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파산 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과제를 수행하던 스타트업도,
지원금 환수·참여제한 없이 법인파산이 가능하다.
사실관계는 각색된 것입니다.
엄건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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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실관계 – TIPS 선정 스타트업이 파산에 이르게 된 경위
채무자 회사는 2020년경 설립되어, 반려동물 돌봄·훈련(펫시터·훈련사·소규모 반려동물 시설) 예약을 중개하고, 시설의 운영관리를 돕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사업을 영위하던 스타트업이다.
대표자는 유명 이공계 대학원 박사 출신으로, 창업 초기부터 여러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하고, 정부·지자체의 창업지원사업에 다수 선정될 만큼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회사는 초기 3개 투자사로부터 합계 약 4억 5,000만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였다.
그러나 예약 중개 플랫폼 사업만으로는 뚜렷한 수익 구조를 만들기 어려웠다. 이에 채무자 회사는 중개 플랫폼에서 B2B SaaS(시설 운영관리 솔루션)로 사업을 피벗하면서 개발 인력과 조직을 확장하였는데, 제품 개발비·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반면 신규 SaaS 매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반려동물 케어 시장은 여전히 대다수 소규모 사업자가 수기 장부·전화 예약 등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해, 유료 소프트웨어 도입 자체를 꺼리는 경향이 뚜렷하였다. 제품의 완성도와 무관하게 유료 고객 전환이 구조적으로 어려웠던 것이다.
회사는 활로를 찾기 위해 Pre-A 단계 후속 투자를 시도하였으나 투자시장이 냉각되면서 거듭 실패하였고, 회사를 존속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청년창업융자 약 1억 2,000만 원, 은행 신용보증부 대출 약 4억 원을 차입하여 운영자금으로 소진하였다.
2024년 말에는 TIPS(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R&D 자금 9억 원을 확보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뒤에서 보듯 TIPS R&D 자금은 사용 목적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어, 대출 상환이나 일반 운영비로는 쓸 수 없었다. 결국 추가 자금 조달이 완전히 막히면서 회사는 영업을 중단하고 법인파산을 결의하였다.
엄건용 변호사
2. TIPS 과제기간 중 파산 신청하였으나, 지원금 환수 등 불이익을 입지 않은 사례
파산신청일 기준으로 회사가 실제 보유한 자산(청산가치)은 약 2,900만 원에 불과한 반면, 실제 부담하는 부채는 약 15억 원(신용보증기금 미확정 구상채무 별도)에 달하였다.
이 사건에서 가장 까다로웠던 쟁점은, 아직 TIPS 과제가 종료되지 않은 '과제 수행기간 중'에 법인파산을 신청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신청 시점에 TIPS R&D 자금의 잔액이 약 3억 원이나 남아 있었다.
많은 대표자들이 이 부분을 가장 두려워한다. 실제로 TIPS를 비롯한 정부 R&D 과제를 수행하던 중 회사가 파산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불이익이 문제될 수 있다.
(1) 과제 최종평가에서 '극히 불량' 등급을 받을 위험이 있다. 과제기간 중 사업을 중단하고 파산을 신청하는 것은, 형식만 보면 '과제 미수행' 내지 '중도 포기'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2) 성실수행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정부출연금(지원금)의 환수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3) 나아가 대표자를 포함한 참여자에 대한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 조치가 부과될 수 있다. 이 경우 대표자는 향후 상당 기간 정부 R&D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우리 사무실은 언제나 대표자 중심으로 사건 처리를 설계한다. 그러므로 회사를 파산을 통해 정리하는 것이 가능하더라도, 대표자가 지원금 환수를 당하는 등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있다면 파산신청서를 접수하지 않는다.
필자는 이러한 위험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파산신청과 병행하여 TIPS 운영사(전문기관)와 긴밀히 협의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핵심은, 회사가 파산에 이르게 된 것이 방만한 경영이나 도덕적 해이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드리는 것이다. 채무자 회사는 성실하게 과제를 수행하였음에도 시장 상황과 투자 환경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파산하게 되었다는 점을 객관적인 자료로 소명하는 것이 중요했다. 또한 남아 있는 R&D 잔여 자금의 처리 방향에 대해서도 사전에 의견을 조율했어야 했다.
TIPS 과제기간이 남아있거나, 아직 평가가 진행 중인데 파산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상담을 문의한 다음 의사결정을 하시기를 바란다.
운영사와 협의한 결과,과제기간 중 파산신청서를 접수하더라도 대표자에 대한 지원금 환수 등의 불이익한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받을 수 있었다. 우리 팀은 이를 확인한 다음에야 파산신청서를 접수했는데, 결과적으로 수임계약 체결 후 몇 개월은 더 흐른 다음에야 신청서를 접수하게 되었다.
엄건용 변호사
3. 비품 대물변제로 퇴직금 일부를 변제한 사례
두 번째 쟁점은 퇴직 직원에 대한 임금·퇴직금 처리였다.
이 회사에는 퇴사한 직원 1인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이 남아 있었는데, 임금·퇴직금 채권은 법인파산 절차에서 일반 파산채권보다 우선하는 재단채권에 해당한다. 문제는, 회사에 현금성 자산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퇴직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필자는 이 사건에서, 회사가 보유하던 비품을 처분·대물변제하여 퇴직금의 일부(약 2500만 원)를 갈음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정리하도록 조력하였다.
대물변제는 얼핏 간단해 보이지만, 실무적으로는 주의할 점이 많다.
(1) 자칫 특정 채권자에게만 유리한 편파변제로 오인되어, 파산관재인의 부인권 행사 대상이 될 수 있다.
(2) 대물로 넘긴 물건의 평가액이 적정한지, 변제 경위가 합리적인지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3) 필자는 대물변제 합의서와 수령확인서를 정확하게 작성하도록 지도하여, 퇴직금 채권의 소멸 사실과 그 금액을 명확히 남겨 두었다.
현금이 부족한 회사라도, 보유 자산을 활용하여 재단채권(임금·퇴직금)을 정리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다만 그 방식과 증빙에 따라 파산 절차의 안정성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도산 전문 변호사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
엄건용 변호사
4. 수원회생법원 판교 TIPS 스타트업 파산선고 성공
위와 같이 (1) TIPS 과제 관련 불이익을 사전에 차단하고, (2) 퇴직금을 대물변제로 정리한 다음, 회사가 파산에 이르게 된 경위와 부채초과·지급불능 상태를 재무제표·거래내역 등 객관적 자료로 충실히 소명하였다.
채무자 회사의 본점이 경기 남부에 있어 대표자 심문기일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필자가 미리 예상 질문과 답변 방향을 안내해 드린 덕분에 별다른 이슈 없이 심문을 마칠 수 있었다.
그 결과, 수원회생법원에서 파산신청 후 약 3주 만에 파산선고 결정을 받아내는 데 성공하였다.
파산선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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