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동산에서 일했는데 사기 방조로 조사받고 있어요
기획부동산에서 일했는데 사기 방조로 조사받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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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동산에서 일했는데 사기 방조로 조사받고 있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이른바 ‘기획부동산’ 업체에서 텔레마케터, 분양상담사, 영업직원으로 일하다가 회사 대표와 함께 사기 또는 사기방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저는 그냥 스크립트대로 전화만 돌렸을 뿐이에요”, “회사가 시키는 대로 계약서에 서명받은 것뿐인데 왜 저까지 조사받아야 하나요”라며 억울해합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기관에 출석하면, 본인이 남긴 상담 메모나 단체 카카오톡방의 대화 내용이 “몰랐다”는 주장과 정반대로 읽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정범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현실적 기여가 있어야 한다는 기준과 함께, 방조의 고의는 확정적 인식이 아니라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법리를 함께 적용하고 있어, 단순 가담과 방조의 경계가 실무에서 매우 예민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기획부동산 직원이 어떤 경우에 사기방조로 처벌될 수 있는지, 방조와 공동정범은 어떻게 구별되는지, 그리고 실제 처벌 수위와 대응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기획부동산에서 일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방조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정범의 범행을 인식하면서 그 실행에 현실적으로 기여했어야 합니다.

형법 제32조는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를 종범으로 처벌하되,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필요적으로 감경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방조란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사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유형적·물질적 지원은 물론, 범행 결의를 강화시키는 무형적·정신적 지원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기획부동산 사건에서 실제 사기죄의 정범은 대개 토지를 매입해 지분으로 쪼개 판매하는 구조를 설계하고 지시한 대표나 운영진입니다. 텔레마케터·분양상담사·영업직원은 그 구조 안에서 정해진 스크립트에 따라 전화를 걸거나 상담을 진행하는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고, 이 사실만으로 곧바로 방조범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방조란 정범의 구체적인 범행 준비나 범행사실을 알고 그 실행행위를 가능·촉진·용이하게 하는 지원행위 등으로서 정범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위를 말하고,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방조행위가 정범으로 하여금 구체적 위험을 실현시키거나 범죄 결과를 발생시킬 기회를 높이는 등으로 정범의 범죄 실현에 현실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2도15537 판결).

즉 단순히 회사에 고용되어 지시받은 업무만 수행한 정도라면, 그 업무와 사기 범행 사이의 밀접한 관련성과 현실적 기여를 수사기관이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는 한 방조죄 성립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통화 내역, 상담 스크립트, 급여·수당 산정 방식 등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기획부동산에서 근무한 이력 자체가 아니라, 그 업무가 사기 실행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는지가 방조 성립의 핵심 기준입니다.


2.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말은 방조의 고의를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방조범의 고의는 확정적으로 알았을 것을 요구하지 않고,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방어 논리가 “몰랐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방조범이 성립하기 위해 정범의 범죄에 관한 확정적 인식까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종범에 있어서 정범의 고의는 정범에 의하여 실현되는 범죄의 구체적인 내용을 인식할 것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으로 충분하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도6056 판결).

실무에서는 분양 대상 토지가 실제 개발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맹지이거나, 시세보다 몇 배 높은 가격으로 지분을 쪼개 판매하고 있다는 사정을 인지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봅니다. 단체 대화방에서 “이 땅은 개발이 안 된다더라”, “가격이 너무 부풀려진 것 같다”는 취지의 대화가 오갔는데도 계속 영업을 이어갔다면, 미필적 인식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회사가 제공한 자료를 그대로 믿고 안내했을 뿐, 시세나 개발 가능성에 의문을 가질 만한 정황이 실제로 없었다면 고의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본인이 받은 교육 자료, 상담 매뉴얼, 동료들과 나눈 대화 기록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항변은, 부풀려진 시세나 허위 개발 정보를 인지할 만한 정황이 함께 드러나는 순간 설득력을 잃습니다.


3.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면 방조를 넘어 공동정범까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공모의 흔적이 있다면 형이 필요적으로 감경되는 방조범이 아니라 정범과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방조와 공동정범은 처벌 수위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방조범은 형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정범보다 형이 필요적으로 감경되지만,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면 직접 실행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정범과 동일한 법정형의 적용을 받습니다.

공모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2인 이상이 공동의 의사로 특정 범죄를 실행하기 위해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자기 의사의 수단으로 실행에 옮기는 모의가 있었다고 인정되어야 합니다. 직접 토지를 매입하거나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더라도, 판매 전략을 함께 설계하거나 허위 개발 정보가 담긴 상담 스크립트 작성에 관여하고, 판매 실적에 연동된 고율의 수당을 지급받는 구조였다면 단순 방조를 넘어 공모관계가 인정될 소지가 커집니다.

특히 신입 상담원을 교육하며 허위 개발 호재를 그대로 전달하도록 지도했거나, 계약을 유도하기 위한 압박 화법을 직접 고안해 사용했다면, 수사기관은 이를 단순한 업무 수행이 아니라 범행에 대한 적극적 가담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판매 구조 설계나 허위 정보 생산에 관여했는지가, 방조범과 공동정범을 가르는 실질적인 기준입니다.


4. 처벌 수위는 가담 정도와 피해 규모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사기죄의 법정형이 대폭 상향된 데다, 방조범이라도 감경 후 형량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는 2026년 3월 12일 시행된 개정 형법(법률 제21450호)에 따라 법정형이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되었습니다. 정범이 이 법정형의 적용을 받는다면, 방조범은 형법 제32조 제2항과 제55조에 따라 형이 필요적으로 감경되어 징역은 형기의 2분의 1인 10년 이하, 벌금은 다액의 2분의 1인 2천500만원 이하의 범위에서 선고됩니다.

다만 기획부동산 사기는 피해 규모가 수십억에서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경우가 흔하고, 이 경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됩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고, 방조범이라도 이 가중처벌 구간을 기준으로 감경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감경 후 형량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이득액은 개별 상담원 한 명이 유치한 계약 금액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범행에서 발생한 피해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실무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본인이 직접 관여한 계약 규모와 조직 전체 피해액 사이의 인과관계를 어떻게 다투느냐에 따라 최종 형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5. 조사 통보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출석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기획부동산 사기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업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참고인 또는 피의자 조사 출석 → ②진술조서 작성 및 통화·계좌·문자 내역 확인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처음에는 참고인으로 불렸다가 진술 과정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회사를 이미 퇴사했다거나 짧은 기간만 근무했다는 사정만으로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근무 당시 작성한 상담 기록, 계약서, 급여명세, 단체 대화방 로그가 남아 있는 이상 퇴사 이후에도 소환될 수 있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본인이 맡았던 구체적인 업무 범위와 지시받은 내용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교육 자료, 상담 스크립트, 카카오톡·문자 대화 등).

  2. 허위 개발 정보나 시세 조작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접근 권한이 없었던 내부 문서, 회사가 제공한 공식 자료 등)를 확보합니다.

  3. 급여·수당이 판매 실적과 어떤 방식으로 연동되어 있었는지 급여명세와 근로계약서를 통해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사건에 밝은 변호사와 함께 참고인·피의자 신분에 따른 진술 방향을 미리 정리해두면, 방조와 공동정범의 경계에서 불리한 진술이 나오는 것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기획부동산에서 일하다 조사를 받게 된 분들은 “그냥 직원이었을 뿐인데”라는 억울함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고 지분을 매수한 쪽 입장에서는 실제로 얼마를 어떤 경위로 송금했는지, 어떤 설명을 듣고 계약했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모두에서 중요합니다.

반대로 직원으로서 가담 여부를 다투는 쪽 입장에서도 “회사가 시켜서 한 일”이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본인의 인식 정도와 업무 범위를 구체적인 자료로 증명해야 합니다.

저는 기획부동산 사기 사건에서 피해자 측 대리와 조사받는 직원 측 변호를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건이라도 누가 어떤 자료를 먼저 확보했는지에 따라 방조냐 공동정범이냐, 나아가 무혐의냐 처벌이냐의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참고인 통보든 피의자 소환이든, 첫 조사 전에 상담받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단순히 전화 상담만 했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방조가 성립하려면 정범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현실적 기여가 있어야 하므로, 통화 내용과 인지 정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Q. “몰랐다”고 하면 무죄가 되나요?

A.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무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방조의 고의는 미필적 인식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이므로, 인지할 만한 정황이 있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Q. 방조와 공동정범은 어떻게 다른가요?

A. 방조범은 정범의 범행을 도운 것으로 형이 필요적으로 감경되지만, 공동정범은 판매 구조 설계나 모의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되어 정범과 같은 형이 적용됩니다.

Q. 방조범으로 인정되면 형량이 얼마나 줄어드나요?

A. 사기죄 법정형인 20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을 기준으로, 방조범은 형법 제55조에 따라 형이 절반으로 감경되어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500만원 이하 벌금의 범위에서 선고됩니다. 다만 특경법이 적용되는 대규모 사건이라면 감경 후에도 형량이 무거울 수 있습니다.

Q. 이미 퇴사했는데도 조사받을 수 있나요?

A. 있습니다. 근무 당시의 상담 기록, 계약서, 급여 자료가 남아 있는 한 퇴사 여부와 관계없이 소환될 수 있습니다.

Q. 참고인으로 불렀는데 나중에 피의자가 될 수도 있나요?

A. 그렇습니다. 진술 과정에서 인지·가담 정황이 드러나면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으므로, 출석 전 변호사와 진술 방향을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Q.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것이 좋나요?

A. 첫 조사 출석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방조와 공동정범, 나아가 무혐의 여부를 가르는 핵심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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