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사건에서 회사와 합의하면 고소 취하로 끝나나요
횡령 사건에서 회사와 합의하면 고소 취하로 끝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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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사건에서 회사와 합의하면 고소 취하로 끝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피해 회사와 합의하고 고소를 취하받으면 사건이 그대로 종결될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에는 “회사도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데 왜 계속 조사를 받아야 하나요”, “피해금을 전부 갚고 합의서까지 받았으니 이제 끝난 것 아닌가요”라고 되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검찰 단계에 이르러 기소가 되고, 재판까지 넘어가는 사례를 적지 않게 봅니다.

최근 대법원은 업무상횡령죄가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무관하게 국가가 소추권을 행사하는 범죄라는 원칙을 일관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합의와 고소 취하가 실제로 갖는 법적 효과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다릅니다.

아래에서는 횡령 사건에서 합의와 고소 취하가 실제로 어떤 효과를 갖는지, 그리고 회사가 피해자인 경우 무엇이 달라지는지 최근 법 개정 내용까지 포함해 살펴보겠습니다.


1. 횡령죄는 고소를 취하해도 수사와 재판이 그대로 진행됩니다

고소는 수사의 단서일 뿐 소추조건이 아니므로, 취하해도 그 자체로 사건이 끝나지 않습니다.

형사범죄는 소추요건에 따라 친고죄, 반의사불벌죄, 그리고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범죄로 나뉩니다. 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기소할 수 있는 범죄이고, 반의사불벌죄는 폭행죄·협박죄·명예훼손죄처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거나 이미 제기된 공소를 취소해야 하는 범죄입니다.

그런데 형법 제355조·제356조가 정한 횡령죄·업무상횡령죄는 이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국가가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소추권을 행사하는 일반 범죄이므로, 고소는 수사를 시작하는 단서에 불과할 뿐 기소 여부를 좌우하는 소송조건이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에 따라 고소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지만, 이는 친고죄·반의사불벌죄에서 공소기각을 이끌어내는 효과가 있을 뿐이고, 횡령죄처럼 소추조건이 아닌 범죄에서는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수사기관은 이미 확보한 증거로 수사를 계속하고 검찰은 독자적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합니다.

실무에서는 피해 회사가 고소를 취하하면 사건이 자동으로 종결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고소 취하는 재판부·검찰의 판단에 참고자료가 될 뿐 처벌 여부를 결정짓는 사유는 아닙니다. 오히려 고소가 취하된 뒤에도 수사기관이 인지수사로 전환해 기소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고소를 취하해도 횡령죄 수사와 기소는 별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2. 회사가 피해자이면 친족 사이의 특례조차 적용되지 않습니다

법인은 친족관계의 주체가 될 수 없어, 2026년 개정된 친족상도례 규정도 회사 피해자에게는 처음부터 적용되지 않습니다.

형법 제361조는 제328조(친족간의 범행과 고소)를 횡령·배임의 죄에 준용하고 있습니다. 종전에는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 사이의 재산범죄는 고소 여부와 무관하게 형이 필요적으로 면제됐지만, 헌법재판소가 이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국회가 형법을 개정했고, 2026년 1월 1일부터는 친족 간 재산범죄도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로 전환됐습니다.

다만 이 특례는 어디까지나 자연인 사이의 친족관계를 전제로 합니다. 절도죄·횡령죄처럼 재물의 소유자와 보관자(위탁자)가 분리되는 범죄에서는 범인과 소유자·위탁자 양쪽 모두에 친족관계가 있어야 특례가 적용되는데, 법인은 애초에 친족관계의 당사자가 될 수 없습니다. 대표이사나 동업자가 회사 대표와 개인적으로 가족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재산의 귀속 주체가 법인인 이상 친족상도례가 적용될 여지가 없습니다.

따라서 “회사 대표와 사실상 가족처럼 지낸 사이니 문제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법적으로 근거가 없습니다. 피해자가 법인인 이상 친고죄 규정도, 종전의 형면제 규정도 적용되지 않으므로, 합의와 고소 취하가 갖는 의미는 처음부터 “소추조건 충족 여부”가 아니라 “양형에서의 참작 사유”로 한정됩니다.

회사가 피해자인 사건에서는 친족상도례도, 고소 취하로 인한 소추 배제도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습니다.


3. 합의는 죄를 없애지 못해도 처벌 수위를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불법영득의사는 인출 시점에 이미 완성되므로, 사후 합의나 반환 의사는 무죄를 뒷받침하는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항변은 “회사와 합의했고 피해금도 전액 변제했으니 죄가 안 되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불법영득의사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보관 중인 타인의 재물을 자기 소유인 것처럼 처분하는 의사로 보면서, 사후 반환·변상 의사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불법영득의사를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즉 자금을 인출한 시점에 이미 범죄는 성립하고, 나중에 갚거나 합의하는 행위는 성립한 범죄를 소급해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 정상을 참작하는 사유로만 작동합니다. 다만 실무적으로 이 참작 사유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피해 회사와의 합의서, 처벌불원서, 전액 변제 확인서가 갖춰지면 검찰 단계에서는 기소유예나 구약식(벌금) 처분 가능성이 높아지고, 기소되더라도 재판 단계에서는 집행유예나 벌금형 선고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합의 없이 재판까지 이어지면 이득액이 적더라도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있고, 이득액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구간에 들어가면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법정형 자체가 무거워집니다. 그런 만큼 합의는 “처벌을 피하는 수단”이 아니라 “처벌의 수위를 낮추는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합의는 죄를 없애지 못하지만, 기소 여부와 형량을 실질적으로 좌우합니다.


4. 유용 금액과 합의 시점에 따라 실제 처벌 수위는 크게 달라집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에 들어가면 합의만으로는 실형을 피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형법 제355조는 횡령죄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 저지른 경우에는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회사 직원이 경리·자금관리 업무를 수행하며 자금을 유용했다면 대부분 업무상횡령이 적용됩니다.

유용한 금액, 즉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합의와 전액 변제가 이뤄져도 법정형의 하한 자체가 높아, 집행유예를 받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합의의 시점도 중요합니다. 수사 초기, 특히 검찰 송치 전 합의가 이뤄지면 불기소나 약식기소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지만, 기소된 이후 재판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합의하면 “처벌을 피하기 위한 뒤늦은 대응”으로 평가돼 참작 폭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하는 이유입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합의는 각 단계마다 다른 무게를 갖습니다

수사 초기 자료 정리와 합의 시도가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회사 자금 횡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소재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조사 → ②참고인·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판단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합의는 이 네 단계 중 어느 시점에 이뤄지느냐에 따라 효과가 다릅니다. 경찰 조사 전이나 조사 단계에서 이뤄지면 불송치나 불기소 의견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고, 검찰 송치 후 합의는 기소유예나 구약식 처분에, 기소 후 합의는 집행유예나 벌금형 선고에 영향을 미칩니다.

  1. 회사 자금 관리 규정, 결재·품의 절차가 어떻게 정해져 있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문제된 인출·집행 내역의 거래내역과 증빙자료(영수증, 품의서, 대화 기록 등)를 시계열로 정리합니다.

  3. 변제 능력과 합의 가능 금액을 파악해, 어느 단계에서 합의를 시도할지 전략을 세웁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회사 자금 횡령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단순히 합의를 서두르기보다 어느 단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 전략적으로 판단해 불필요한 처벌 확대를 막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회사 자금 문제는 “그래도 오래 일한 직원인데”, “동업하듯 믿고 맡긴 사이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은 회사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고소부터 하기보다, 어떤 자료가 불법영득의사를 뒷받침하는지 먼저 정리하는 것이 형사 고소와 민사 반환청구 모두에서 유리합니다.

반대로 유용을 의심받는 입장에서도 “회사와 합의만 하면 끝난다”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을 미루면, 합의 시점을 놓쳐 참작받을 수 있는 폭이 줄어듭니다.

저는 회사 자금 횡령 사건에서 피해 회사를 대리한 경우와 유용을 의심받는 당사자를 변호한 경우,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합의를 언제 어떻게 시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고소를 취하하면 끝난다는 생각으로 대응을 미루기보다, 지금 상황에서 무엇부터 정리해야 하는지 정확히 짚어야 할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사와 합의하고 고소를 취하받았는데, 그래도 기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업무상횡령죄는 친고죄도 반의사불벌죄도 아니어서, 고소가 취하돼도 검찰과 경찰은 독자적으로 수사와 기소 여부를 판단합니다. 다만 합의 사실은 기소유예나 양형에서 중요하게 참작됩니다.

Q. 회사 대표가 제 친척인데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2026년 개정된 형법에 따라 친족 간 재산범죄는 고소가 있어야 하는 친고죄로 바뀌었을 뿐이고, 피해자가 법인인 이상 이 특례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표와 친족관계가 있어도 회사 재산은 법인의 소유이기 때문입니다.

Q. 전액 변제하면 무죄가 되나요?

A. 무죄 사유는 아닙니다. 대법원은 사후 반환·변상 의사가 있어도 인출 시점에 이미 성립한 불법영득의사를 부정할 수 없다고 봅니다. 다만 전액 변제는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사정입니다.

Q. 합의는 언제 시도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가요?

A. 가능하면 수사 초기, 특히 검찰 송치 전이 유리합니다. 재판 막바지의 합의는 뒤늦은 대응으로 평가돼 참작 폭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이득액이 크면 합의해도 실형을 피할 수 없나요?

A.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법정형 하한이 높아지므로, 합의가 있어도 집행유예를 받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는 이 구간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양형 사유입니다.

Q. 고소를 아예 하지 않고 합의만으로 마무리할 수 있나요?

A. 형사 절차는 고소 없이도 수사기관이 인지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문제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내부적으로만 정리하려 해도, 자금 흐름이 드러나면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Q. 형사 합의와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 합의금과 민사상 손해배상은 별개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고, 형사 절차에서 확보된 증거와 진술이 민사 반환청구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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