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설명서에 없던 하자가 나왔는데 중개사 책임인가요
확인설명서에 없던 하자가 나왔는데 중개사 책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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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설명서에 없던 하자가 나왔는데 중개사 책임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아파트나 빌라를 매수한 뒤 입주 과정에서 확인설명서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누수, 균열, 결로 같은 하자를 뒤늦게 발견하고 중개사에게 책임을 묻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매수인 상당수는 “확인설명서에 적혀 있지 않았으니 중개사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중개사무소를 찾아가지만, 정작 중개사는 “저도 몰랐다”, “매도인이 말해주지 않았다”며 발을 빼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 하자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수리비가 수백만원대로 불어나는 사안도 드물지 않다는 점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중개행위가 법률행위의 성립을 돕는 사실행위에 불과하다는 전제 위에서 중개사의 조사·확인의무 범위를 사안별로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확인설명서에 하자가 빠졌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중개사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그 하자를 중개사가 통상의 주의로 알 수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아래에서는 확인설명서에 없던 하자가 어떤 경우에 중개사의 손해배상책임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책임이 인정될 때 어떤 절차로 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확인설명서에 하자가 없다고 곧바로 중개사 책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책임 유무는 그 하자를 중개사가 통상의 주의로 확인할 수 있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은 개업공인중개사가 중개가 완성되기 전까지 중개대상물의 상태·입지·권리관계와 법령상 이용제한사항을 확인해 의뢰인에게 성실·정확하게 설명하고, 그 근거자료를 제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확인·설명 내용은 서면인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담아 거래당사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확인·설명서 서식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등기부상 권리관계나 토지이용계획처럼 개업공인중개사가 공부(公簿)를 직접 조사해 기재하는 항목과, 벽면·바닥·수도·난방·누수 이력 같은 시설물의 상태처럼 통상 매도(임대)의뢰인의 고지에 의존해 작성하는 항목입니다.

이 구조 때문에 “확인설명서에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상반된 두 상황을 모두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매도인이 애초에 고지하지 않아 중개사도 알 방법이 없었던 숨은 하자인 경우와, 중개사가 현장을 둘러보면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확인하지 않고 넘어간 경우입니다. 두 경우는 법적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기에 더해 공인중개사법 제15조 제2항은 소속공인중개사나 중개보조원이 업무상 한 행위를 그를 고용한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보도록 정하고 있어, 실제 임장에 동행한 사람이 보조원이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확인설명서 누락 자체가 아니라, 그 하자를 중개사가 통상의 주의로 확인할 수 있었는지가 책임을 가르는 기준입니다.


2.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하자를 놓쳤다면 중개사의 확인·설명의무 위반입니다

임장 당시 통상의 주의를 기울였다면 발견했을 하자라면, 몰랐다는 말은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은 개업공인중개사가 중개행위를 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과실은 반드시 적극적인 거짓말을 요구하지 않고, 확인·설명해야 할 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부작위만으로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벽면·천장의 균열, 결로·곰팡이 자국, 바닥의 기울어짐이나 들뜸, 창호 주변의 누수 흔적처럼 몇 걸음만 걸어보고 육안으로 살펴봐도 알 수 있는 하자는 중개사가 통상적으로 기울여야 할 주의의 범위 안에 있다고 봅니다. 이런 하자를 임장 과정에서 확인하지 못했거나, 확인하고도 확인설명서에 기재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의무 위반입니다.

대법원 역시 개업공인중개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로써 중개대상물에 관한 사항을 조사·확인할 의무를 진다고 보면서, 이 의무를 게을리해 손해가 발생했다면 배상책임을 인정하되 의뢰인 쪽의 부주의가 손해의 발생·확대에 기여했다면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원리에 따라 과실상계로 배상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9654 판결).

특히 확인설명서에 “현장 확인 결과 특이사항 없음”처럼 정형화된 문구만 채워 넣고 실제 현장답사를 소홀히 했다면, 뒤늦게 하자가 발견됐을 때 그 소홀함 자체가 손해배상책임의 근거가 됩니다.

몇 걸음만 걸어봐도 알 수 있는 하자를 놓쳤다면, “몰랐다”는 말로는 확인·설명의무 위반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3. 매도인만 알고 숨긴 하자라면 중개사의 책임은 제한적입니다

중개사에게 스스로 알 수 없었던 사실까지 밝힐 의무를 지울 수는 없습니다.

확인·설명서의 시설물 상태 항목은 서식 자체가 매도(임대)의뢰인의 고지를 전제로 작성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매도인이 과거 누수 공사 이력이나 배관 문제를 숨기고 “문제없다”고만 답했다면, 중개사가 그 말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과실을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대법원도 이런 한계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중개행위는 당사자 사이에 매매 등 법률행위가 성립하도록 돕는 사실행위에 불과하다고 보면서, 중개 과정에서 스스로 그릇된 정보를 전달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달한 정보가 사실과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4다239364 판결). 매도인이 숨긴 하자를 중개사가 그대로 전달한 경우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 여지가 큽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매도인의 책임은 별개입니다. 민법 제580조는 매매목적물에 하자가 있고 매수인이 이를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다면 매도인에게 하자담보책임을 지우고 있고, 이 청구권은 매수인이 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민법 제582조). 중개사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사안일수록 매도인을 상대로 한 하자담보책임 청구를 함께 검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매도인이 숨긴 하자를 중개사가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면, 중개사보다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4. 중개사 책임이 인정돼도 손해액 전부를 배상받는 것은 아닙니다

매수인 스스로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은 과실상계로 배상액에서 빠집니다.

확인·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손해액 전부가 그대로 배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중개의뢰인 쪽에도 거래목적물을 스스로 조사·확인할 책임이 있고, 그 부주의가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기여했다면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배상제도의 취지에 따라 과실상계로 배상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9654 판결).

실무에서는 매수인이 입주 전 하자 여부를 조금만 더 꼼꼼히 살폈다면 발견할 수 있었던 사안일수록, 또 매수인이 “현 상태 그대로” 계약서에 서명한 사정이 있을수록 중개사의 배상 비율이 낮게 산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하자가 벽지나 가구, 마감재에 가려져 있어 통상의 임장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경우라면 매수인의 부주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배상 비율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배상을 받는 통로도 살펴야 합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2항에 따라 개업공인중개사는 업무를 시작하기 전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보증보험이나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공제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고, 2023년 시행령 개정 이후 보증한도는 개인인 개업공인중개사 2억원 이상, 법인인 개업공인중개사 4억원 이상입니다. 이 한도는 사고 1건이 아니라 연간 총한도라는 점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중개사 책임이 인정돼도 배상액은 과실상계로 조정되고, 실제 배상은 중개사가 가입한 보증보험·공제금 한도 안에서 이뤄집니다.


5. 하자를 발견했다면 증거 확보부터 공제금 청구, 소송까지 순서가 있습니다

확인설명서 원본과 하자 사진부터 확보해야 이후 절차에서 유리합니다.

확인설명서에 없던 하자를 발견했다면 ①먼저 하자 부위 사진·동영상, 확인설명서 원본, 중개사·매도인과 주고받은 문자·통화 내역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 하자가 방치되거나 수리로 원상이 훼손되면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다음 ②전문업체의 하자 진단서나 수리 견적서로 하자의 정도와 예상 수리비를 객관적 자료로 남기고, 중개사가 가입한 보증보험 증서 또는 공제증서를 확인해 배상한도와 청구기한을 파악합니다. 수원 지역 중개사고라면 통상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기남부지부나 해당 보증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하게 됩니다.

③협회·보증기관과의 협의로 배상금이 정해지지 않으면 민사조정을 신청하거나 관할법원(중개사무소나 부동산 소재지가 수원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절차로 넘어갑니다. ④이와 별개로 매도인이 하자를 알면서도 숨긴 정황이 뚜렷하다면 매도인을 상대로 한 하자담보책임·손해배상청구를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하자를 확인했다면 감정에 앞서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확인설명서 원본과 계약 당시 특약사항, 중개사와 나눈 상담 내용(문자·녹취)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2. 하자 부위를 사진·동영상으로 남기고, 전문업체의 진단서나 수리 견적서를 받아 둡니다.

  3. 중개사의 보증보험·공제증서 정보를 확인해 가입 기관, 보증한도, 청구기한을 파악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부동산 중개사고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중개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와 매도인에 대한 하자담보책임 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확인설명서에 없던 하자를 발견한 매수인들은 “계약서에 도장까지 찍었는데 이제 와서 문제 삼아도 될까”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자로 피해를 본 매수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그 하자를 중개사가 통상의 주의로 알 수 있었는지, 매도인이 숨긴 것인지부터 자료로 가려내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확인설명서를 성실히 작성했는데도 뒤늦게 책임을 추궁받는 중개사 입장에서도, 당시 임장 기록과 매도인의 고지 내용을 남겨두었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저는 부동산 하자를 둘러싼 분쟁에서 손해를 본 매수인 쪽과 억울하게 책임을 추궁받는 중개사·매도인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떤 자료를 먼저 확보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확인설명서에 없던 하자를 발견했다면, 하자를 방치하거나 감정만 앞세우기보다 지금 바로 자료부터 정리해 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확인설명서에 하자가 기재되어 있지 않으면 무조건 중개사 책임 아닌가요?

A. 아닙니다. 그 하자를 중개사가 통상의 주의로 확인할 수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매도인만 알고 숨긴 하자라면 중개사보다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을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Q. 계약서에 “현 상태 그대로 매매한다”는 특약이 있으면 중개사 책임을 못 묻나요?

A. 그 특약만으로 책임이 전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하자였고 매수인도 특약에 동의했다면 배상 비율을 정하는 과실상계 단계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하자를 발견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지금이라도 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중개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민법 제766조)가 문제될 수 있고, 매도인에 대한 민법 제580조 하자담보책임은 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 안에 행사해야 하므로 시효를 넘기지 않았는지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Q. 중개보조원이 임장에 동행했는데, 그 사람 잘못이면 중개사는 책임이 없나요?

A. 아닙니다. 공인중개사법 제15조 제2항에 따라 중개보조원의 업무상 행위는 그를 고용한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보므로, 개업공인중개사가 책임을 집니다.

Q. 하자 수리비가 크지 않은데도 소송까지 가야 하나요?

A. 금액이 크지 않다면 보증보험·공제조합을 통한 배상 신청이나 민사조정만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의가 안 될 때 소송을 검토해도 늦지 않습니다.

Q. 중개사가 가입한 공제 한도를 이미 다른 사고로 다 썼다면 배상받을 방법이 없나요?

A. 공제 한도가 연간 총한도로 이미 소진됐다면 그 한도를 넘는 부분은 중개사 개인 재산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로 별도 회수를 검토해야 합니다.

Q. 매도인과 중개사 둘 다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하자를 숨긴 매도인에 대한 하자담보책임·불법행위책임과, 확인·설명의무를 위반한 중개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별개의 청구원인이므로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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