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로만 주고받은 가계약도 계약으로 인정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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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로만 주고받은 가계약도 계약으로 인정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부동산 매매나 임대차 계약을 앞두고,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만으로 먼저 조건을 주고받는 이른바 가계약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정식 계약서를 쓴 것도 아니고 계약금을 다 낸 것도 아니니 언제든 무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문자만 주고받은 채 다음 절차를 미뤄두는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다른 매수인이 나타나거나 마음이 바뀌어 파기를 통보하면, 상대방으로부터 “이미 계약은 성립했다”며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부동산 매매계약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정식 계약서 작성 여부가 아니라 매매목적물·대금·지급방법 등 중요부분에 관한 의사 합치가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문자메시지만으로 주고받은 내용이라 해도 이 기준을 충족하면 계약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문자메시지만으로 오간 가계약이 어떤 경우에 정식 계약으로 인정되는지, 그리고 가계약금을 둘러싼 분쟁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문자메시지만 주고받았어도 조건이 갖춰지면 계약은 성립합니다

매매계약은 서면이 아니라 목적물·대금·지급방법에 대한 의사 합치로 성립합니다.

민법상 매매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재산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대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낙성·불요식계약입니다(민법 제563조). 정식 계약서 작성이나 서명·날인 같은 별도의 방식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청약과 승낙의 의사표시만 합치되면 그 자체로 계약은 성립합니다.

문제는 “가계약”이라는 이름 때문에 마치 본계약과 별개의, 구속력이 약한 단계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법적으로 중요한 것은 명칭이 아니라 실제로 주고받은 내용입니다. 문자메시지에서 매매목적물이 특정되고 대금과 지급방법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그 대화 자체가 계약 성립의 의사표시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동·호수까지 정해서 얼마에 하기로 하자”, “계약금은 얼마, 중도금은 언제, 잔금은 언제 치르자”는 식의 문자 대화가 오간 뒤 가계약금까지 송금됐다면, 잔금 지급 시기 같은 세부사항이 빠져 있어도 계약의 중요부분에 대한 합의는 갖춰진 것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정식 계약서가 없어도, 문자메시지로 목적물·대금·지급방법에 대한 의사 합치가 이루어졌다면 매매계약은 이미 성립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목적물과 대금, 지급방법까지 정해졌다면 정식계약서가 없어도 매매계약은 유효합니다

대법원은 잔금 지급시기가 빠지고 정식계약서가 없어도 중요부분 합의가 있으면 계약 성립을 인정합니다.

대법원은 부동산 매매계약이 성립하는지를 판단할 때,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 대금 지급방법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지를 핵심 기준으로 봅니다. 이 세 가지에 대한 의사 합치가 있었다면 잔금 지급 시기처럼 부수적인 사항이 빠져 있어도, 그리고 이후 정식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어도 계약은 유효하게 성립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부동산 매매에 관한 가계약서 작성 당시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 등이 특정되고 중도금 지급방법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면 그 가계약서에 잔금 지급시기가 기재되지 않았고 후에 정식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매매계약은 성립하였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5다39594 판결).

이 법리는 종이 계약서를 전제로 한 것이지만, 의사표시의 방식을 제한하지 않는 이상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대화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실제로 최근 하급심에서는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은 동·호수, 매매대금, 계약금·중도금·잔금 액수와 시기에 관한 대화 내용을 근거로 매매계약의 성립을 인정한 사례들이 늘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단 얼마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조건 맞으면 그때 진행하자” 같은 협상 단계의 대화만 오간 경우라면, 아직 중요부분에 대한 확정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아 계약 성립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문자 내용이 확정적 합의인지, 아니면 협상 중인 의견 교환에 불과한지입니다.

문자메시지 대화라도 매매목적물·대금·지급방법에 대한 확정적 합의가 담겨 있다면, 정식 계약서 없이도 매매계약은 성립합니다.


3. 가계약금을 전부 지급하지 않았다면 임의로 해약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금계약은 돈이 실제로 전부 오가야 성립하는 요물계약입니다.

계약이 성립했다고 해서 곧바로 “가계약금을 포기하면 그만”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민법 제565조 제1항은 매수인이 지급한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매도인이 그 배액을 상환하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는데, 이 해약금 규정이 적용되려면 먼저 계약금계약 자체가 성립해 있어야 합니다.

계약금계약은 약정한 금액이 실제로 전부 지급되어야 성립하는 요물계약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가계약금”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계약금의 일부, 예를 들어 10분의 1이나 그보다 적은 금액만 먼저 보내고 나머지는 정식 계약서를 쓸 때 채우기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대법원은, 계약금의 일부만 지급되고 나머지가 지급되지 않은 상태라면 계약금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당사자가 임의로 주계약을 해제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다73611 판결). 즉 매매계약 자체는 이미 성립했는데, 계약금 일부만 낸 매수인이 “가계약금만 포기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상대방은 오히려 계약금 잔액 지급을 청구하거나, 이미 성립한 매매계약의 이행, 즉 소유권이전등기나 잔금 지급을 그대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가계약금만 내고 “언제든 무를 수 있다”고 생각했던 쪽이 실제로는 훨씬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되는 지점입니다.

가계약금을 일부만 지급한 상태라면 계약금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계약금을 포기하는 방법으로는 임의로 해약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4. 가계약을 파기하면 위약금뿐 아니라 손해배상까지 책임질 수 있습니다

이행에 착수한 뒤라면 계약금 배액을 넘는 손해까지 배상해야 할 수 있습니다.

계약금계약까지 온전히 성립했고 아직 어느 쪽도 이행에 착수하지 않은 단계라면, 매수인은 지급한 가계약금을 포기하고, 매도인은 받은 가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는 방법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65조 제1항). 흔히 말하는 “가계약금 몰취·배액상환”이 바로 이 단계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중도금이 일부라도 지급되었거나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 등 이행에 착수한 뒤라면 이 해약금 규정에 따른 임의 해제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이 단계를 지나 일방이 계약을 파기하면 민법 제390조, 제551조에 따른 채무불이행 책임, 즉 계약금 배액을 넘어서는 실제 손해 전부에 대한 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특히 매도인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다른 매수인에게 목적물을 넘기려고 기존 가계약을 파기하는 경우, 기존 매수인은 배액상환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시세차익 상당의 손해배상이나 소유권이전등기청구 자체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매수인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경우에도 매도인이 다시 매물을 내놓는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손해까지 청구당할 수 있습니다.

이행 착수 전 단순 변심이라면 가계약금 배액상환·포기로 끝날 수 있지만, 이행에 착수한 뒤라면 계약금 배액을 넘는 손해까지 책임져야 할 수 있습니다.


5. 가계약 분쟁, 내용증명부터 소송까지 이렇게 진행됩니다

대화 내용 확보와 계약금 지급 내역 정리가 분쟁 해결의 출발점입니다.

문자메시지만으로 오간 가계약 분쟁은 통상 ①상대방에게 계약 이행 또는 해제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내용증명 발송 → ②협의가 되지 않으면 관할 법원(부동산 소재지가 수원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조정 신청 또는 지급명령 신청 → ③조정이 불성립하면 매매대금·가계약금 반환청구나 손해배상청구, 또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 등 본안소송 제기 → ④승소 판결이 확정되면 강제집행을 통한 회수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가계약금 액수가 크거나 상대방의 자력이 불확실한 경우에는 본안소송 제기 전에 가압류를 함께 검토해야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1. 문자메시지·카카오톡 대화 전체를 캡처·백업해 삭제되지 않도록 확보하고, 필요하면 통신사 자료 조회까지 고려합니다.

  2. 대화 중 매매목적물(동·호수 등), 매매대금, 계약금·중도금·잔금의 액수와 시기가 구체적으로 언급됐는지 확인합니다.

  3. 가계약금이 실제로 송금됐는지, 그 금액이 약정 계약금의 전부인지 일부인지를 확인합니다 — 이는 계약금계약의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입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부동산 계약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계약 성립 여부를 먼저 다툴지 이미 성립한 계약의 이행을 구할지 방향을 정확히 잡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가계약 단계에서는 “아직 정식 계약서를 안 썼으니 큰 문제 없겠지”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계약을 믿고 다른 매물을 포기했는데 상대방이 말을 바꾼 쪽 입장에서는 문자 대화 내용을 통해 계약의 중요부분에 대한 합의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단순히 조건을 문의한 것뿐인데 계약이 성립했다는 주장을 받는 쪽 입장에서도, 실제로 확정적 합의에 이르렀는지 대화의 맥락을 꼼꼼히 짚어야 방어가 가능합니다.

저는 부동산 매매·임대차 가계약 분쟁에서 계약 성립을 주장하는 쪽과 부정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문자 대화 하나하나의 표현과 순서가 결론을 좌우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가계약이니 괜찮다고 넘기기엔, 이미 계약으로 인정될 수 있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지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계약금만 보내고 아직 계약서는 안 썼는데, 계약이 성립한 건가요?

A. 문자메시지 등으로 매매목적물, 대금, 지급방법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면 정식 계약서가 없어도 계약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협상 단계의 대화에 그쳤다면 아직 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Q. 가계약금을 계약금의 10분의 1만 보냈는데, 이것만 포기하면 해약되는 건가요?

A. 아닙니다. 계약금계약은 약정한 금액이 전부 지급되어야 성립하는 요물계약이므로, 일부만 지급된 상태에서는 그 일부를 포기한다고 해서 임의로 해약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문자 내용을 부인하면 어떻게 입증하나요?

A. 문자메시지·카카오톡 캡처본과 원본 화면, 필요하면 통신사실확인자료 조회를 통해 대화 내용과 발신 시점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대화가 삭제되기 전에 최대한 빨리 백업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매도인이 더 비싸게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 가계약을 깨겠다고 합니다. 배액만 받으면 되나요?

A. 아직 이행에 착수하지 않은 단계라면 배액상환으로 해제될 수 있지만, 이미 중도금 지급 등 이행에 착수했다면 배액상환만으로는 해제되지 않고 소유권이전등기청구나 시세차익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Q. 임대차 가계약도 매매와 같은 기준이 적용되나요?

A. 기본 법리는 같습니다. 목적물, 보증금·월세 액수, 지급방법 등 중요부분에 대한 문자 합의가 있었다면 임대차 가계약도 계약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가계약 파기로 소송까지 가면 어느 법원에 내야 하나요?

A. 원칙적으로 부동산 소재지나 피고 주소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제기합니다. 수원 지역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조정 신청이나 본안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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