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군 내 성범죄 사건이 언론에 자주 보도되면서, "우리 아들이 부대에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는데 이거 군사법원에서 재판받는 것 아니냐", "성폭행 피해를 당했는데 신고해도 부대 안에서 조용히 끝나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부쩍 늘었습니다.
특히 가해자로 지목된 쪽에서는 "어차피 부대 안에서 일어난 일이니 군사법원에서, 아는 사람들 선에서 적당히 끝나겠지"라고 안심하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피해를 당한 쪽에서는 "신고해봐야 헌병대에서 대충 무마되고 말 것"이라며 신고 자체를 망설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더 이상 들어맞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민간 경찰이 수사하고, 민간 검찰이 기소하며, 민간 법원이 재판하는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법원은 군인 사이의 성범죄 사건에서도 재판권이 일반 법원에 있다는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고, 폭행·협박이 없는 위력에 의한 추행이나 계급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사건까지도 군형법 조문을 세밀하게 따져 처벌 여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현역 군인이 연루된 성범죄가 왜 군사법원이 아니라 일반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됐는지, 그리고 실제 수사·재판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현역 군인 성범죄는 2022년 7월부터 일반 법원이 재판합니다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성폭력범죄는 군사법원 재판권에서 제외됐습니다.
2021년 9월 24일 공포된 개정 군사법원법(법률 제18465호)은 2022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평시 관할관·심판관 제도를 폐지하고 군사재판의 항소심을 서울고등법원으로 옮기는 동시에, 성폭력범죄와 군인 등이 사망한 사건의 원인이 되는 범죄, 군인 등이 그 신분을 취득하기 전에 저지른 범죄를 군사법원의 재판권에서 완전히 제외했습니다.
군사법원법 제2조는 군형법이 적용되는 사람이 저지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성폭력범죄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범죄에 대해서는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지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부대 안에서, 부대원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하더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만약 검찰이 실수로 군사법원에 공소를 제기했더라도, 군사법원은 재판권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결정으로 사건을 재판권이 있는 일반 법원으로 이송하도록 되어 있어, 성범죄 사건이 군사법원에 그대로 남아 재판받는 경우는 사실상 없습니다.
현역 군인이 저지른 성범죄는 부대 소재지와 무관하게, 군사법원이 아니라 일반 법원이 재판합니다.
2. 수사 단계부터 헌병대가 아니라 민간 경찰·검찰이 담당합니다
재판권만 바뀐 것이 아니라 초동수사 단계부터 민간 수사기관이 맡습니다.
개정 전에는 군인 등의 범죄를 군사경찰이 초동 조사하고 군검찰이 수사·기소하는 구조였지만, 성범죄에 대해서는 2022년 7월 1일 이후 이 흐름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신고를 접수한 군사경찰(헌병)이 있더라도 사건을 자체적으로 종결하지 못하고, 관할 경찰서나 검찰청으로 이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때문에 "부대 안에서 조용히 끝날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신고 즉시 일반 형사사건과 동일한 절차, 즉 고소인·피고소인 조사, 압수수색, 통신·위치 자료 확보 등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부대장에게는 별도로 사고 보고 의무가 있어, 형사 절차와 별개로 지휘계통에도 사건 발생 사실이 함께 보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보고와 형사수사는 서로 다른 트랙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어야 대응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습니다.
2022년 7월 이후 군인 성범죄는 헌병대가 아니라 관할 경찰서·검찰청이 처음부터 수사를 담당합니다.
3. 재판은 일반 법원에서, 적용 법률은 군형법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법원이 재판하는지와 어느 법률을 적용하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여기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재판권이 일반 법원으로 넘어갔다고 해서 적용되는 법률까지 형법으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군형법 적용 대상인 군인 등이라면, 재판은 일반 법원에서 진행되더라도 실체법으로는 여전히 군형법이 적용됩니다.
군형법 제92조는 강간을 5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92조의2는 유사강간을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92조의3은 강제추행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각각 정하고 있고, 제92조의4는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준강간·준강제추행을 각 해당 조문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규정합니다. 일반 형법상 같은 죄명보다 법정형 하한이 높게 설정돼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반면 피해자가 민간인이라면 군형법이 아니라 형법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적용됩니다. 가해자가 현역 군인이라는 사정만으로 군형법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군형법에는 폭행·협박이 없어도 처벌할 수 있는 별도의 추행죄(제92조의6)도 있는데, 대법원 2022. 4. 21. 선고 2019도3047 전원합의체 판결은 군인들 사이의 사적인 공간에서 자발적 합의로 이뤄진 성적 행위까지 이 조항으로 처벌할 수는 없고, 군의 지휘질서나 병영생활을 실질적으로 침해하는 경우에 한해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기존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즉 군인 사이의 사건이라고 해서 모든 성적 접촉이 자동으로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폭행·협박·위계·위력 등 구체적 성립요건을 따져봐야 합니다.
가해자·피해자가 모두 군인이면 재판은 일반 법원에서, 적용 법률은 군형법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계급과 정황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계급상 우월적 지위나 상해·치상 결과가 있으면 형량 하한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군형법상 강간·강제추행 등은 기본 법정형 자체가 형법보다 하한이 높게 설정돼 있는데, 여기에 상관과 부하 사이의 사건처럼 계급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정황이 인정되면 실무상 양형 단계에서 무거운 가중 요소로 작용합니다.
폭행·협박에 그치지 않고 상해나 치상 결과가 발생하면 군형법 제92조의7이 적용되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고,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제92조의8에 따라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해, 결과의 중대성에 따라 형량 구간이 단계적으로 크게 벌어집니다.
또한 미수에 그친 경우에도 군형법 제92조의5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되고, 유죄가 확정되면 죄명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공개고지, 취업제한 등 부수처분까지 함께 검토됩니다. 여기에 파면·강등 등 별도의 군 징계까지 더해지면 실질적인 불이익은 형사처벌 수치보다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계급 차이, 상해 결과, 재범 여부에 따라 형량 하한이 단계적으로 크게 올라갑니다.
5. 신고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신고 직후 확보하는 자료가 이후 수사·재판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현역 군인이 연루된 성범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부대 소재지가 경기 남부권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신고·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및 압수수색 등 증거수집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안이 중하거나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구속 수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부대 지휘계통에도 사고 보고가 함께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형사 절차와 별개로 진급·전보·전역 등 신분상 조치가 동시에 논의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초기 대응 방향을 잘못 잡으면 형사 절차와 군 내부 절차 모두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사건을 인지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 발생 경위, 대화 기록, 근무일지 등 시간·장소를 특정할 수 있는 자료부터 확보합니다.
신고·고소가 접수된 기관(경찰서·검찰청)과 사건 진행 상황, 부대 지휘계통 보고 여부를 함께 파악합니다.
목격자나 관련자 진술을 임의로 접촉해 훼손하지 않도록 하고, 초기 진술 전 변호사와 방향을 상의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군형사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재판권과 적용 법률을 정확히 파악한 상태에서 수사 단계부터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현역 군인이 연루된 성범죄 사건은 "군대 일이니 부대에서 알아서 처리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범죄 피해를 당한 군인 입장에서는 신고가 늦어질수록 초동 증거가 흐려질 수 있으므로, 사건 직후 진술과 정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혐의를 받는 군인 입장에서도 "군대 일이니 대충 넘어가겠지"라는 생각으로 대응을 미루면, 이미 민간 수사기관에서 일반 형사사건과 같은 강도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군형사 사건에서 성범죄 피해를 신고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재판권과 적용 법률을 정확히 짚어내는 것이 사건 초기 대응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현역 군인이 저지른 성범죄는 무조건 일반 법원에서 재판받나요?
A. 네. 2022년 7월 1일 시행된 개정 군사법원법에 따라 성폭력범죄는 군사법원 재판권에서 제외돼, 부대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도 일반 법원이 재판합니다. 만약 군사법원에 공소가 제기됐더라도 재판권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일반 법원으로 이송됩니다.
Q. 피해자와 가해자가 모두 군인이면 형법이 아니라 군형법이 적용되나요?
A. 대체로 그렇습니다. 재판은 일반 법원에서 하지만, 군형법 적용 대상인 사람들 사이의 사건이라면 실체법으로는 여전히 군형법이 적용돼 형법상 같은 죄명보다 법정형 하한이 높게 설정돼 있습니다.
Q. 신고하면 부대 안에서 조용히 처리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2022년 7월 이후로는 헌병대가 사건을 자체 종결하지 못하고 관할 경찰서·검찰청으로 이첩하는 것이 원칙이라, 신고 즉시 일반 형사사건과 같은 절차로 수사가 진행됩니다.
Q. 형사처벌과 별개로 군 징계도 받게 되나요?
A. 그렇습니다. 형사 절차와 별개로 지휘계통 보고와 징계 절차가 함께 진행될 수 있고, 유죄가 확정되면 파면·강등 등 신분상 불이익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Q.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군형법에는 폭행·협박이 없어도 위계·위력이나 계급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이 별도로 있습니다. 다만 사적 공간에서의 자발적 합의는 군기 침해가 없는 한 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판례 흐름입니다.
Q. 수사·재판 도중 전역하면 사건은 어떻게 되나요?
A. 성범죄는 애초에 재판권이 일반 법원에 있으므로, 수사·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전역해 군인 신분을 벗더라도 관할이 다시 바뀌지 않고 그대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변호사는 어느 단계에서 선임하는 것이 좋나요?
A. 신고·고소 직후, 늦어도 첫 경찰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재판권과 적용 법률을 정확히 짚어야 이후 수사·재판 대응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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