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아파트에서 생활하다 보면 이웃 간 소음 문제를 한 번쯤 경험하게 됩니다.
층간소음뿐만 아니라 옆집에서 들리는 생활소음, 늦은 시간의 문 여닫는 소리, 가구를 끄는 소리, 발걸음 소리처럼 사소한 소음이 반복되면서 이웃 간 갈등으로 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잠을 자려는 순간마다 쿵 하는 소리가 들리고, 어렵게 잠이 들었다가 다시 깨는 일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부터는 소리가 언제 또 날지 신경을 곤두세우게 됩니다. 수면 부족이 쌓이면서 직장생활이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받고, 이웃에 대한 감정도 점점 격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통계를 보면 전화상담 접수 건수는 2023년 36,435건, 2024년 33,027건, 2025년에도 32,662건에 달했습니다. 2012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된 전화상담만 39만 건을 넘습니다.
명절처럼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시기에는 상담 건수도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환경부가 최근 3년간 추석 전후의 상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연휴 직후 1주일간 층간소음 상담 건수가 연휴 직전보다 15퍼센트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관리사무소에 이야기하거나 이웃에게 조심해 달라고 부탁하는 정도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우리 집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소음은 계속된다면 어떨까요.
답답한 마음에 직접 이웃집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행동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형사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주거지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접근하는 등의 행위가 반복되는 경우 스토킹처벌법 위반이 문제될 수 있고, 이웃집 현관 부근에 접근한 행위를 두고 주거침입까지 함께 문제 삼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아파트 복도나 현관 앞에서 분쟁을 하던 도중 모욕죄, 협박죄, 폭행죄로 서로 고소를 하게 되기도 하고,
층간소음으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하여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하기도 하며,
심지어 퇴거 요구를 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층간소음은, 공동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복잡하고 골치아픈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사건은 아파트 소음 문제를 해결하려다 이웃으로부터 주거침입 및 스토킹 혐의로 신고를 당한 의뢰인을 수사단계부터 변호하여, 최종적으로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아낸 사례입니다.
1. 사건 개요
※ 블로그에 기재된 사례들은 모두 의뢰인 보호를 위하여 세심하게 각색됩니다.
의뢰인 A씨는 40대 중반의 여성으로 가족과 함께 한 아파트에서 수년째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한 형사문제 없이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며 지내오던 분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로 옆 세대에 새로운 이웃 B씨 가족이 이사를 왔습니다.
문제는 그 무렵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늦은 밤이나 새벽이 되면 옆 세대 방향에서 반복적으로 생활소음이 들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공동주택에서 생활하다 보면 어느 정도의 생활소음은 서로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간대에 소음이 계속되면서 A씨는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다음 날 일상생활을 하는데도 영향을 미쳤고, 직장에서도 업무 효율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급기야 스트레스가 쌓인 A씨는 위장장애가 생겼고, 병원에도 다니게 되었습니다.
A씨가 처음부터 B씨의 집을 찾아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최대한 조심스럽게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했습니다.
먼저 손편지를 작성하여 소음 때문에 잠을 이루기 어렵다는 사정을 설명하고 늦은 시간에는 조금만 주의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편지만 두기에는 너무 항의하는 것처럼 보일까 걱정되어 과일 선물도 함께 놓아두었습니다.
A씨의 편지 문구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정도의 표현이었지만, B씨는 그 편지가 사생활 침해이고 협박처럼 보인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층간소음을 낸 적이 전혀 없다면서, A씨를 무고로 고소하겠다고 항의해왔습니다.
(물론, 이 경우가 형법상 무고죄에 해당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 이후 A씨는 직접 찾아가 따지기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그럼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A씨는 다시 관리사무소에 상황을 설명했고, 양측 사이에는 관리사무소를 통한 간접적인 의사소통이 이어졌습니다.
며칠 뒤 늦은 밤, A씨는 다시 소음을 듣게 되었습니다.
A씨는 소음의 출처가 어디인지 그 근원을 찾아보기로 했고, 복도로 나가 소리가 어느 방향에서 들리는지를 확인했습니다. 소음이 나는 곳은 B씨의 집이라고 판단되는 상황이었습니다.
A씨는 옆집 현관문 앞에서 잠시 소리를 확인한 뒤 B씨에게 소음을 조금만 줄여 달라고 이야기하기 위해 현관문을 몇 차례 두드렸습니다.
그 결과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B씨는 A씨를 경찰에 신고하고, 곧이어 형사 고소까지 했습니다. 고소 내용은, 위협적인 내용의 종이쪽지를 전달하고, 붙이고, 새벽에 무섭게 문을 두드리고, 관리사무소를 통해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내는 것으로 주거침입과 스토킹을 했다는 것입니다.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해오던 A씨로서는, 자신이 어느 순간부터 ‘스토킹 피의자’가 되어 있었다는 것에 엄청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A씨는 경찰 조사를 앞두고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2. 서아람 변호사의 조력
이 사건에서 가장 경계해야 했던 것은 단순히 “저는 스토킹할 생각이 없었습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었습니다.
형사사건에서 자신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혐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스토킹 사건에서는 상대방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꼈다고 주장하고, 현관문 부근에 접근한 장면까지 방범영상에 남아 있다면 피의자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피의자가 상대방 주거지 현관문 앞을 찾아가 문을 두드린 행위 자체는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의뢰인에게 불리해 보이는 행동 자체를 억지로 부인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방문 사실은 솔직하게 인정하되, 그 행동이 이루어지기까지의 전체적인 맥락을 수사기관에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래 스토킹 사건에서는 특정 장면 하나만 떼어놓고 보면 피의자에게 매우 불리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늦은 밤 한 사람이 이웃집 현관문 앞에 서 있고, 현관 가까이에서 소리를 확인하고, 문을 여러 차례 두드리는 장면만 본다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수개월전부터 있었던 사건들의 맥락 말입니다.
‘이웃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다가 심야에 찾아간 사람’과 ‘수개월간 이어진 소음 문제를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해결하려다가 특정한 날 한 차례 현관 앞에서 소음을 확인한 사람’은 전혀 다르게 평가되어야 정당합니다.
상대방은 소음의 출처가 자신의 집이라는 것을 부인했고, 실제로 소음이 나고 있는 순간에 소음의 출처를 확인해야 정확하게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뢰인은 복도로 나가서 소음을 따라갔던 것입니다.
물론 법률적으로, 층간소음이 난다고 해서 언제든지 상대방의 주거지를 찾아가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의뢰인이 왜 그날 그 장소에 있었는지, 상대방을 감시하거나 괴롭힐 의도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데에는 매우 중요한 정황이었습니다.
저는 경찰 조사를 준비하면서 이 부분을 의뢰인이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사실관계를 세밀하게 정리했습니다.
아울러 반복적인 접근이 아니었다는 점도 분명하게 했습니다.
스토킹이라고 하면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지속성과 반복성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의뢰인이 상대방의 현관 앞으로 직접 찾아간 것은 사건 당일 한 차례였습니다.
그 외에는 보통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 의사표현을 했던 것입니다.
가령 상대방이 ‘위협이고 협박이고 무고다’라고 주장하는 쪽지의 내용 또한, 법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한 문장 한 문장 별로 분석하여 소명하였습니다.
또한 의뢰인이 아무런 이유 없이 상대방의 집을 찾아가거나 반복적으로 쪽지를 남긴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만약 실제 소음이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특정 이웃이 소음을 낸다고 생각하여 계속 항의하고 현관 앞까지 찾아갔다면, 수사기관에서는 의뢰인의 행동을 상대방에 대한 집착이나 일방적인 괴롭힘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단순히 “의뢰인이 층간소음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상당한 기간 동안 소음이 발생해 왔다는 사실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보여주는 데 주력했습니다. 가령, 실제 층간소음을 녹음해둔 파일과 그에 대한 데시벨 측정 자료,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했던 내역과 위장병과 스트레스 관련 진단서 등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의뢰인이 아무런 근거 없이 특정 이웃에게 집착하여 쪽지를 보내고 새벽에 현관 앞까지 찾아간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지속되어 온 생활소음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일련의 행동을 하게 된 것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했습니다.
결국 이러한 객관적인 자료들은 의뢰인의 행동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그리고 상대방을 괴롭히려는 스토킹 목적의 행동이었는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에서 스토킹 혐의 못지않게 주의해서 대응해야 했던 부분이 바로 주거침입 혐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집 안으로 들어간 것도 아닌데 어떻게 주거침입이 되느냐.”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반드시 상대방의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야만 주거침입죄가 문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서도 구체적인 구조와 이용관계, 접근한 장소와 방법에 따라 현관 앞 복도 등 주거에 밀접한 공간에 들어간 행위가 주거침입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 사건은 의뢰인이 늦은 새벽에 상대방의 현관문 바로 앞까지 가서 문을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두드린 사실이 있었습니다.
이 장면만 따로 놓고 보면 수사기관에서도 상대방의 주거 평온을 침해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여지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단순히 “집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다.”는 주장에 그치지 않고, 의뢰인의 행동이 실질적으로 상대방의 주거 평온을 해하는 행위가 아니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우선 의뢰인이 머물렀던 장소는 의뢰인 역시 자신의 집으로 출입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아파트의 공용복도였습니다.
의뢰인은 상대방의 현관문을 열거나 문손잡이를 잡은 적이 없었고, 비밀번호를 누르거나 강제로 안으로 들어가려는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문틈이나 현관문을 통해 내부를 엿보려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직 당시 실제로 들리고 있던 소음이 어느 세대에서 발생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잠시 소리를 들었고, 이후 대화를 요청하기 위해 노크를 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즉 방문의 목적, 머문 장소, 행동의 방법, 체류시간과 이후의 대응을 전체적으로 보면 상대방의 사적 생활영역을 침해하거나 주거의 사실상 평온을 깨뜨리려는 행동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3. 사건 결과
경찰은 수사를 마친 뒤 의뢰인의 행위를 스토킹범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은 불송치, 혐의없음이었습니다.
경찰은 고소인의 주장만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건이 발생하게 된 전체적인 경위를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의뢰인이 종이 쪽지를 붙여두거나 관리사무소를 통해 민원을 제기한 것은 상대방을 스토킹하려는 의도라고 보기 어렵고, 층간소음 분쟁을 최대한 원만히 해결하고자 하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라는 사정이 고려되었습니다.
사건 당일 현관 앞으로 찾아간 행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의뢰인이 상대방을 감시하거나 괴롭히기 위해 찾아간 것이 아니라 실제로 발생한다고 생각한 소음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점이 받아들여졌습니다.
경찰은 의뢰인의 행동이 층간소음의 원인을 확인하거나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범위 내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경찰은 일련의 행위가 객관적이고 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고, 지속적 또는 반복적인 스토킹행위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여 의뢰인에게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의뢰인으로서는 경찰 조사를 받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매우 불안해하셨습니다.
평범한 이웃 간 소음 분쟁에서 시작된 일이 주거침입과 스토킹이라는 형사사건으로까지 확대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건 초기부터 당시의 행동만 떼어내어 변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이 발생하게 된 전후 사정을 객관적인 증거와 함께 정리하여 제출한 결과 경찰 단계에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의뢰인 또한 너무 기뻐하셔서, 저도 보람이 있었습니다.
스토킹 사건에서는 상대방이 불안감을 느꼈다는 사실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불편함을 느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접근행위가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접근의 목적과 이유, 당사자 사이의 기존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경위와 방법, 횟수와 지속성, 이후의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특히 이웃 간 소음이나 주차, 누수, 공용공간 사용 문제처럼 생활 속 분쟁에서 시작된 사건은 특정한 장면만 보면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보이더라도 그 전후 맥락까지 살펴보면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의자 입장에서는 경찰 조사를 받기 전부터 사건의 시간 순서를 정확하게 정리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뿐 아니라 불리해 보이는 자료까지 함께 검토하여 일관된 진술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사건 역시 의뢰인의 행동을 무조건 부인하기보다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행동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고 상대방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거나 주거의 평온을 침해하려는 행위가 아니었다는 점을 증거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명한 결과 주거침입 및 스토킹 혐의에 대하여 불송치라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피의자의 행동 중 한 장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발생하게 된 전체적인 맥락과 객관적인 자료를 면밀하게 분석하여, 억울하게 형사처벌을 받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변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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