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 개요
의뢰인 A씨는 20대 후반의 청년입니다. 오랜 준비 끝에 들어간 첫 직장에서 1년 남짓 성실히 일해 왔고, 넉넉지 않은 가족의 생계를 함께 떠받치고 있었습니다. 그런 A씨가 SNS에 올라온 성매매 광고 글에 연락해 대가를 지급하고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상대는 아동·청소년이었습니다.
A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수) 혐의로 입건되었습니다. 그리고 첫 경찰 조사에서부터 사실관계를 전부 인정했습니다. 변명의 여지를 찾는 대신, 잘못을 잘못이라 말하는 데서 이 사건의 변호가 시작되었습니다.
■ 사건의 쟁점과 어려움
죄명이 무거웠습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수는 일반 성매매와는 차원이 다르게 취급되고, 초범이라도 가볍게 끝나지 않는 사건 유형입니다.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형벌 그 자체 외에 신상정보 등록,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같은 부수 처분까지 문제 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처분의 종류에 직장이 걸려 있었습니다. A씨의 직장 재직 규정 구조상 형사처벌이 확정되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었고, 그 순간 A씨에게 기대어 사는 가족의 생계까지 함께 무너지는 상황이었습니다.
혐의를 전부 인정한 사건에는 '다툴 무기'가 없습니다. 남는 것은 처분이 나오기까지의 시간뿐이고, 그 여덟 달 남짓을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사실상 사건의 전부였습니다.
■ 변호인의 조력 — 반성을 기록으로 바꾸는 8개월
가장 먼저, 사과와 배상 — 사건 직후 자필 사과문으로 사죄의 뜻을 전하고 배상을 마쳤으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의 사과는 힘이 약해집니다. 이 사건에서는 그 순서가 가장 앞에 있었습니다.
치료와 교육을 스스로 — 성범죄 예방 심리교육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이수하고, 전문 기관의 대면 심리상담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병행했습니다. 잘못의 원인을 '운이 나빴다'가 아니라 '고쳐야 할 문제'로 받아들인 흔적을 소견서와 이수증으로 남겼습니다.
생활 자체를 증거로 — 2주에 한 번 정기 헌혈, 아동 후원단체 정기후원, 장기기증 희망등록, 금연·금주 서약과 클리닉 이용, 그리고 수십 차례에 걸친 봉사활동 72시간. 여기에 앞으로의 실천을 담은 사회기여 계획서까지 — 여덟 달의 생활이 그대로 반성의 기록이 되도록 설계하고, 하나하나 증빙으로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절차는 정확하게 — 송치 후 정보공개청구로 범죄사실을 확인한 뒤, 사건 경위와 위 자료 전부를 참고자료 12종으로 체계화한 변호인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살아온 시간의 소명 — 전과 없는 초범, 장학·자격·수상으로 채워진 성실한 이력, 가족 부양 사정, 주변인들의 탄원까지 — 한 번의 잘못이 이 사람의 전부가 아님을 자료로 보였습니다.
■ 적용 법리
기소유예란 죄가 인정되더라도 검사가 사건의 경위와 그 후의 사정을 살펴 기소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이고, 그중에서도 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붙이는 처분은 '용서'가 아니라 '재범방지 장치를 단 종결'입니다. 처벌 전력이 남지 않으면서도 성구매자 교육프로그램 이수 의무가 부과되므로, 인정 사건에서 당사자가 현실적으로 바랄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결론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이 처분은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검사가 '재판 없이 끝내도 되겠다'고 판단할 근거를, 당사자가 시간과 행동으로 쌓아 두어야 합니다.
■ 결과
검찰은 성구매자 교육프로그램 이수조건부 기소유예를 결정했습니다. 사건은 재판 없이 수사 단계에서 종결되었고, A씨는 직장과 가족의 일상을 지킨 채 교육 이수라는 조건을 통해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 이 사례의 의의
혐의를 인정한 사건에서 변호인의 일은 '봐 달라'는 호소문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처분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을 설계하는 것 — 무엇을, 언제, 어떤 순서로 하고 그것을 어떻게 증빙으로 남길지를 함께 정하고 실행을 챙기는 것입니다. 이 사건의 기소유예는 어느 하나의 서면이 아니라, 여덟 달 동안 쌓인 이수증·소견서·확인서 들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같은 반성이라도 말로 하는 반성과 기록으로 남는 반성은 수사기관 앞에서 전혀 다른 무게를 갖습니다.
■ 맺음말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성 관련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지금부터의 시간을 비워 두지 마십시오. 사과와 배상은 빠를수록 진정성이 살고, 교육과 치료는 오늘 시작해야 처분 전에 기록이 됩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꾸준해야 증거가 됩니다. 처분을 기다리는 시간은 멈춘 시간이 아니라, 결론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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