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아서 산 부동산 계약을 사기 취소로 무를 수 있나요
속아서 산 부동산 계약을 사기 취소로 무를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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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아서 산 부동산 계약을 사기 취소로 무를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등기부에는 나타나지 않는 권리관계나 눈에 띄지 않는 하자를 숨긴 채 부동산을 매도하고, 매수인이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사기성 거래 분쟁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매도인·중개인 중에는 “계약서에 도장만 받으면 끝이다”, “등기 이전까지 마치면 이제 와서 문제 삼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하자나 권리관계를 숨긴 채 거래를 마무리한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매수인이 뒤늦게 진실을 알고 “속아서 계약했다”며 취소와 원상회복을 요구하면, 상황은 이들의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갑니다.

최근 대법원은 부동산 거래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상 고지의무를 폭넓게 인정하며, 말하지 않은 것, 즉 침묵도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가 될 수 있다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등기까지 마쳤다는 사정만으로는 취소를 막을 수 없습니다.

아래에서는 속아서 산 부동산 계약을 사기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는 요건, 그리고 취소권을 행사할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속아서 산 부동산 계약도 사기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습니다

기망행위로 착오에 빠져 맺은 계약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민법 제110조는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매매에서 이 조항이 적용되려면 ①상대방의 기망행위, ②그로 인한 매수인의 착오, ③그 착오와 계약 체결 사이의 인과관계, ④기망행위가 사회통념상 신의성실 원칙에 반할 정도의 위법성을 갖출 것, 이 네 가지가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착오와 인과관계는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 가격에, 혹은 이 조건으로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로 판단됩니다. 실제 시세보다 부풀려진 금액에 계약했더라도, 그것이 기망 때문인지 단순한 판단 착오인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취소가 인정되면 그 계약은 소급하여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취급됩니다. 이는 계약의 이행을 전제로 하는 채무불이행 해제와는 전혀 다른 결과이고, 이미 등기 이전과 잔금 지급까지 마쳤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속아서 산 부동산 계약은, 기망과 착오 사이의 인과관계만 인정되면 등기 이전 여부와 관계없이 민법 제110조에 따라 취소할 수 있습니다.


2. 권리관계나 하자를 숨긴 것도 기망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말하지 않은 것도, 고지의무가 있었다면 기망행위입니다.

부동산 사기 취소 상담에서 실제로 문제되는 유형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근저당권·가압류·유치권 등 등기부에 드러나는 권리관계를 계약 직전 새로 설정하거나 숨긴 경우, 실제 면적·용도·건축물 현황을 계약서와 다르게 고지한 경우, 누수·균열·붕괴 위험 등 중대한 하자를 알면서도 숨긴 경우, 그리고 존재하지 않거나 무산된 개발계획을 있는 것처럼 안내해 매수를 유도한 이른바 기획부동산성 거래입니다.

이 중 상당수는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물어보지 않으니 굳이 말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런 침묵도 신의성실 원칙상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면 기망행위로 평가합니다.

아파트 분양자에게 신의성실의 원칙상 분양계약자들에게 그 아파트 인근에 공동묘지가 조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고지할 의무가 인정되는 경우,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므로 분양계약자들은 기망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취소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4다48515 판결).

이 법리는 아파트 분양뿐 아니라 일반 매매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거래 상대방이 그 사정을 고지받았다면 계약에 임하지 않았을 관계가 인정되는 한, 매도인·중개인은 사전에 이를 알릴 의무를 부담하고 이를 어기면 기망행위가 성립합니다. 비슷한 취지로 대법원 1973. 10. 23. 선고 73다268 판결도, 매수인이 매도인의 기망으로 타인의 물건을 매도인 소유로 알고 매수했고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매수하지 않았을 사정이 있다면 민법 제110조에 따라 취소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등기부·건축물대장에 드러나지 않는 사정이라도, 고지의무가 인정되는 한 숨기고 판 것 자체가 기망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3. 취소하면 계약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되고, 낸 돈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취소의 효과는 소급합니다 — 원상회복과 손해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141조에 따라 취소된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였던 것으로 봅니다. 매수인은 지급한 매매대금과 이에 대한 이자를, 매도인은 이전받은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와 목적물의 반환을 서로 원상회복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취소만으로는 회복되지 않는 중개수수료, 취득세·등록세, 이사·인테리어 비용 등 부대손해가 있다면 별도로 배상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취소권에는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민법 제146조는 취소권을 추인할 수 있는 날, 즉 기망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둘 중 하나라도 지나면 취소권 자체가 소멸하므로, 의심이 든다면 시간을 끌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취소권은 기망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계약일로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하며, 그 안에서는 원상회복과 손해배상을 함께 구할 수 있습니다.


4. 계약 취소와 별개로 사기죄 형사 고소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민사 취소와 형사 처벌은 별개의 절차이며, 판단 기준도 서로 다릅니다.

부동산을 속여서 판 행위는 민사상 취소 사유일 뿐 아니라,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에도 해당할 수 있습니다. 사기죄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편취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민사상 취소는 기망·착오·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성립하는 반면, 형사상 사기죄는 여기에 더해 매도인에게 처음부터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까지 검사가 입증해야 합니다. 그래서 민사 취소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형사 고소가 무혐의로 끝나는 경우가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두 절차가 서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 고소로 확보되는 수사 기록과 진술은 민사상 취소·손해배상 소송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실무적으로는 병행하는 편이 회수에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5. 취소 의사표시부터 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내용증명 발송부터 소송까지, 초기 자료 정리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속아서 계약한 사실을 알게 됐다면 통상 ①내용증명으로 계약 취소 의사표시와 원상회복을 통지 → ②협의가 되지 않으면 민사소송(부당이득반환·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 관할 수원지방법원)을 제기하고, 형사 고소를 함께 진행한다면 관할 경찰서(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장을 접수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속았다는 의심이 든다면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계약서와 특약사항,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에 어떤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등기부등본·건축물대장·토지이용계획확인서 등 공적 장부를 실제 현황과 대조합니다.

  3. 고지받지 못한 사정에 관한 문자·통화 녹취·광고자료 등 기망 정황을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부동산 사기 취소·손해배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취소·원상회복과 형사 고소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부동산 거래는 금액이 크다 보니,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제 와서 계약을 되돌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아서 계약을 맺은 매수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어떤 사정을 고지받지 못했는지, 그리고 그 사정을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계약서, 공적 장부, 중개 과정의 대화 기록이 쌓일수록 취소소송과 형사 고소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고지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사기로 의심받는 매도인·중개인 입장에서도 “물어보지 않아서 말하지 않았다”는 항변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 고지의무가 인정되는 사정이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부동산 거래에서 속아서 계약한 쪽과, 반대로 기망을 의심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취소권 행사기간이 남아 있는 지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등기까지 마쳤는데도 취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등기 이전이 끝났어도 기망과 착오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민법 제110조에 따라 취소할 수 있고, 취소하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도 함께 구할 수 있습니다.

Q. 매도인이 아니라 중개인이 속인 경우도 취소할 수 있나요?

A. 계약 상대방인 매도인의 기망은 곧바로 취소 사유가 되지만, 제3자인 중개인의 기망은 매도인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만 취소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10조 제2항).

Q. 취소권은 언제까지 행사해야 하나요?

A. 기망 사실을 안 날, 즉 추인할 수 있게 된 날로부터 3년,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민법 제146조). 둘 중 하나라도 지나면 취소권은 소멸합니다.

Q. 하자담보책임을 주장하는 것과 사기 취소, 어느 쪽이 유리한가요?

A.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하자담보책임은 하자를 안 날로부터 인정되는 기간이 더 짧을 수 있는 반면, 사기 취소는 원상회복과 함께 불법행위 손해배상까지 구할 수 있어 기망 입증이 가능하다면 더 폭넓은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Q. 취소소송과 사기죄 형사 고소를 같이 진행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 고소로 확보되는 수사 기록이 민사 취소·손해배상 소송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행하는 편이 실무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Q. 형사에서 무혐의가 나오면 민사 취소도 어려워지나요?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형사상 사기죄 성립과 민사상 취소 요건은 판단 기준이 서로 달라, 형사 무혐의가 나오더라도 민사 취소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Q. 계약금만 냈고 잔금을 치르지 않았는데도 취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오히려 잔금 지급 전에 기망 사실을 알았다면 계약금 반환은 물론 잔금 지급 의무 자체에서 벗어날 수 있어 대응이 더 수월한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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