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 개요
의뢰인 A씨는 대기업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정직원 청년입니다. 어느 날 회식 뒤풀이 자리에서 협력업체 근무자들과 말다툼이 붙었고, 몸싸움 끝에 오히려 A씨가 입술을 다친 채 흐지부지 마무리되었습니다. A씨는 다음 날 술자리 말실수를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 새벽 3시, 상대방 일행에게서 전화가 다섯 통 걸려 왔습니다. 당장 나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사과할 마음으로 나간 자리에서 A씨는 세 사람에게 둘러싸였고, 욕설과 위협, 선제 폭행과 "한판 붙고 끝내자"는 거듭된 도발 끝에 결국 주먹을 휘두르고 말았습니다. 상대방은 약 8주 진단(턱뼈 골절)의 고소장을 냈고, 휴대폰으로 때렸다며 특수상해까지 주장했으며, 합의금으로 1억 8,000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A씨는 회사에서 징계 해고까지 당했습니다.
■ 사건의 쟁점과 어려움
때린 사실 자체는 다툴 수 없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주먹을 쓴 것은 A씨였고, 진단은 8주였습니다.
특수상해 주장이 더해졌습니다.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상해는 법정형에 벌금형이 없어, 인정되는 순간 정식 기소와 징역형의 위험이 현실이 되는 무거운 죄명입니다.
합의는 사실상 막혀 있었습니다. 1억 8,000만 원이라는 요구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고, 시간이 갈수록 A씨만 몰리는 구도였습니다.
처분의 결과가 곧 생계의 문제였습니다. 이미 징계 해고를 당한 A씨에게 형사사건의 결말은 해고를 다투고 다시 일어서기 위한 전제 조건이기도 했습니다.
■ 변호인의 조력 — 인정할 것과 다툴 것의 경계
상해는 자백 — 주먹으로 때려 다치게 한 사실은 처음부터 전부 인정하고, 변명하지 않았습니다.
특수상해는 부인 — 몸싸움 초반에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져 폭행 시점에는 손에 쥐고 있지도 않았다는 점을 짚어, 도구를 사용했다는 주장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기록으로 경위를 재구성 — 고소장은 A씨가 상대방을 불러내 일방적으로 때렸다는 취지였습니다. 변호인은 새벽 3시에 걸려 온 다섯 통의 통화내역, 상대방 쪽에서 만날 장소를 문자로 지정한 사실, 그리고 사건 직후 상대 일행이 보낸 "와서 사과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문자메시지를 제출해, 누가 불러냈고 누가 사과하러 갔는지를 객관 자료로 보였습니다. 고소장 진술이 이 기록들과 맞지 않는 지점 — 누가 누구를 불러냈는지, 폭행 전후의 동선이 앞뒤가 맞는지 — 도 항목별로 대비해, 어느 쪽 설명이 기록과 부합하는지를 수사기관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했습니다.
선행된 위협과 폭행의 정황 — 폭행에 앞서 상대방 측의 욕설·위협과 먼저 이루어진 폭행이 있었다는 사정을 정리해, 위법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처분을 정할 때 반드시 참작되어야 할 경위임을 소명했습니다.
감당 가능한 합의 — 무리한 요구에 끌려가는 대신 꾸준히 협의해, 최종적으로 3,000만 원에 합의하고 처벌불원서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초범인 점, 징계 해고로 이미 무거운 사회적 대가를 치른 점을 정상자료로 더했습니다.
■ 적용 법리
같은 '때린 사건'이라도 죄명에 따라 무게가 다릅니다. 단순 상해는 벌금형이 가능하지만,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특수상해는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규정되어 있어 방어의 성패가 갈리는 지점이 됩니다. 그리고 시비 끝의 폭행에서 도발과 선행 폭행의 경위는 죄를 없애 주지는 않아도, 기소 여부와 처분의 수위를 정하는 데 중요한 사정이 됩니다.
■ 결과
검찰은 기소유예로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결정 죄명은 '상해' — 특수상해 주장은 처분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8주 진단의 폭력 사건이 재판 없이, 전과 없이 끝났습니다.
■ 이 사례의 의의
이 사건의 방어는 전부 부인도, 전부 인정도 아니었습니다. 때린 사실은 자백하되 죄명은 지키고, 경위는 기록으로 바로잡는 것 —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몇 장이 고소장의 서사를 대신할 사실관계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감당 못 할 합의금 요구 앞에서도 사건을 포기하지 않고 현실적인 선에서 매듭지을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사건입니다.
■ 맺음말
새벽의 호출, 거듭되는 도발 — 가장 좋은 답은 그 자리를 피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주먹이 나간 뒤라면, 그때부터는 기록이 당신의 언어입니다. 통화내역과 문자를 지우지 말고 보전하십시오. 상대가 주장하는 죄명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하고,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나누십시오. 합의금은 죄책감의 크기가 아니라 감당 가능한 현실 위에서 정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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