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관계 일방적으로 끝내면 위자료 줘야 하나요?
사실혼 관계 일방적으로 끝내면 위자료 줘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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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혼 관계 일방적으로 끝내면 위자료 줘야 하나요? 

유지은 변호사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집에서 함께 생활한 부부가 있습니다. 주변에서도 두 사람을 부부로 알고 있고 생활비와 재산도 함께 관리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쪽이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으니 이제 그만 만나자며 짐을 챙겨 나간다면 어떨까요?

사실혼은 이혼 신고를 하지 않아도 한쪽의 의사로 관계를 끝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관계를 자유롭게 끝낼 수 있다는 것과 아무런 책임 없이 상대방을 버릴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부부로서의 동거·부양·협조 의무를 포기했다면 사실혼 부당 파기에 따른 위자료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사실혼을 일방적으로 끝냈다는 이유만으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하는지, 단순 이별과 부당 파기는 어떻게 구분하는지, 위자료를 청구하려면 어떤 증거와 절차가 필요한지 살펴보겠습니다.

헤어지자고 먼저 통보하면 무조건 위자료 줘야 할까

사실혼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혼처럼 이혼 판결이나 이혼 신고를 거쳐야만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한쪽이 공동생활을 종료하고 관계를 정리하면 사실혼도 해소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성격 차이와 반복된 갈등으로 이미 부부공동생활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너졌거나, 상대방의 외도·폭행·경제적 유기 때문에 관계를 끝냈다면 먼저 이별을 통보했더라도 위자료 책임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두 사람이 충분히 대화한 뒤 합의해 관계를 정리하거나 서로에게 비슷한 정도의 책임이 있는 경우에도 한쪽만 위자료를 부담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느냐가 아니라, 누구의 책임으로 사실혼이 파탄됐고 관계를 끝낼 정당한 이유가 있었느냐입니다.

어떤 경우 사실혼을 부당하게 파기한 것으로 인정될까요?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서로 동거하고 부양하며 협조할 의무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실혼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러한 의무를 포기했다면 사실혼을 부당하게 파기한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마치고 함께 생활하던 배우자가 혼인신고 전이라는 점을 이용해 단순한 감정 대립만을 이유로 집을 나간 사건에서 대법원은 위자료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혼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 없이 일방적으로 사실혼을 끝냈다는 이유였습니다. 대법원 1998. 8. 21. 선고 97므544·551 판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다면 부당 파기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 다른 사람과 교제하거나 동거하기 위해 집을 나간 경우

  • 별다른 설명 없이 연락과 생활비 지급을 모두 끊은 경우

  • 사소한 갈등만을 이유로 갑자기 퇴거를 요구한 경우

  • 상대방에게 특별한 잘못이 없는데 결혼식 직후 관계를 끝낸 경우

  • 임신·출산이나 질병 중인 배우자를 일방적으로 버린 경우

  •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워 공동생활의 책임을 부정한 경우

다만 각각의 행동만으로 위자료 책임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혼 기간, 갈등이 발생한 경위, 상대방의 잘못,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 위자료를 청구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받았다고 해서 바로 위자료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혼 위자료를 청구하려면 첫째, 두 사람이 단순 동거가 아니라 사실혼 관계였음을 입증해야하고 둘째, 상대방의 외도·폭행·유기 또는 정당한 이유 없는 이탈로 관계가 파탄됐다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만일 상대방이 관계를 끝내겠다고 말한 문자나 카카오톡이 있다면 절대 삭제하지 마세요.

집을 나간 날짜, 생활비를 끊은 시점, 다른 사람과의 교제 사실, 관계 회복을 위해 주고받은 대화도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의 이별통보 후에는 내용증명으로 파탄 경위와 위자료 요구를 전달한 뒤 합의를 시도할 수 있고, 합의가 어렵다면 가정법원의 조정과 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내용증명 발송만으로 위자료가 확정되거나 소멸시효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실혼은 혼인신고가 없기 때문에 관계가 시작된 시점과 끝난 시점부터 다툼이 생기기 쉽다는 겁니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받았다면 감정적인 대화를 반복하기보다 사실혼의 실체, 파탄 원인, 관계 해소일을 보여주는 자료부터 먼저 확보해 사실혼 배우자에게 보호되는 법적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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