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형사전문변호사]과실은 있으나 혐의없음 — 군 사고 불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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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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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형사전문변호사]과실은 있으나 혐의없음 — 군 사고 불기소 

이의진 변호사

혐의없음

공****

■ 사건 개요

의뢰인 A씨는 특수 임무 차량 여러 대를 운용하는 소대를 이끌어 온 간부(부사관)입니다. 전과 한 번 없이 군 생활을 이어온 성실한 직업군인이었습니다. 2022년 봄, 소속 부대 간부 전원이 코로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출근이 막힌 날이 있었습니다. 마침 상부 지침에 따라 기한 내 처리해야 할 장비 등록 업무가 있었고, A씨는 전화로 병사들에게 차량마다 실린 장비를 번호에 맞게 옮겨 싣도록 지시했습니다. 위험 장비를 가동하는 일이 아니라, 평소 병사들이 늘 해 오던 정리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병사들이 실내 차고에서 장비를 내리던 중, 잘못된 수신호를 받은 차량이 갑자기 움직이면서 탑재된 크레인에 한 병사의 손이 끼이는 사고가 났습니다. 병사는 왼손 엄지손가락을 잃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사고 이듬해 피해 병사 측은 A씨를 고소했고, A씨는 업무상과실치상의 피의자가 되어 군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습니다.

■ 사건의 쟁점과 어려움

  1. 결과가 무거웠습니다. 스물세 살 병사가 손가락을 잃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수사기관은 관리·감독자의 책임을 무겁게 들여다보기 마련입니다.

  2. A씨는 사고 현장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점, '현장에 없으면서 지시만 했다'는 사실이 과실의 근거로 지목되었습니다. 격리 때문에 출근할 수 없었던 사정이 거꾸로 혐의의 출발점이 된 것입니다.

  3. 수사가 길었습니다. 고소 이후 피의자신문만 세 차례, 사고일로부터 3년 가까이 이어진 수사였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기억은 흐려지는데 진술은 반복해서 검증당하는, 버티는 것 자체가 싸움인 시간이었습니다.

■ 변호인의 조력 — 두 겹의 방어

1단계, 과실 자체를 다투었습니다. 변호인은 부대의 차량 운용 실태부터 재구성했습니다. 장비를 싣고 내리는 일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는 일상 과정이어서 별도의 '작업'으로 분류되지도, 간부 입회를 요구하는 규정이 있지도 않았다는 점, 여러 대의 차량이 조별로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상 간부 한 사람이 모든 하역을 지켜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점, 그날의 부재는 군 지침에 따른 격리라는 불가항력이었다는 점을 격리 지침과 운용 자료로 뒷받침했습니다.

2단계, 인과관계를 끊었습니다. 설령 과실이 있다 해도, 사고의 직접 원인은 현장에서 겹친 두 병사의 과실 — 크레인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잘못된 수신호와, 위험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차량을 움직인 운전 — 이었고 사고는 순식간에 벌어졌습니다. 현장에 있었더라도 막을 수 없었다는 '회피가능성 없음'을, 적법하게 행위했어도 결과가 발생했을 경우 인과관계를 부정하는 대법원 법리(2000도2671)와 형법 제17조 위에 세웠습니다. 여기에 처벌 여부와 별개로 다친 병사를 향한 안타까움과 반성, 전과 없는 성실한 복무 이력을 정상자료로 더했습니다.

■ 적용 법리

과실범은 세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처벌됩니다. 주의의무 위반(과실)이 있는가, 그 과실과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가,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는가. 하나라도 증명되지 않으면 유죄가 될 수 없고, 통상 예견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 이례적인 사고까지 책임지울 수는 없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현장에 없었던 관리자라는 사정만으로 과실이 추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결과의 무게가 곧 책임의 근거는 아닙니다.

■ 결과

군검찰은 A씨의 지시에 주의의무 위반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면서도 — 병사들이 하면 안 되는 실내 작업을 하리라 예상하기 어려웠던 점, 사고가 지시한 하역 자체가 아니라 차량 이동 과정에서 발생한 점, 현장 병사들의 과실이 직접 원인인 점 등을 들어 — 과실과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내렸습니다. 3년을 끌어온 수사가 재판 없이 끝났습니다.

■ 이 사례의 의의

과실을 다툰 1차 방어선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인과관계를 다툰 2차 방어선이 사건을 끝냈습니다. 과실범 사건의 방어는 하나의 주장에 걸지 않고 겹겹이 설계해야 한다는 것 — 그리고 부하의 사고에 대한 관리자의 책임은 도의적 책임과 형사책임이 다르며, 형사책임은 엄격한 증명 위에서만 성립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입니다.

■ 맺음말

부대든 회사든, 사고가 나면 '책임자'부터 찾는 것이 수사의 생리입니다. 관리·감독자로 지목되었다면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그 일이 실제로 어떻게 운용되어 왔는지(규정·관행·인력 구조), 사고의 직접 원인이 무엇인지, 내가 현장에 있었다면 정말 막을 수 있었는지를 기록으로 재구성하시기 바랍니다. 그 재구성이 3년의 수사를 버티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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