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토지에서 폐기물이 나왔는데 매도인에게 처리 비용 청구되나요
산 토지에서 폐기물이 나왔는데 매도인에게 처리 비용 청구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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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소유권 등

산 토지에서 폐기물이 나왔는데 매도인에게 처리 비용 청구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토지를 매수한 뒤 건축이나 조경 공사를 위해 땅을 파다가, 예전에 누군가 몰래 묻어 놓은 폐콘크리트나 폐합성수지, 생활쓰레기 더미가 그대로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상담을 하다 보면 매도인 쪽에서 “이미 등기까지 넘겼는데 그 다음에 땅에서 뭐가 나오든 내 책임은 아니다”, “나도 몰랐던 일이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처리비용 청구를 거절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런데 막상 매수인이 소송을 제기하면, 이런 항변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매매 목적물인 토지에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경우 이를 매매목적물이 통상 갖출 것으로 기대되는 품질이나 상태를 갖추지 못한 하자로 명확히 판단하고 있습니다. 토지 매매라는 이유로 담보책임의 예외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처리비용 자체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어 분쟁의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매수한 토지에서 폐기물이 발견됐을 때 매도인에게 어떤 법적 근거로 처리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지, 매도인이 직접 묻지 않은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청구 전에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토지에 매립된 폐기물은 매매 목적물의 법적인 하자에 해당합니다

거래통념상 기대되는 상태를 갖추지 못한 토지는 그 자체로 하자담보책임의 대상이 됩니다.

민법 제580조는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손해배상 등 담보책임을 지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하자’는 매매의 목적물이 거래통념상 기대되는 객관적인 성질이나 성능을 갖추지 못한 경우, 또는 계약 당사자가 특별히 예정하거나 보증한 성질을 갖추지 못한 경우를 말합니다.

토지 매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땅속에 폐기물이 묻혀 있다면 그 토지는 밭으로 경작을 하든 건물을 짓든 통상 기대되는 상태를 갖추지 못한 것이어서 하자로 평가됩니다. 실제로 국가로부터 토지를 매수한 사람이 건축을 위해 굴착공사를 하다가 지하 1~2m 깊이에서 폐합성수지·폐콘크리트 등 약 331t의 폐기물을 발견하고 처리비용을 지출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 폐기물 매립 사실이 하자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판단했습니다.

토지에 위와 같은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것은 매매 목적물이 통상 갖출 것으로 기대되는 품질이나 상태를 갖추지 못한 하자에 해당하므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하자담보책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폐기물 처리비용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21. 4. 8. 선고 2017다202050 판결).

이 사건에서 매도인은 토지의 지목을 ‘전(밭)’으로 이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밭으로 이용하더라도 굴착이 이루어질 수 있고 폐기물의 위치·수량에 비추어 경작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아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즉 매매 계약 당시 예정했던 용도가 무엇이었는지와 무관하게, 폐기물이 묻혀 있다는 객관적 상태 자체가 하자로 평가된다는 것입니다.

땅속에 묻힌 폐기물은 매매 당시 용도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 매매 목적물의 하자이며, 매도인은 이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합니다.


2. 매도인이 몰랐다고 주장해도 하자담보책임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하자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고의·과실을 묻지 않는 법정책임입니다.

실무에서 매도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항변은 “나도 그 땅에 폐기물이 묻혀 있는 줄 몰랐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민법 제580조의 하자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고의나 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무과실책임입니다. 매도인이 폐기물 매립 사실을 알았는지, 알 수 있었는지는 책임 성립 여부를 좌우하지 않습니다.

대신 법은 매수인 쪽의 사정을 봅니다. 매수인이 계약 체결 당시 하자, 즉 폐기물이 묻혀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담보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민법 제580조 제1항 단서). 반대로 계약 당시 폐기물의 존재를 알 수 없었고 이를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었다면, 매도인이 몰랐다는 사정과 무관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의 범위도 실제로 지출했거나 지출해야 하는 폐기물 처리비용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앞서 본 사건에서도 매수인이 약 5개월에 걸쳐 폐기물 처리에 지출한 6천만 원 상당의 비용 전액이 손해로 인정됐고, 법원은 매도인 측이 제기한 손해배상 제한 주장도 매수인에게 하자를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사정이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매도인이 폐기물 매립 사실을 몰랐다는 사정은 책임을 면하는 근거가 되지 못하며, 매수인이 계약 당시 하자를 몰랐고 몰랐던 데 과실이 없었다면 처리비용 전액을 손해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매도인이 직접 묻지 않았거나 손바뀜이 여러 번 있었어도 책임을 물을 길이 있습니다

폐기물을 매립한 전 소유자는 현재의 소유자에게도 불법행위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폐기물이 지금의 매도인이 아니라 그 이전 소유자가 묻은 것이라면 어떨까요. 매도인은 “나도 산 땅인데 왜 나한테 책임을 묻느냐”고 항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지금의 매도인을 상대로는 하자담보책임·채무불이행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반면, 실제로 폐기물을 매립한 예전 소유자에게 별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문제 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문제에 정면으로 답했습니다. 토지 소유자가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하고도 이를 처리하지 않은 채 그 토지를 거래에 제공해 유통되게 했다면, 그 이후 토지를 전전 취득한 현재 소유자에 대해서도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 번 손바뀜이 있었더라도, 폐기물을 매립한 당사자가 직접 계약관계에 있지 않은 현재 소유자에게까지 책임을 진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토지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토지에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하였음에도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토지를 거래에 제공하는 등으로 유통되게 하였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거래의 상대방 및 토지를 전전 취득한 현재의 토지 소유자에 대한 위법행위로서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09다66549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이 경우 청구 상대방과 청구 원인을 잘 구분해야 합니다. 지금 계약을 맺은 매도인에게는 하자담보책임·채무불이행책임을, 실제로 폐기물을 매립한 예전 소유자에게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책임을 각각 물을 수 있습니다. 매립 시점과 매립 주체를 특정할 수 있는 자료, 즉 토지 이용 이력이나 항공사진, 개발행위허가 기록 등을 확보해두면 상대방을 특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폐기물을 실제로 매립한 사람은 여러 번 손바뀜이 있었더라도 현재 소유자에 대해 불법행위책임을 질 수 있어, 지금의 매도인뿐 아니라 매립 당사자를 상대로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4. 하자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을 함께 검토해야 청구기간에서 불리해지지 않습니다

하자담보책임은 안 날로부터 6개월 안에 행사해야 하는 짧은 제척기간이 있습니다.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때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이 청구기간입니다. 민법 제582조는 하자담보책임에 따른 권리를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안에 행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폐기물을 발견하고도 처리 여부를 고민하며 시간을 끌다가 이 기간을 넘기면, 하자담보책임 자체를 주장할 수 없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위험을 보완해주는 것이 채무불이행책임입니다. 대법원은 매매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은 별개의 권원으로 경합적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했고(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1586 판결 참조), 앞서 본 2017다202050 판결도 이 법리를 그대로 확인하며 매수인이 폐기물 처리비용을 민법 제390조에 따른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도 있고, 민법 제580조에 따른 하자담보책임으로 청구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일반채권과 마찬가지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6개월의 제척기간을 넘긴 경우라도 채무불이행 구성으로 청구할 여지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계약서에 “현 상태 그대로 매매하며 하자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특약이 있더라도, 매도인이 폐기물 매립 사실을 알고도 고지하지 않았다면 민법 제584조에 따라 그 특약만으로는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폐기물을 발견했다면 6개월의 제척기간 안에 하자담보책임을 먼저 검토하되, 시간이 지났거나 손해액이 큰 경우 채무불이행책임까지 함께 검토해야 청구권을 온전히 지킬 수 있습니다.


5. 폐기물 처리비용 청구, 확인부터 소송까지 이렇게 진행됩니다

본격적인 청구에 앞서 매립 규모와 처리비용부터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폐기물이 발견되면 감정적으로 항의부터 하기보다, ①매립 규모와 종류를 확인하기 위한 굴착·시료 조사 → ②폐기물 처리업체를 통한 정식 처리비용 견적 및 실제 처리 → ③매도인에게 내용증명으로 처리비용 지급을 청구 → ④매도인이 거부하면 관할 법원(예컨대 수원 소재 토지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순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폐기물 방치가 환경상 위해를 일으킬 정도라면 관할 행정관청(수원시 등)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소유자에게 제거 조치를 명할 수도 있습니다.

소송으로 가기 전에 아래 순서로 자료를 정리해두면 청구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1. 폐기물이 매립된 위치·깊이·종류·물량을 사진과 조사보고서로 객관적으로 기록해둡니다.

  2. 처리업체의 견적서와 실제 처리비용 영수증, 계약서를 빠짐없이 보관해 손해액을 증빙합니다.

  3. 매매계약서와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를 확인해 매도인이 폐기물 존재를 알았거나 고지했는지 관련 정황을 찾아둡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부동산 매매 하자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하자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매립 당사자에 대한 별도의 불법행위책임까지 함께 물을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처리비용을 실제로 회수할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매수한 토지에서 폐기물이 나오면, 이미 소유권 이전과 잔금까지 다 끝난 상태라 “이제 와서 무를 수도 없고 그냥 내가 떠안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리비용을 떠안게 된 매수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폐기물의 매립 시점과 물량, 처리비용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매도인 입장에서도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계약 당시 실제로 고지했는지, 매수인이 하자를 알 수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저는 토지·건물 매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하자 분쟁을 매수인과 매도인 양쪽 입장에서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폐기물 사건이라도 어떤 청구권을 어떤 순서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폐기물 처리비용 청구는 6개월의 제척기간이 걸려 있는 만큼, 발견 즉시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폐기물을 발견한 지 1년이 다 됐는데 이제 청구해도 되나요?

A. 하자담보책임의 6개월 제척기간은 이미 지났을 가능성이 높지만, 민법 제390조에 따른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권은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이 구성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부터 검토해야 합니다.

Q. 매매계약서에 “현 상태 그대로 매매하며 하자담보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써 있으면 청구할 수 없나요?

A. 그런 특약이 있어도 매도인이 폐기물 매립 사실을 알고도 고지하지 않았다면 민법 제584조에 따라 그 특약만으로는 책임을 면하지 못합니다. 매도인의 인식 여부를 밝히는 것이 관건입니다.

Q. 폐기물을 묻은 사람이 지금 매도인이 아니라 그 이전 소유자인데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에 따르면 폐기물을 매립한 전 소유자는 여러 번 손바뀜이 있었더라도 현재 소유자에 대해 불법행위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 매립 당사자를 특정해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처리비용이 땅값보다 커도 전액 청구할 수 있나요?

A. 실제 처리에 들었거나 들어야 하는 정당한 비용이라면 원칙적으로 전액이 손해로 인정됩니다. 다만 처리 방법이나 규모가 과다하다고 볼 사정이 있으면 다툼의 소지가 있으므로, 처리업체 견적과 실제 처리 내역을 객관적으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매도인이 “나도 몰랐다”고 하면 소송에서 불리해지나요?

A. 하자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고의·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 무과실책임이므로, 매도인이 몰랐다는 사정만으로는 책임을 면하지 못합니다. 다만 매수인 쪽이 계약 당시 하자를 알았거나 과실로 몰랐다면 청구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Q. 폐기물 처리를 다 마친 후에 청구해도 되나요, 처리 전에 청구해야 하나요?

A. 처리 전후 모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처리 전이라면 예상 처리비용 견적을, 처리 후라면 실제 지출한 처리비용 영수증을 손해액 입증자료로 활용하면 됩니다.

Q. 폐기물 방치가 심각한 경우 소송 외에 다른 방법도 있나요?

A. 환경상 위해가 우려되는 정도라면 관할 행정관청에 신고해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제거 조치명령을 유도하는 방법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는 민사 청구와 별개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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