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약금, 24시간 안에 취소하면 돌려받나요?
가계약금, 24시간 안에 취소하면 돌려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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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약금, 24시간 안에 취소하면 돌려받나요? 

윤상현 변호사


들어가며

"좋은 매물이라 금방 나갑니다. 일단 가계약금부터 넣어 두시죠." 이 말에 수백만 원을 보냈다가 사정이 생겨 돌려달라고 하면 집주인은 "계약을 파기했으니 못 준다"고 하고, 중개인은 "법적으로 어쩔 수 없다"며 물러섭니다. 계약서에 도장도 찍지 않았는데 정말 한 푼도 못 받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돌려받을 수 있는지는 '24시간'이 아니라 계약이 성립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내 사례가 어느 쪽인지 바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Q. 보낸 지 24시간이 안 지났는데, 취소하면 돌려받을 수 있죠?

아닙니다. '24시간 이내 환불'은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속설입니다. 우리 법 어디에도 가계약이나 가계약금이라는 제도는 없고, 취소 가능한 시한을 정한 조문도 없습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돈에 붙인 이름이 아니라 오직 계약이 성립했는가 하나입니다. 대법원은 매매 목적물, 매매대금, 지급 시기 같은 본질적이거나 중요한 사항에 관해 구체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으면 계약이 성립한다고 봅니다. 뒤집어 말하면, 정식 계약서를 쓰지 않았어도 문자나 통화로 이런 사항이 특정됐다면 계약은 이미 성립한 것이고, 그때부터 가계약금은 사실상 계약금의 일부로 취급됩니다. 보낸 지 한 시간이 지났든 하루가 지났든 결론은 같습니다.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5다39594 판결 — 계약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는 있어야 한다.

Q. 문자로 조건을 주고받고 "동의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못 돌려받나요?

단순 변심이라면 돌려받기 어렵습니다. 해약금 법리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매매가 10억, 계약금 1억, 잔금 12월 30일'처럼 구체적 조건이 오간 뒤 동의 의사를 밝혔다면 계약은 성립한 상태입니다. 민법 제565조는 계약금 등이 교부된 경우 이행 착수 전까지 교부한 사람은 이를 포기하고, 받은 사람은 배액을 돌려주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매수인이 마음을 바꾸면 보낸 돈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가 더 무겁습니다. 가계약금은 보통 '계약금 1억 중 우선 500만 원'처럼 약정 계약금의 일부로 지급되는데, 대법원은 이 경우 해약금의 기준이 실제 오간 500만 원이 아니라 약정한 계약금 전액이라고 봅니다(2014다231378). 보낸 500만 원만 포기하고 가볍게 빠져나올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알고 대응해야 합니다. 반대로 매도인이 파기하는 경우라면 같은 기준으로 배액 상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565조(해약금) 제1항 — 매매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 당시에 금전 기타 물건을 계약금, 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상대방에게 교부한 때에는 당사자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Q. 매물을 잡아 두려고 돈만 먼저 보냈습니다. 조건 얘기는 없었는데요?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계약이 성립하지 않았으니 상대방이 받은 돈은 부당이득입니다. 매매대금 총액이나 지급 시기에 대한 합의가 없었거나, 조건이 오갔더라도 동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면 계약은 성립하지 않은 것입니다. 계약이 없는데 상대방이 돈을 쥐고 있을 법률상 원인도 없으므로 민법 제741조에 따라 반환을 청구합니다. 다만 상대방은 "구체적으로 합의된 계약이었다"고 주장할 것이므로, 이 소송의 실질은 계약 불성립을 입증하는 싸움입니다. 그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증거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와 통화 녹취입니다. 중개인과 나눈 대화, 송금 직전의 메시지, 조건이 언급됐는지 여부를 하나도 지우지 말고 그대로 보존하시기 바랍니다.

민법 제741조(부당이득의 내용) —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

Q. 상대방이 "법대로 하라"며 버팁니다. 소송부터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내용증명, 필요하면 가압류를 먼저 하고 소송은 마지막입니다. 가계약금 반환은 민사 절차라, 이겨도 그 사이 상대방이 돈을 써 버리거나 재산을 처분하면 회수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먼저 내용증명으로 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는 점과 반환을 구한다는 의사를 기록으로 남기고, 상대방 재산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면 부동산 가압류로 묶어 둔 뒤 소송으로 갑니다. 실제로는 내용증명 단계에서 심리적 부담을 느껴 돈을 돌려주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목적은 소송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돈을 실제로 돌려받는 것이므로, 소송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사안이라면 그 전에 마무리하는 편이 시간과 비용 모두에서 낫습니다.

꼭 기억하세요

가계약금의 운명은 '24시간'이 아니라 계약 성립 여부가 정합니다. 목적물, 대금, 지급 시기가 문자로라도 특정되고 동의했다면 해약금 법리로 돌려받기 어렵고, 그 기준은 보낸 돈이 아니라 약정 계약금 전액입니다. 조건 합의 없이 돈만 보냈다면 부당이득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결국 문자와 녹취가 증명하므로, 아직 입금 전이라면 '일단 넣어 두라'는 말에 서두르지 말고 조건부터 확인하시고, 이미 분쟁 중이라면 감정적으로 다투기보다 대화 기록부터 그대로 보존하시기 바랍니다. 문자 한 통, 송금 한 번이 법적으로는 계약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은 상담이 필요합니다

  • 가계약금을 보냈는데 집주인이나 중개인이 "계약 파기라 못 돌려준다"고 버티는 분

  • 문자로 조건이 오간 상태라 계약이 성립했는지 아닌지 스스로 판단이 서지 않는 분

  • 내용증명을 보냈는데도 반응이 없어 가압류·소송으로 회수 절차를 밟으려는 분


※ 위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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