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낡은 빌라에서 몇 년만 버티면 신축 아파트를 받는다"는 기대로 재개발 구역의 주택을 매수했는데, 어느 날 조합에서 "분양 대상자가 아니므로 현금청산 대상"이라는 통지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입주권이 나오지 않는 물건이 이른바 '물딱지'입니다. 문제는 물딱지 여부가 등기부등본에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계약 전 확인할 것들을 결론부터 정리했습니다.
Q. 등기부등본이 깨끗하면 입주권은 나오는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입주권이 나오는지는 등기가 아니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정합니다. 법 제39조 제1항은 ①하나의 부동산을 여러 명이 공유하는 때, ②여러 소유자가 1세대에 속하는 때, ③조합설립인가 후 1명의 소유자로부터 양수하여 여러 명이 소유하게 된 때에는 그 전원을 묶어 대표 1명만 조합원으로 봅니다. 내 명의로 등기를 마쳤어도 그 집의 생성 이력, 매도인의 구역 내 보유 현황, 매수 시점에 따라 입주권이 안 나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투기과열지구라면 제39조 제2항에 따라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후에 산 사람에게 원칙적으로 조합원 자격 자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상속·이혼 등 예외 있음). 2025년 10월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만큼, 거래 시점부터 따져야 합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조합원의 자격 등) ① 정비사업의 조합원은 토지등소유자로 하되,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여러 명을 대표하는 1명을 조합원으로 본다. 1.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과 지상권이 여러 명의 공유에 속하는 때 2. 여러 명의 토지등소유자가 1세대에 속하는 때 3. 조합설립인가 후 1명의 토지등소유자로부터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이나 지상권을 양수하여 여러 명이 소유하게 된 때
Q. '지분 쪼개기' 물건인지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그 구역의 권리산정기준일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지분 쪼개기란 필지를 나누거나 건물을 집합건물로 전환하는 식으로 분양받을 소유자 수를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을 말합니다. 법 제77조는 정비구역 지정·고시일 또는 시·도지사가 투기 억제를 위해 따로 정해 고시한 날의 다음 날을 기준으로 분양받을 권리를 산정하도록 하고, 기준일 이후 쪼개기로 늘어난 물건에는 입주권을 주지 않습니다. 주의할 점은 이 기준일이 구역마다 다르고, 특히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공공재개발 후보지에 정비구역 지정보다 훨씬 앞선 날짜를 따로 고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매수하려는 집이 기준일 이전부터 존재하던 집인지, 구청 고시문과 건축물대장의 사용승인·전환 이력을 대조해야 합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7조(주택 등 건축물을 분양받을 권리의 산정 기준일) ① 정비사업을 통하여 분양받을 건축물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 기준일의 다음 날을 기준으로 건축물을 분양받을 권리를 산정한다. 1. 1필지의 토지가 여러 개의 필지로 분할되는 경우 2. 집합건물이 아닌 건축물이 집합건물로 전환되는 경우 3. 동일인 소유의 토지와 주택 등 건축물을 각각 분리하여 소유하는 경우 4. 나대지에 건축물을 새로 건축하거나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고 공동주택을 건축하여 토지등소유자의 수가 증가하는 경우 5. 전유부분의 분할로 토지등소유자의 수가 증가하는 경우
Q. 매도인이 구역 안에 집을 여러 채 갖고 있었다면요?
가장 많이 당하는 유형입니다. 조합설립인가 후 여러 채를 가진 사람(다물권자)에게서 그중 1채를 샀다면, 원칙적으로 매도인과 함께 1명의 조합원·1명의 분양대상자가 될 뿐입니다. 분양신청권 하나를 매도인과 나눠 갖게 되는 셈이고, 대표조합원 선임 등 절차가 어긋나면 전원이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도 같은 취지입니다. 매도인이 구역 안에 다른 집을 갖고 있는지는 등기부에 나오지 않으므로, 계약 전에 조합 사무실에 매도인과 그 세대원 명의의 구역 내 보유 물건 현황을 직접 문의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3. 2. 23. 선고 2020두36724 판결 — 주택재개발사업 조합설립인가 후 1인의 토지 등 소유자로부터 정비구역 안에 소재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을 양수하여 수인이 소유하게 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전원이 1인의 조합원으로서 1인의 분양대상자 지위를 가진다.
Q. 물딱지로 확인되면 제 돈은 어떻게 되나요?
새 아파트 대신 감정평가액 기준의 현금청산금만 받게 됩니다. 내가 주고 산 매매대금이 아닙니다. 법 제73조에 따라 사업시행자는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 다음 날부터 90일 이내에 손실보상 협의를 하고, 협의가 안 되면 수용재결이나 매도청구소송으로 넘어갑니다. 프리미엄을 얹어 샀다면 그 차액은 고스란히 손해로 남습니다. 하나 더,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본인이나 세대원이 5년 이내에 다른 정비사업의 분양대상자가 된 적이 있으면 분양신청 자체가 막힙니다(법 제72조 제6항). 그래서 계약서에 '조합원 입주권이 나오지 않을 경우 계약을 무효로 하고 매매대금 전액을 즉시 반환한다'는 특약을 반드시 넣어 두어야, 최악의 경우에도 대금을 돌려받을 근거가 생깁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2조(분양공고 및 분양신청) ⑥ … 투기과열지구의 정비사업에서 … 분양대상자 및 그 세대에 속한 자는 분양대상자 선정일(조합원 분양분의 분양대상자는 최초 관리처분계획 인가일을 말한다)부터 5년 이내에는 투기과열지구에서 … 분양신청을 할 수 없다. 다만, 상속, 결혼, 이혼으로 조합원 자격을 취득한 경우에는 분양신청을 할 수 있다.
꼭 기억하세요
가장 흔한 오해는 '등기부가 깨끗하고 중개사가 입주권 나온다고 했으니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조합원 자격은 등기부가 아니라 법률과 조례, 구역별 고시가 정하고, 그 정보는 조합과 구청에만 있습니다. 계약 전에 ①권리산정기준일과 쪼개기 여부, ②매도인(세대원 포함)의 구역 내 보유 물건, ③재당첨 제한과 거래 시점(사업 단계)을 공식 문의로 확인하고, 입주권 미발생 시 계약 무효·대금 반환 특약까지 넣어야 합니다. 계약금을 입금한 뒤에는 되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분은 상담이 필요합니다
재개발 구역 주택의 매수 계약을 앞두고 있어, 물딱지 여부와 특약 문구를 계약 전에 점검받고 싶은 분
매수 후 조합으로부터 공동 분양대상자 통지나 현금청산 통지를 받아 대응 방법이 필요한 분
다물권자 매도인이나 중개사의 설명과 달리 입주권이 나오지 않아 계약 무효·손해배상을 검토하는 분
※ 위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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