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전 재산을 장남에게 물려준다"는 유언장을 확인하고 나면, 대부분 "가족끼리 소송까지 해야 하나" 망설이며 말로 풀어 보려 합니다. 그 사이 시계는 계속 돕니다. 유류분반환청구권은 증여·유증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이 지나면 시효로 사라지고, 협의 중이라는 사정만으로는 멈추지 않습니다. 소송 전에 시효를 지켜 두는 방법을 결론부터 정리했습니다.
Q. 유언장에 제 이름이 없는데, 정말 아무것도 못 받나요?
아닙니다. 유언 내용과 무관하게 법정상속분의 2분의 1(부모는 3분의 1)은 유류분으로 보장됩니다. 자녀가 둘인 가정에서 10억 원을 전부 장남에게 남겼다면, 차남의 법정상속분 5억 원의 절반인 2억 5천만 원은 형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으로 사라졌으므로(제1112조 제4호 삭제), 예전 자료의 '형제자매 3분의 1'은 더 이상 맞지 않습니다. 또 2026년 3월 17일 시행 개정 민법은 반환 방식을 가액(금전) 지급 원칙으로 바꾸었습니다(제1115조).
민법 제1112조(유류분의 권리자와 유류분) 상속인의 유류분은 다음 각 호에 의한다. 1.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2.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3.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3분의 1 4. 삭제
Q. 형이 20년 전에 받은 땅도 계산에 넣을 수 있나요?
넣을 수 있습니다. 공동상속인이 받은 생전 증여는 기간 제한 없이 전부 합산됩니다. 유류분은 사망 시 남은 재산에 생전 증여 재산을 더하고 채무를 뺀 금액을 기초로 계산합니다(제1113조). 제1114조는 상속 개시 전 1년 이내의 증여만 산입한다고 정하지만, 대법원은 공동상속인이 받은 특별수익에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아파트 구입 자금, 사업 자금, 미리 넘겨준 땅이 언제 건네졌든 모두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평가 기준도 증여 당시가 아니라 상속 개시 당시(사망 시) 시가이므로, 형제가 받은 땅이 개발되어 값이 올랐다면 오른 가치가 그대로 반영됩니다. 다만 개정 민법은 부양·기여의 보상으로 이루어진 증여를 그 범위에서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므로(제1008조 단서), 상대방의 이 주장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결국 승패는 상대방의 과거 특별수익을 얼마나 찾아내 입증하느냐에서 갈립니다.
대법원 1996. 2. 9. 선고 95다17885 판결 —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생전 증여에 의하여 특별수익을 한 자가 있는 경우에는 민법 제1114조의 규정은 그 적용이 배제되고, 따라서 그 증여는 상속개시 1년 이전의 것인지 여부, 당사자 쌍방이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서 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산입된다.
Q. 1년 안에 반드시 소장을 접수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소송 없이 상대방에게 '반환을 청구한다'는 의사표시가 도달하면, 그것으로 1년의 시효 안에 권리를 행사한 것이 됩니다. 민법 제1117조는 상속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유증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를 몰랐더라도 상속 개시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장례 후 유언장·등기부를 보며 증여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보통이므로, 사실상 사망 직후부터 1년이 시작됩니다. 대법원은 유류분반환청구권을 재판 밖에서 의사표시만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로 보고, 그 의사표시로 제1117조의 시효 진행이 중단된다고 판시했습니다. 말로 한 통보는 입증이 어려우므로, 발송 사실과 내용이 우체국에 남는 내용증명으로 보내는 것이 실무의 정석입니다.
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1다55092 판결 — 유류분반환청구권의 행사는 재판상 또는 재판 외에서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의 방법으로 할 수 있고, 유류분권리자가 그와 같은 방법으로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하면 민법 제1117조 소정의 소멸시효 기간 안에 권리를 행사한 것이 된다.
Q. 내용증명에 뭐라고 써야 시효가 지켜지나요?
"어떤 증여·유증에 대해 유류분 반환을 청구한다"는 뜻이 명확히 들어가야 합니다. 문구가 전부입니다. 대법원이 인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반환청구의 의사표시'이므로, "재산 내역을 알려 달라", "만나서 협의하자" 수준의 문구로는 권리 행사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목적물을 지번까지 특정할 필요는 없고, 침해받은 증여·유증 행위를 지정해 반환을 청구한다는 의사만 표시하면 족합니다. 하나 더 주의할 점은, 내용증명이 시간을 벌어 줄 뿐 돈을 받아 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의사표시 뒤에 생기는 구체적인 금전지급·등기이전 청구권에는 별도의 소멸시효가 다시 진행하므로, 상대방이 응하지 않으면 결국 소송으로 가야 합니다. 먼저 내용증명으로 1년을 지켜 두고, 재산 조회와 특별수익 입증 자료를 갖춰 신속히 소를 제기하는 순서가 정석입니다.
대법원 1995. 6. 30. 선고 93다11715 판결 — 그 의사표시는 침해를 받은 유증 또는 증여행위를 지정하여 이에 대한 반환청구의 의사를 표시하면 그것으로 족하고 그로 인하여 생긴 목적물의 이전등기청구권이나 인도청구권 등을 행사하는 것과는 달리 그 목적물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민법 제1117조 소정의 소멸시효의 진행도 위 의사표시로 중단된다.
꼭 기억하세요
가장 흔한 오해는 '형제와 협의 중이니 시효는 걱정 없다'는 것입니다. 협의는 시효를 멈추지 않습니다. 유언장이나 등기부에서 증여 사실을 확인했다면, 협의를 시도하더라도 먼저 내용증명으로 반환청구 의사를 명확히 표시해 1년의 시효부터 지켜 두어야 합니다. 그다음 특별수익 입증과 부동산 평가 자료를 준비해 소송으로 이어가면 됩니다.
민법 제1117조(소멸시효) 반환의 청구권은 유류분권리자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하여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내에 하지 아니하면 시효에 의하여 소멸한다. 상속이 개시한 때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도 같다.
이런 분은 상담이 필요합니다
부모님 사망 후 유언장이나 등기부에서 특정 상속인에게 재산이 넘어간 사실을 확인했고, 1년 시효 안에 내용증명 문구를 정확히 작성하고 싶은 분
형제가 오래전 받은 아파트 자금·토지 등 특별수익이 있어 유류분 계산과 입증 방법을 알고 싶은 분
이미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상대방이 응하지 않아 유류분반환청구소송 제기 시점과 감정평가 전략을 검토하는 분
※ 위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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