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캄보디아, 미얀마, 필리핀 등 해외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보이스피싱을 저지르던 조직에서 일하다가, 조직이 적발되거나 현지 단속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귀국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나는 그냥 전화만 걸었을 뿐이다”, “해외에서 일한 거니까 한국 법이랑은 상관없지 않냐”, “일단 자수만 하면 무조건 봐준다던데”라는 생각으로 귀국을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귀국해 조사를 받아보면, 속인주의에 따라 국내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과 똑같이 처벌 대상이 되고, 자수로 인정받는지 여부와 그 시점에 따라 감경 여부조차 크게 갈린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콜센터 상담원 등 가담자에 대해 범죄단체 가입·활동죄와 사기죄를 각각 별도의 범죄로 인정해 두 죄를 모두 무겁게 처벌하는 한편, 자수의 성립 여부는 신고의 자발성과 시점을 엄격히 따지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해외 콜센터 근무 경력이 왜 한국 형법의 처벌 대상이 되는지, 귀국 후 자수가 어떤 경우에 감경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조직 내 역할에 따라 형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해외 콜센터에서 일했더라도 대한민국 형법의 처벌 대상이 됩니다
범행 장소가 해외라도, 내국인이라면 대한민국 형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형법 제3조는 “본법은 대한민국영역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속인주의 원칙으로, 콜센터 사무실이 캄보디아·필리핀·중국 등 해외에 있었고 실제 피해자와 통화만 그곳에서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할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실제로 편취행위에 가담했다면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가 적용되고,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콜센터에서 대본대로 전화를 걸어 피해자를 속이는 행위, 계좌 정보를 확인하는 행위, 인출을 지시하는 행위 모두 편취 행위의 일부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조직 자체가 총책·관리책·상담원·현금인출책 등으로 위계와 통솔체계를 갖춘 계속적 결합체로 인정되면, 형법 제114조의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죄까지 함께 문제됩니다. 이 조항은 목적한 범죄, 즉 사기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되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콜센터에서 단순히 상담만 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 범위 밖에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범행 장소가 해외였다는 사정, 통화만 담당했다는 사정 모두 대한민국 형법의 적용을 막지 못합니다.
2. 귀국했다고 모두 자수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자발적으로 신고해야 자수이고, 붙잡힌 뒤 진술하는 것은 자백일 뿐입니다.
형법 제52조 제1항은 “죄를 지은 후 수사기관에 자수한 때에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이는 법원이 반드시 감경해야 하는 필요적 감경이 아니라, 감경 여부와 폭을 법원 재량에 맡기는 임의적 감경입니다.
대법원은 자수의 의미를 “범인이 자발적으로 수사기관에 대하여 자기의 범죄사실을 신고하여 그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것”으로 좁게 해석해왔습니다. 반대로 수사기관의 직무상 질문이나 조사에 응하여 범죄사실을 진술하는 것은 자백에 해당할 뿐 자수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판단입니다.
자수라 함은 범인이 자발적으로 수사기관에 대하여 자기의 범죄사실을 신고하여 그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것을 말하고, 수사기관의 직무상 질문이나 조사에 응하여 범죄사실을 진술하는 것은 자백에 해당할 뿐 자수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10. 14. 선고 2003도3133 판결).
시기 문제도 중요합니다. 구법과 달리 현행 형법은 자수의 시기를 “발각 전”으로 제한하지 않으므로, 대법원은 일찍이 체포되기 전이라면 이미 지명수배가 된 뒤라도 자수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65. 10. 5. 선고 65도597 판결 등 참조). 반대로 말하면,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체포영장이 집행되어 붙잡히는 경우처럼 스스로 신고하기 전에 검거되면 그때부터는 자수가 아니라 단순 검거이자 자백으로 취급됩니다.
귀국 자체가 아니라, 체포되기 전에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가 신고했는지가 자수 인정의 핵심입니다.
3. 콜센터 상담원이라는 역할도 범죄단체 가입·활동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속아서 끌려갔다는 주장은 구체적 정황이 뒷받침돼야 참작됩니다.
대법원은 총책을 중심으로 관리 책임자, 콜센터 상담원, 대포통장 공급책, 현금인출책 등이 역할을 분담하고 위계질서와 통솔체계를 갖춘 보이스피싱 조직을 형법상 범죄단체로 인정해왔습니다. 콜센터에서 대본을 읽는 역할만 맡았더라도, 조직에 가입해 구성원으로 활동한 이상 범죄단체가입·활동죄의 적용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도8600 판결은 범죄단체 가입행위·구성원으로서의 활동행위와 실제 사기행위는 각각 보호법익이 다른 별개의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아, 두 죄가 하나로 흡수되지 않고 실체적 경합 관계로 함께 처벌된다는 취지를 밝혔습니다. 즉 콜센터 상담원으로 활동한 사실 자체와 그 상담으로 실제 발생한 편취 결과가 각각 별도로 형량에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취업사기에 속아 끌려갔다거나 감금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일했다는 주장은 실무에서 자주 나오지만, 법원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구체적인 정황을 살핍니다. 스스로 출국을 결정한 경위, 현지에서 급여나 인센티브를 실제로 받았는지, 공항 도착 직후 여권을 빼앗기고 외부와의 통신이 차단됐는지, 숙소 밖 이동이 제한되거나 폭행·재감금 등 물리적 강제가 있었는지, 관련 의료기록이 남아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강제성 주장의 신빙성을 판단합니다.
역할과 가담 정도에 따라 형량 차이도 뚜렷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2020. 1. 10. 선고한 2019노3211 판결(범죄단체가입·활동·사기)에서는 조직 내 역할과 가담 기간에 따라 공동피고인들에게 각 징역 1년 2월부터 징역 2년까지 서로 다른 형이 선고된 바 있습니다.
4. 피해 금액이 커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까지 적용됩니다
가담자 개인이 직접 받은 돈이 적어도, 조직 전체 피해액을 기준으로 책임질 수 있습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는 사기 등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중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은 조직적으로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 실행되는 범죄이기 때문에, 콜센터 상담원 개인이 직접 챙긴 급여나 인센티브가 크지 않더라도, 공모관계에 있는 조직 전체의 편취액을 기준으로 이득액이 산정될 수 있습니다. 조직적 사기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사기범죄 양형기준상 가중영역으로 분류되어 실형이 선고되는 비중이 높은 유형이기도 합니다.
초범인지, 실제 가담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범죄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이득액 구간이 정해진 이후 양형 단계에서는 중요하게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5. 자수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귀국 전 자료를 정리해두는 것이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실무에서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거주자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자진 출석해 자수 의사를 밝히고 진술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구속영장 청구 여부 판단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특경법 가중처벌 구간에 해당한다면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귀국과 자수를 고민하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서두르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준비하는 것이 이후 조사와 양형 모두에 도움이 됩니다.
해외 콜센터에 어떤 경위로 채용됐는지, 채용 공고·근로계약서·메신저 대화 등 관련 자료를 최대한 확보합니다.
실제로 담당한 업무 범위(전화 상담만 했는지, 계좌·인출까지 관여했는지 등)와 급여·인센티브 지급 내역을 시기별로 정리합니다.
여권 압수, 통신 차단, 이동 제한 등 강제성을 뒷받침할 정황이 있었다면 관련 자료와 목격 진술을 미리 모아둡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보이스피싱 조직 가담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와 자수 시점·방식을 미리 조율한다면, 자수 인정 가능성과 감경 폭을 모두 최대한 살릴 수 있습니다.
마치며
해외에서 연락이 끊기다시피 지내다 뒤늦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 막상 귀국을 결심하고도 막막함과 두려움 때문에 자수 시점을 계속 미루는 분들이 많습니다.
스스로 귀국해 자수를 서두르는 쪽은 지명수배가 됐더라도 체포 전에 자발적으로 신고했다는 사정을 감경 요소로 인정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계속 해외에 남거나 귀국을 미루다가 결국 강제송환·긴급체포 형태로 붙잡히는 쪽은 같은 조직 내 비슷한 역할을 맡았더라도 자수로 인정받지 못해 감경의 기회 자체를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보이스피싱 조직 가담 사건에서 자수를 결심한 의뢰인과, 이미 검거되어 구속 여부를 다투어야 하는 의뢰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조직 내 같은 역할이라도 자수 시점과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귀국을 결심했다면, 자수 시점을 정하는 지금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해외에서 일한 거라 한국 법이 적용 안 되는 것 아닌가요?
A. 아닙니다. 형법 제3조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이 해외에서 범한 죄에도 대한민국 형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콜센터가 해외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Q. 이미 지명수배가 된 상태에서 귀국해도 자수로 인정되나요?
A. 체포되기 전에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가 신고했다면 지명수배 이후라도 자수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항 등에서 체포영장 집행으로 붙잡히면 자수가 아니라 검거로 취급됩니다.
Q. 자수하면 무조건 처벌을 면하나요?
A. 아닙니다. 형법상 자수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임의적 사유일 뿐이라 처벌 여부와 폭은 법원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다만 자수하지 않은 경우보다 유리하게 고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취업사기에 속아 끌려간 것이라면 처벌을 면할 수 있나요?
A. 여권 압수, 통신 차단, 이동 제한, 폭행·재감금 등 강제성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정황이 입증돼야 참작됩니다. 단순히 “속아서 갔다”는 주장만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Q. 콜센터 상담원은 현금인출책보다 형이 가벼운가요?
A. 일반적으로 역할과 가담 기간, 관여 정도에 따라 형량 차이가 있지만,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사실 자체로 범죄단체가입·활동죄가 함께 적용되므로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Q. 피해금을 전부 변제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나요?
A. 변제나 합의는 범죄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양형 단계에서는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귀국 전에 변호사부터 선임해야 하나요?
A. 그렇습니다. 자수의 인정 여부와 감경 폭이 신고 시점과 방식에 좌우되는 만큼, 귀국 전에 상담을 받아 자수 절차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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