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집을 두 명에게 계약한 게 사기죄로 고소됐어요
같은 집을 두 명에게 계약한 게 사기죄로 고소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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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임대차

같은 집을 두 명에게 계약한 게 사기죄로 고소됐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전세난과 부동산 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임대인이 하나의 부동산을 두고 서로 다른 임차인과 각각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이중계약 분쟁이 늘고 있습니다. 계약금과 보증금을 각각 지급한 두 임차인 중 한 쪽이 뒤늦게 사실을 알고 형사 고소에 나서면서, 임대인이나 중개인이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는 사례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제가 상담한 임대인들 중 상당수는 “계약금만 받았을 뿐 아직 잔금도 안 치렀으니 다른 사람과 계약해도 문제없다”, “먼저 계약한 사람이 아직 입주도 안 했으니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같은 집을 두 번째 세입자와 계약합니다. 그런데 막상 먼저 계약한 임차인이 이 사실을 알고 “계약금을 돌려달라”, “애초에 나를 속인 것 아니냐”며 고소장을 접수하면, “계약이 안 되면 계약금을 돌려주면 그만이다”라는 항변만으로는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계약 체결 당시 이미 선행 계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고지하지 않은 채 대금을 받은 경우, 이를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계약이 이중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계약 체결 시점의 사정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아래에서는 같은 집을 두 명에게 계약했다는 이유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인지, 어떤 경우에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고소를 당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같은 집을 두 명에게 계약했다고 곧바로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기죄는 기망행위, 착오, 처분행위, 재산상 이익 취득이 모두 인정되어야 성립합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의 기망행위로 상대방이 착오에 빠지고, 그 착오에 기해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여 행위자나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는 인과관계가 순서대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 네 요건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같은 집을 두 사람에게 각각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 자체는 민법상 이행불능이나 채무불이행 문제로 처리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먼저 계약한 임차인에게는 손해배상이나 계약 해제로 해결할 수 있는 민사적 성격의 분쟁이기 때문에, 이중계약이라는 사실만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처벌로 이어지려면 계약 체결 당시 임대인에게 상대방을 속여 돈을 받으려는 편취의 고의가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계약 당시에는 정상적으로 이행할 생각이었는데 이후 사정이 바뀌어 이중계약에 이른 경우와, 처음부터 두 사람 모두에게서 보증금을 받아낼 생각이었던 경우는 형사법적으로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같은 집을 두 명에게 계약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고, 계약 체결 당시의 기망행위와 편취의 고의가 별도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2. 먼저 계약한 사실을 숨기고 두 번째 계약을 체결했다면 부작위에 의한 기망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사정을 묵비한 것도 기망행위에 해당합니다.

사기죄에서 기망행위는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뿐 아니라, 법률상 고지의무가 있는 사람이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는 부작위의 형태로도 성립합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일정한 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도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일반거래의 경험칙상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행위를 하지 아니하였을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칙상 그 사실을 고지할 법률상의 의무가 인정된다(대법원 1996. 9. 6. 선고 95도2551 판결).

이중계약 사안에 적용하면, 이미 다른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이나 보증금까지 받은 상태에서 이 사실을 숨긴 채 두 번째 임차인과 계약하고 돈을 받았다면, 이는 신의칙상 고지의무를 위반한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두 번째 임차인 입장에서는 선행 계약의 존재를 알았다면 애초에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임대인이 두 번째 계약 체결 사실을 먼저 계약한 임차인에게 알리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계약한 임차인이 잔금을 치르고 입주하려는 시점에 비로소 이중계약 사실을 알게 됐다면, 그 임차인을 상대로 한 기망행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선행 계약이나 이중계약 사실을 알면서도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돈을 받았다면, 침묵 자체가 기망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3. 계약 체결 당시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가 유·무죄를 가릅니다

나중에 사정이 생겼다는 사후적 해명만으로는 편취의 고의를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 이중계약으로 고소당한 임대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항변은 “처음에는 한 사람과만 계약할 생각이었는데, 이후 사정이 생겨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과도 계약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편취의 고의 유무는 자백이 없는 이상 계약 전후의 재력, 계약 이행 과정, 자금 사용 내역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임대차 관련 사기 사건에서 법원은 임대인에게 계약 체결 당시부터 보증금을 반환하거나 계약을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형사책임을 인정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단순히 시세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다거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사기죄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계약 체결 직후 곧바로 다른 사람과 같은 조건으로 계약해 이중으로 계약금을 받은 정황, 먼저 계약한 임차인의 연락을 피하거나 잔금 지급을 미루면서 두 번째 계약을 진행한 정황이 있다면, 처음부터 두 사람 모두에게서 돈을 받아낼 생각이었다는 정황증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 당시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며, 사후의 사정 변경 주장만으로는 편취의 고의를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4. 편취 금액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지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계약금·보증금 규모가 클수록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갈 위험이 커집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중계약으로 두 번째 임차인에게서 받은 계약금이나 보증금이 바로 이 편취 금액에 해당합니다.

편취 금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서울·수도권 아파트나 오피스텔 전세보증금은 이 금액대에 근접하거나 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아, 이중계약 사안에서도 특경법 적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반환·합의 여부나 초범인지 여부는 사기죄의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이후 양형 단계에서는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다만 형사 고소가 이미 접수된 이후에는 뒤늦게 계약금을 돌려주더라도 처벌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계약서와 입금 내역을 정리하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중계약 사기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부동산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편취 금액이 특경법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같은 집을 두고 이중계약 사실을 알게 됐거나 반대로 이중계약으로 고소를 당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먼저 체결한 계약서와 나중에 체결한 계약서를 모두 확보해 계약 체결일, 계약금·보증금 지급일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2. 각 계약에서 주고받은 계약금·보증금의 입금 내역과 문자·메신저 대화 기록을 확보해 어느 시점에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확인합니다.

  3. 임대인이 먼저 계약한 임차인에게 이중계약 사실을 언제, 어떻게 알렸는지, 계약금 반환이나 잔금 지급 유예 등 후속 조치가 있었는지 대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부동산 이중계약 사기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 대응과 계약금·보증금 반환을 위한 민사상 조치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같은 집을 두고 벌어진 이중계약 문제는 “설마 형사 사건까지 되겠어”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금을 떼일 위기에 놓인 임차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계약 체결 시점과 상대방이 알고 있었던 사정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계약서, 입금 내역, 상대방과 나눈 대화 기록이 쌓일수록 형사 고소와 계약금 반환 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이중계약으로 사기 혐의를 받는 임대인이나 중개인 입장에서도 “나중에 계약금을 돌려주면 그만”이라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계약 체결 당시 실제로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 상대방에게 사정을 언제 알렸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이중계약으로 피해를 입은 임차인 쪽과, 반대로 사기 혐의를 받는 임대인·중개인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금만 받고 아직 잔금은 안 받았는데도 사기죄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사기죄는 재물의 교부만 있으면 성립하므로 계약금이라도 기망행위에 의해 받았다면 그 금액에 대해 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금 수준의 소액이라면 처벌 수위는 낮아질 수 있습니다.

Q. 먼저 계약한 사람이 아직 입주도 안 했는데 문제가 되나요?

A. 입주 여부와 무관하게 계약은 계약금 지급 시점에 이미 성립합니다. 입주 전이라도 이중계약으로 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됐다면 손해배상이나 형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부동산 중개인이 이중계약을 알고도 진행시켰다면 중개인도 처벌받나요?

A. 중개인이 이중계약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계약을 진행했다면 임대인과 공동으로 사기죄 책임을 질 수 있고, 별도로 공인중개사법상 의무 위반 책임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임대인이 계약금을 전부 돌려줬는데도 고소당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사후에 반환했다는 사정은 불법영득의사나 편취의 고의 인정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며, 다만 양형에서는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형사 고소와 별도로 계약금 반환 소송도 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 고소를 통해 확보되는 수사 기록이 계약금 반환청구나 손해배상청구 등 민사 소송의 입증자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행 대응이 효과적입니다.

Q. 경찰 조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가능한 한 첫 조사 전에 선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편취 금액이 클 경우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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