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 곳곳에서 상가나 빌라를 여러 채 보유한 이른바 다물권자들이 분양신청을 앞두고 정작 몇 채를 분양받을 수 있는지 몰라 혼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다물권자분들 중 상당수는 “구역 안에 건물이 여러 채니까 그만큼 아파트도 여러 채 받을 수 있겠지”, “가족 명의로 나눠 놨으니 각자 분양 신청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합이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이르면, 소유 물건 수만큼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1주택만 배정되고, 심지어 가족 명의로 나눠 놓은 물건까지 같은 세대로 묶여 대표 1명만 조합원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아 당황하시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최근 대법원은 다물권자·다세대 분양자격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되는 세대의 의미를 형식적인 주민등록표 등재가 아니라 실질적인 주거·생계 공동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명의를 여러 명으로 나누는 방식만으로는 분양자격을 늘릴 수 없다는 의미이면서, 반대로 형식상 세대가 같아 보여도 실제로는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별도의 분양자격을 인정받을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래에서는 재개발 구역 내 다물권자의 분양자격이 원칙적으로 어떻게 정해지는지, 예외적으로 2주택 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무엇인지, 그리고 취득 시점과 세대 구성이 왜 중요한지를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다물권자도 원칙적으로는 1주택만 분양받을 수 있습니다
정비구역 안에 여러 채를 갖고 있어도, 공급받는 아파트는 원칙적으로 한 채입니다.
재개발 정비구역 안에 여러 개의 주택이나 상가,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그 개수만큼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6호는 1세대 또는 1명이 정비구역 안에 하나 이상의 토지 또는 건축물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원칙적으로 1주택만 공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원리는 공유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같은 세대에 속하지 않는 2명 이상이 하나의 토지나 건축물을 공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 공유자들 전체에게 1주택만 공급됩니다. 지분을 쪼개 여러 명 명의로 등기해 두더라도 분양받는 주택 수 자체가 늘어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조합원 자격 단계에서도 비슷한 제한이 있습니다. 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 제2호는 여러 명의 토지등소유자가 1세대에 속하는 경우, 그 여러 명을 대표하는 1명만 조합원으로 인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가족 명의로 물건을 나눠 두더라도, 같은 세대로 판단되면 애초에 조합원 자격부터 1명으로 합쳐지므로 분양신청 자체가 1건으로 처리됩니다.
정비구역 안에 여러 물건을 갖고 있어도, 원칙은 1세대(또는 1명)당 1주택 공급입니다.
2. 세대가 같으면 물건이 여러 개라도 분양자격은 하나로 합쳐집니다
세대 판단은 주민등록표가 아니라 실질적인 주거·생계 공동 여부로 갈립니다.
다물권자 분쟁에서 실무상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지점은 소유권 자체가 아니라 세대 판단입니다. 조합은 통상 주민등록표를 1차 근거로 삼아 세대를 판단하지만, 주민등록상 세대가 같다고 해서 곧바로 법률상 1세대로 취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부모님과 주소만 같이 되어 있을 뿐 실제로는 따로 산다”, “형제 사이지만 각자 독립적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는 사정을 들어 별도 분양자격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조합은 위장전입이나 형식적 세대분리를 의심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세대’, ‘하나의 세대’ 내지 ‘동일한 세대’는 실질적으로 주거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는 가구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2두50410 판결).
이 판결은 부부와 형제가 각각 다른 물건을 소유했지만 주민등록표상 한 세대주 밑에 등재되어 있었던 사안에서, 조합이 이들 전부를 한 세대로 보아 1주택만 공급하는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면서 다투어진 사건이었습니다. 대법원은 형식적인 주민등록 등재 여부가 아니라 실질적인 주거·생계 공동 여부를 기준으로 세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아, 각각 별도의 분양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세대 판단은 주민등록표 등재가 전부가 아니라, 실제로 주거와 생계를 함께하는지가 기준입니다.
3. 그럼에도 예외적으로 2주택 이상 분양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건축과 달리 재개발은 소유 주택 수만큼 받는 예외가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7호는 앞서 본 1세대 1주택 원칙에 대한 예외를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예외 규정이 재개발과 재건축에 똑같이 적용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같은 항 나목은 과밀억제권역 밖에 위치한 재건축사업의 토지등소유자에게는 소유한 주택 수만큼 공급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규정은 문언 그대로 재건축사업에 적용되는 예외이고, 재개발사업의 다물권자에게는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재개발 구역의 다물권자에게 실제로 의미 있는 예외는 같은 항 다목입니다. 종전 자산의 가격 범위 또는 종전 주택의 주거전용면적 범위 안에서 2주택을 공급할 수 있고, 이 중 1주택은 주거전용면적을 60제곱미터 이하로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1+1 분양입니다. 다만 60제곱미터 이하로 공급받은 그 주택은 이전고시일 다음 날부터 3년이 지나기 전에는 상속을 제외하고는 전매하거나 전매를 알선할 수 없습니다.
그 밖에 시행령이 정하는 국가·지방자치단체·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거나, 근로자 숙소·기업 활동용으로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한 경우에 한해 소유 주택 수만큼 공급받을 수 있는 예외도 별도로 있지만, 이는 개인 다물권자에게 흔히 적용되는 예외는 아닙니다.
재개발 다물권자가 2주택 이상 받으려면 재건축의 예외가 아니라 종전자산가액·전용면적 범위 안의 1+1 분양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4. 언제 물건을 취득했는지도 분양자격 판단에 큰 영향을 줍니다
조합설립인가 전후 취득 시점에 따라 다물권자 판정과 조합원 수 산정이 달라집니다.
다물권자 여부는 지금 시점의 소유 상태만으로 판단되지 않고, 언제 그 물건을 취득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조합설립인가 이후 새로 물건을 취득해 다물권자가 된 경우, 지분 쪼개기를 통한 투기를 막기 위한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취득 경위와 처분 시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 2022두59028 사건에서는, 무허가건축물을 소유하던 원고가 조합설립인가 이후 같은 구역 내 다른 건물을 추가로 매수해 일시적으로 2주택 소유자가 되었다가, 분양신청 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원래 갖고 있던 건물을 다시 매도해 분양신청 시점에는 1채만 남긴 사안이 문제 됐습니다. 법원은 조합설립인가 시점을 기준으로 실제 조합원 수가 늘어나지 않았다면 다물건 취득을 이유로 분양자격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보아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고, 이 판단은 상고심에서도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이 사례가 보여주듯, 다물권자 문제는 지금 몇 채를 갖고 있는가만이 아니라 조합설립인가 시점을 기준으로 언제, 어떤 순서로 취득·처분했는가까지 함께 따져야 정확한 결론이 나옵니다. 분양신청 기간이 임박해서야 매매를 서두르면 오히려 불리한 시점 다툼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5. 분양신청부터 관리처분계획 확정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분양신청 전 소유 현황과 세대 구성부터 정리해야 절차 전체가 순조롭습니다.
재개발 구역의 분양자격 확정은 통상 ①관할 시장(수원 지역이라면 수원시장 등 정비구역 지정권자)의 사업시행계획 인가 및 조합의 분양신청 통지·공고 → ②토지등소유자의 분양신청서 제출 → ③조합의 관리처분계획 수립 및 관할 시장 인가 → ④인가 내용에 이의가 있는 경우 수원지방법원 등 관할 법원에 관리처분계획 취소소송 제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다물권자라면 분양신청 통지를 받는 즉시 본인이 몇 주택으로 취급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조합이 세대를 잘못 판단했거나, 취득 시점을 잘못 계산해 예외 규정을 놓치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분양신청 단계에서 다투지 않고 지나가면, 이후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된 뒤에 다시 다투기가 훨씬 까다로워집니다. 아래 순서로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정비구역 안에 본인 및 세대원 명의로 소유한 주택·상가·토지가 각각 언제, 어떤 경위로 취득됐는지 취득일자별로 정리합니다.
주민등록표상 세대원이 실제로 같은 곳에서 생계를 함께하는지,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대상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조합 정관과 관리처분계획 수립 기준(종전자산가액 산정 기준, 1+1 분양 요건 등)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 조합에 자료를 요청해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면 분양신청 단계에서부터 분양자격에 관한 이의를 정확하게 제기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관리처분계획 취소소송까지 염두에 둔 전략을 함께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다물권자 분양자격 문제는 소유 물건이 여러 개다 보니 서류도 많고 쟁점도 복잡해서, 정작 분양신청 기간이 임박해서야 대응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대 판단이나 취득 시점 다툼에서 유리한 해석을 받아내려는 다물권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생계·주거 공동 여부와 취득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조합 입장에서도 형식적인 주민등록표만으로 세대를 단정했다가는 관리처분계획 전체가 흔들릴 수 있어, 세밀한 사실관계 조사가 필요합니다.
저는 다물권자의 분양자격을 다투는 쪽과, 조합을 대리해 관리처분계획을 방어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세대 판단과 취득 시점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분양자격이 애매하게 느껴진다면, 관리처분계획이 확정되기 전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개발 구역 안에 주택 2채를 갖고 있으면 무조건 1채만 받나요?
A. 원칙은 1주택 공급이지만, 종전자산가액이나 종전 주택 전용면적 범위 안에서 1주택을 60제곱미터 이하로 하는 조건을 충족하면 2주택(1+1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예외가 있습니다.
Q. 재건축 구역에서는 소유 주택 수만큼 다 받을 수 있다던데, 재개발도 그런가요?
A. 아닙니다. 소유 주택 수만큼 공급하는 예외는 과밀억제권역 밖 재건축사업에 적용되는 규정이고, 재개발사업의 다물권자에게는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Q. 부모님과 같은 집에 주민등록만 되어 있고 실제로는 따로 사는데, 세대가 합쳐지나요?
A. 주민등록표는 1차 판단 자료일 뿐이며, 실제로 주거와 생계를 같이하지 않는다는 자료를 제시하면 별도 세대로 인정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대법원도 실질적인 주거·생계 공동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Q. 조합설립인가 후에 구역 안 건물을 추가로 매수하면 분양자격에 불리한가요?
A. 사안마다 다릅니다. 조합설립인가 시점을 기준으로 실제 조합원 수가 늘어난 것으로 평가되는지가 관건이며, 이후 취득·처분 경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시점별 자료를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Q. 60제곱미터 이하로 1+1 분양을 받으면 언제부터 팔 수 있나요?
A. 이전고시일 다음 날부터 3년이 지나야 전매하거나 전매를 알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속에 의한 이전은 이 제한에서 제외됩니다.
Q. 형제 명의로 물건을 나눠 놓으면 각자 분양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나요?
A. 명의만 나눠 놓았다고 분양자격이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형제가 같은 세대로 판단되면 대표 1명만 조합원으로 인정되고 1주택만 공급되며, 실질적으로 생계를 달리한다는 사정을 별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Q. 관리처분계획에서 세대 판단이 잘못됐다고 생각되면 어떻게 다퉈야 하나요?
A. 분양신청 단계에서부터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된 뒤라면 관할 법원에 관리처분계획 취소소송을 제기해 다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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