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인데 깡통전세인 줄 모르고 중개했다가 입건됐어요
중개사인데 깡통전세인 줄 모르고 중개했다가 입건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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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임대차

중개사인데 깡통전세인 줄 모르고 중개했다가 입건됐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무자본 갭투자를 이용한 전세사기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계약을 성사시킨 공인중개사까지 함께 수사 대상에 오르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중개사분들 중 상당수는 “등기부등본상 근저당이 있어도 임대인이 알아서 정리한다고 했으니 문제없을 줄 알았다”, “매매가와 비슷한 전세라 이 정도는 흔한 계약인 줄 알았다”는 생각으로 계약을 성사시킨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임대인이 잠적하거나 다른 세입자들의 보증금까지 함께 문제가 되면, “나도 속았을 뿐이다”라는 항변만으로는 수사기관을 설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인중개사가 계약 당사자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상대방의 말만 믿고 계약서를 작성해 준 사안에서, 그 행위 자체가 정범의 재산범죄를 용이하게 하는 방조로 평가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확인·설명의무를 다했는지가 형사책임 유무를 가르는 핵심 잣대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중개사가 깡통전세인 줄 몰랐다는 사정이 형사책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조사를 받게 됐을 때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와 실무 기준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중개사가 깡통전세인 줄 몰랐다는 사정만으로는 수사가 종결되지 않습니다

‘입건’은 혐의를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방조 혐의 유무를 가리기 위한 수사의 시작일 뿐입니다.

최근 몇 년간 무자본 갭투자를 이용한 전세사기 사건이 늘면서, 수사기관이 임대인뿐 아니라 그 계약을 성사시킨 공인중개사까지 함께 들여다보는 사례가 크게 늘었습니다. 실제로 경찰청이 벌인 전세사기 특별단속에서 입건된 피의자 2,188명 가운데 414명, 약 18.9%가 공인중개사였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중개사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제시한 등기부등본과 매매가 자료를 그대로 믿고 계약을 성사시켰을 뿐, 임대인의 대출 상황이나 다른 세입자와의 계약 내역까지 전부 파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몰랐다”는 진술만으로 수사를 종결하지 않고, 확인·설명의무를 실제로 이행했는지, 이행하지 않았다면 왜 하지 않았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집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중개사가 이 사기 범행의 정범은 아니더라도, 형법 제32조에 따라 그 범행을 용이하게 한 방조 행위가 인정되면 종범으로 함께 처벌될 수 있습니다.

‘몰랐다’는 사정은 수사 개시를 막지 못하며, 확인·설명의무를 실제로 이행했는지가 이후 조사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2. 방조죄가 성립하려면 최소한 미필적으로라도 정범의 범행을 예견했어야 합니다

정범의 범죄를 확정적으로 알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를 예견할 만한 사정은 있어야 방조가 인정됩니다.

형법상 방조범(종범)이 성립하려면 정범의 범행을 도와준다는 방조의 고의와 함께, 정범이 저지르는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이때 요구되는 고의는 범죄의 구체적 내용까지 확정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런 범행이 벌어질 수 있다는 미필적인 인식이나 예견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그래서 “몰랐다”는 방어가 받아들여지려면, 단순히 결과를 몰랐다는 주장을 넘어 그런 결과를 예견할 만한 사정 자체가 없었다는 점, 즉 통상적인 확인·설명 절차를 성실히 거쳤음에도 임대인 측의 조직적인 기망을 알아채기 어려웠다는 점을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공인중개사가 계약 당사자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상대방의 말만 믿은 채 전세계약서를 작성해 교부한 것은, 정범의 대출금 편취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방조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대법원 1부, 2026. 7. 26. 보도된 판결).

이 판결은 대출사기 사안이지만, 임차인을 상대로 한 전세사기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됩니다. 중개사가 임대인·임차인 쌍방을 직접 대면하지 않았거나,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 채권최고액과 매매시세를 비교하지 않은 채 계약을 진행했다면, 결과를 예견할 만한 사정을 스스로 외면한 것으로 평가될 위험이 커집니다.

몰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결과를 예견하기 어려웠다는 사정을, 진술이 아니라 실제로 밟은 확인 절차로 증명해야 합니다.


3. 확인·설명의무를 실제로 이행한 기록이 있는지가 고의 유무를 가르는 핵심 증거입니다

등기부등본과 선순위 권리관계를 확인·설명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불리한 정황이 됩니다.

공인중개사법 제25조는 중개의뢰를 받은 개업공인중개사에게 중개대상물의 상태·입지 및 권리관계, 그 밖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을 확인해 중개의뢰인에게 성실·정확하게 설명하고, 등기사항증명서 등 근거자료를 제시할 의무를 지우고 있습니다. 주택 임대차의 경우 2023년 10월 19일 시행된 제25조의3에 따라 임대인의 선순위 권리관계, 국세·지방세 체납 여부, 확정일자 부여현황까지 확인·설명하도록 범위가 넓어졌고, 2024년 7월 10일부터는 이 내용을 확인·설명서에 직접 기재하도록 시행규칙도 개정됐습니다.

이 의무를 실제로 이행한 기록, 즉 임대인에게 국세완납증명서나 확정일자 현황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임차인에게 설명한 확인·설명서, 문자나 통화 기록 등이 남아 있다면, 이는 방조의 고의가 없었다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이런 절차를 생략한 채 임대인의 구두 설명만 믿고 계약서를 작성했다면, 앞서 본 판례처럼 결과를 예견할 만한 사정을 외면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구분해야 할 점은, 확인·설명의무 위반이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순한 설명의무 위반은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법인은 2억원, 개인은 1억원 이상 보장)과 행정처분의 대상일 뿐이고, 형사책임인 사기방조는 앞서 본 미필적 고의라는 별도의 요건이 충족돼야 비로소 성립합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설명의무 위반의 정도가 클수록, 그것이 고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사실로 함께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확인·설명의무를 이행한 기록은 몰랐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물증이 되고, 그 기록의 부재는 반대로 불리한 정황이 됩니다.


4. 방조가 인정되더라도 처벌 수위는 정범보다 낮게 감경됩니다

사기방조가 인정돼도 형법상 종범 감경이 적용되지만, 확인·설명의무 위반만으로 끝나는 사안과는 처벌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중개사가 이 사기의 방조범으로 인정되면 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정범보다 형이 감경되고, 형법 제55조에 따라 유기징역은 그 형기의 2분의 1, 벌금은 다액의 2분의 1 범위에서 감경됩니다. 즉 사기방조가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이론상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500만원 이하의 벌금 범위에서 처벌 수위가 정해집니다.

다만 이 감경은 어디까지나 방조가 유죄로 인정됐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앞선 단계에서 미필적 고의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면 사기방조는 무죄이고, 확인·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한 부분은 형사처벌이 아니라 민사배상과 행정처분(업무정지 등)의 문제로 남습니다. 이 갈림길이 갈라지는 지점이 바로 앞서 본 확인·설명 절차의 이행 여부입니다.

유용된 금액, 즉 임대인이 편취한 보증금 규모가 커질수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정범의 형이 무거워질 수 있고, 방조범의 형량도 그에 연동해 함께 올라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5.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진술 전에 확인·설명 기록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첫 조사에서의 진술과 자료가 방조 고의 유무를 가르는 방향을 결정합니다.

공인중개사가 전세사기 관련 사기방조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출석 요구 및 피의자 조사 → ②임대인·다른 중개보조원 등 관련자 조사 및 계좌·통신 기록 확보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조직적 갭투자 사기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경우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해당 계약의 확인·설명서, 등기부등본 열람 기록, 임대인에게 요구한 서류(국세완납증명서·확정일자 현황 등)와 그 회신 여부를 시간 순으로 정리합니다.

  2. 임대인·중개보조원과 주고받은 문자, 통화 기록, 계약 전후 상담 메모 등 계약 당시 인식 수준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모읍니다.

  3. 같은 임대인이 관여한 다른 계약 건이 있는지, 그 계약들에서도 동일한 확인·설명 절차를 거쳤는지 확인해 일관성을 점검합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사기방조 혐의를 다뤄본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면, 형사 절차 대응과 함께 행정처분·민사배상 리스크까지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전세사기 사건에서 공인중개사가 수사선상에 오르면, “나도 속았는데 왜 나까지”라는 억울함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방조의 고의 유무는 결국 계약 당시 실제로 어떤 확인 절차를 거쳤는지에 달려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관련 기록과 기억은 희미해집니다.

보증금을 잃은 임차인 입장에서는 임대인뿐 아니라 중개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이고, 통장 내역과 계약 경위를 정리할수록 형사 고소와 민사 반환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조사를 받는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도 “나도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확인·설명의무를 실제로 어떻게 이행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보증금을 잃은 임차인 쪽과, 반대로 조사를 받는 공인중개사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확인·설명 절차가 남아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임대인의 상황이 의심스럽다면, 자료가 사라지기 전인 지금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중개사가 정말 몰랐다면 무죄가 되나요?

A.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확인·설명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기록이 있다면 방조의 고의가 없었다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이런 절차를 생략했다면 결과를 예견할 만한 사정을 외면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Q. 입건됐다는 통보를 받으면 바로 유죄인가요?

A. 아닙니다. 입건은 수사가 시작됐다는 의미일 뿐 혐의가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조사 과정에서 확인·설명의무 이행 여부 등이 밝혀지면 무혐의로 종결될 수도 있습니다.

Q. 확인·설명의무를 다했는데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나요?

A. 확인·설명의무를 실제로 성실히 이행했다면 사기방조의 핵심 요건인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워집니다. 다만 이행 여부는 진술이 아니라 확인·설명서 등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돼야 합니다.

Q. 형사처벌과 별개로 손해배상 책임도 지나요?

A. 네.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라 고의나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켰다면 형사책임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고, 이는 사기방조가 무죄로 나오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Q. 중개보조원의 잘못인데 개업공인중개사인 제가 책임지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법상 중개보조원의 업무상 행위는 그를 고용한 개업공인중개사의 행위로 보므로, 보조원의 확인·설명의무 위반이나 관련 행위에 대해서도 개업공인중개사가 함께 책임질 수 있습니다.

Q. 사기방조로 유죄가 확정되면 중개사 자격은 어떻게 되나요?

A. 형사처벌과 별개로 공인중개사법령에 따른 자격정지·등록취소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있고, 벌금형 이상이 확정되면 결격사유에 해당해 자격 유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확인·설명 절차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하는지가 이후 수사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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