장이 실제 경계를 침범했다면 그 부분은 이웃 사이의 관행이 아니라 소유권 침해이며, 철거와 토지 인도 청구의 대상이 됩니다.
2. 오래 방치했다고 해서 상대방이 그 땅을 취득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단으로 침범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자주점유의 추정 자체가 깨집니다.
민법 제245조는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자는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하도록 정하고 있고(제1항), 소유자로 등기한 자가 10년간 그와 같이 점유하면 별도의 절차 없이 소유권을 취득하는 등기부취득시효도 인정합니다(제2항). 민법 제197조 제1항은 점유자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하므로, 상대방이 취득시효를 주장하면 처음에는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추정은 무조건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점유자가 점유 개시 당시에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이 없이 그와 같은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무단점유한 것임이 입증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자는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로써 소유의 의사가 있는 점유라는 추정은 깨어졌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즉 담장을 설치할 당시 통상적인 시공 오차 범위를 현저히 넘는 면적을 침범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또는 별도의 매매·사용승낙 등 권원 없이 경계 바깥으로 담장을 넘겨 쌓았다는 사정이 확인되면,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져 취득시효 항변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여지가 큽니다. 침범 당시의 측량 자료, 건축 허가 도면, 이웃 간 합의 여부 등이 이 판단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오래 점유했다는 사정만으로 취득시효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침범 사실을 알면서 시작한 무단점유라면 그 추정 자체가 깨질 수 있습니다.
3. 지적도가 아니라 실제 경계로 다시 확정받을 수 있습니다
지적도 작성 당시의 기술적 착오는 실제 경계선의 효력을 뒤집지 못합니다.
철거 청구의 전제는 “진짜 경계선이 어디인가”를 객관적으로 확정하는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토지의 경계는 지적공부에 등록된 대로 특정되지만, 지적도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기점을 잘못 잡는 등 기술적인 착오가 있었던 경우에는 지적도가 아니라 실제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지적법에 의하여 어떤 토지가 지적공부에 1필의 토지로 등록되면 그 토지의 경계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등록으로써 특정되지만, 지적도를 작성함에 있어 기점을 잘못 선택하는 등의 기술적인 착오로 말미암아 지적도상의 경계가 진실한 경계선과 다르게 잘못 작성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토지의 경계는 지적도에 의하지 않고 실제의 경계에 의하여 확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54761 판결).
같은 판결은 경계확정의 소가 제기되면 법원이 당사자 쌍방의 주장에 구속되지 않고 스스로 진실하다고 인정하는 바에 따라 경계를 확정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담장을 기준으로 오랫동안 사용해 온 경계라도, 지적측량 결과 그것이 진실한 경계와 다르다는 점이 확인되면 그 사용 실태가 아니라 측량 결과가 우선합니다.
실무에서는 한국국토정보공사(LX)나 관할 지적소관청에 경계복원측량을 신청해 현재 담장의 위치와 지적공부상 경계선을 대조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측량 결과 침범이 확인되고도 상대방이 경계 자체를 다투면, 별도로 경계확정의 소를 함께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담장이 오래 서 있었다는 사실보다, 지적측량으로 확인된 진실한 경계선이 우선합니다.
4. 철거뿐 아니라 그동안 사용한 땅에 대한 부당이득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침범 기간 동안의 임료 상당액은 별도의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담장이 경계를 침범해 상대방 토지의 일부를 계속 점유·사용해 왔다면, 그 기간 동안 침범 면적에 상응하는 임료 상당액이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에 해당해 철거 청구와 별도로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감정평가를 통해 침범 면적과 인근 지가·임료 수준을 기준으로 부당이득액을 산정합니다. 다만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일반 채권과 마찬가지로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10년의 소멸시효에 걸리므로, 침범이 오래되었다면 과거 전체 기간이 아니라 소송 제기일로부터 역산한 기간분만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철거 청구와 부당이득 반환청구는 하나의 소송에서 함께 구할 수 있고, 실제로도 병합해 청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거만 구하면 그동안의 사용이익은 별도로 다시 청구해야 하므로, 처음부터 두 청구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5. 측량부터 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지적측량으로 침범 사실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소송의 출발점입니다.
담장 경계 침범 사건은 통상 ①한국국토정보공사(LX)나 관할 지적소관청(수원 지역이라면 수원시청 지적과 등)에 경계복원측량을 신청해 침범 여부와 면적을 확인 → ②측량성과를 근거로 상대방에게 철거와 부당이득 반환을 촉구하는 내용증명 발송 → ③협의가 되지 않으면 관할법원(부동산 소재지가 수원 관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토지인도 및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 제기 → ④소송 중 상대방이 취득시효 항변을 내세우면 침범 경위와 측량 자료로 자주점유 추정이 깨졌음을 다투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상대방이 임의로 철거하지 않으면 대체집행 등 강제집행 절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경계 침범을 확인했다면, 감정적으로 담장부터 걷어내려 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를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지적측량(경계복원측량)을 신청해 담장이 실제 경계선을 침범했는지, 침범 면적이 얼마인지부터 객관적으로 확인합니다.
담장이 언제 설치됐는지, 설치 당시 측량이나 경계 확인 절차가 있었는지 등 침범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설계도면, 건축 허가서류, 이웃 간 대화기록 등)를 수집합니다.
침범 면적과 기간을 기준으로 부당이득 상당액을 계산해, 철거·토지인도 청구와 함께 병합해 청구할지 검토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경계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철거·토지인도 청구와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함께 진행해 실질적인 권리 회복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이웃 간의 경계 분쟁은 “그래도 담 하나 사이에 두고 사는 이웃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문제 제기를 미루다가, 정작 측량과 증거 확보의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침범당한 토지 소유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지적측량으로 침범 사실과 면적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내용증명부터 남겨두는 것이 먼저입니다. 측량성과와 침범 경위에 관한 자료가 쌓일수록 철거 청구와 부당이득 반환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담장을 설치했거나 이를 승계해 사용해 온 쪽 입장에서도 “오래됐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침범 사실을 알았는지, 어떤 경위로 그 자리에 담장이 서게 됐는지에 따라 취득시효 인정 여부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경계 침범을 이유로 철거를 구하는 쪽과, 반대로 취득시효나 권리남용을 주장하며 이를 방어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확보한 측량 자료와 경위 사실이 결론을 좌우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담장 너머로 내 땅이 침범당한 것 같다면, 그게 바로 측량과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담장이 경계를 침범한 지 30년이 넘었는데도 철거를 청구할 수 있나요?
A.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취득시효를 주장하더라도, 침범 사실을 알면서 무단으로 점유를 시작한 경우라면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져 시효 완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침범 경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개별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Q. 침범 면적이 몇 센티미터밖에 안 되는데도 철거가 가능한가요?
A. 원칙적으로 가능하지만, 침범 면적이 매우 미미하고 장기간 이의 없이 방치된 특수한 사정이 있다면 법원이 철거 청구를 권리남용으로 보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적측량으로 정확한 침범 면적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지적도상 경계와 실제 담장 위치가 다르면 어느 쪽이 기준이 되나요?
A. 지적공부상 경계가 원칙이지만, 측량 기술상의 착오로 지적도가 실제와 다르게 작성된 사정이 확인되면 법원은 지적도가 아니라 실제 경계선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Q. 철거 소송과 함께 그동안 침범당한 부분에 대한 사용료도 받을 수 있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토지를 점유·사용한 경우 부당이득반환청구가 가능하며, 통상 침범 면적에 상응하는 임료 상당액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철거 청구와 병합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Q. 이웃이 판결 후에도 담장을 자진해서 철거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철거 및 토지인도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이웃이 임의로 이행하지 않으면, 판결을 근거로 대체집행 등 강제집행 절차를 통해 담장을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받을 수 있습니다.
Q. 담장 침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그동안 몰랐어도 시효가 진행되나요?
A. 진행됩니다. 취득시효는 침범당한 쪽이 그 사실을 알았는지와 무관하게 점유가 개시된 시점부터 진행되므로, 침범 사실을 확인했다면 지체 없이 측량과 내용증명 등 조치를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소송 전에 협의로 해결할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측량 결과를 근거로 철거나 경계 재설치, 침범 부분에 대한 매매나 사용료 지급 등으로 합의하는 경우도 많고, 협의가 어려우면 민사조정을 거쳐 절충안을 찾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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