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으로 나가는데 위증죄가 걱정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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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으로 나가는데 위증죄가 걱정된다면 

전우석 변호사

지인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가게 되었다며 무엇을 어디까지 말해야 하는지 물어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기억이 흐릿한 대목에서 잘못 말하면 처벌받는 것 아니냐는 걱정입니다. 그런데 위증죄는 진술이 사실과 맞아떨어지는지가 아니라, 그 진술이 증인 자신의 기억과 어긋나는지를 봅니다.

형법 제152조는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서 상대를 모해할 목적이 더해지면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올립니다. 여기서 허위란 기억에 반한다는 뜻입니다. 기억한 대로 말했는데 나중에 사실과 달랐던 것으로 드러났다면 위증이 아니고, 반대로 자신의 기억과 다른 줄 알면서 말했다면 그 내용이 우연히 진실에 가까웠더라도 위증입니다. 그래서 재판에서는 대개 착오였는지 의도였는지를 두고 다툽니다.

그런데 그전에 따져야 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대법원은 형법이 말하는 선서한 증인을 법률에 근거하여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유효한 선서를 한 증인이라고 보면서, 증인신문 자체가 절차 규정을 지켜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8도942 전원합의체 판결). 증인을 보호하려고 둔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면 원칙적으로 그 증인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규정 가운데 실무에서 문제되는 것이 증언거부권 고지입니다. 자기나 친족이 형사소추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는 증언은 거부할 수 있고, 변호사나 의사, 종교인이 업무상 위탁을 받아 알게 된 타인의 비밀도 마찬가지입니다. 재판장은 이에 해당하는 증인에게 신문을 시작하기 전에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160조).

고지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는지가 다음 문제입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증언거부사유가 있는데도 고지를 받지 못해 그 권리를 행사하는 데 사실상 장애가 생겼다면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고지가 빠졌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면책되지는 않고, 증언할 때의 상황과 거부사유의 내용, 증인이 그 권리를 이미 알고 있었는지, 고지를 받았더라도 거짓말을 했을 것인지를 함께 봅니다.

결론이 갈린 사건을 보면 이 기준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드러납니다. 전 남편의 음주운전 재판에 증인으로 나간 전처가 고지를 받지 못한 채 남편의 변명에 들어맞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진술한 사안에서는 위증죄가 인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07도6273 판결). 묻는 말에 소극적으로 답하지 않은 것과 없는 사실을 보태 말한 것을 다르게 본 것입니다.

모해위증은 여기에 목적이 더해진 유형입니다. 모해할 목적이란 상대를 불리하게 할 목적을 말하고, 거짓말의 대상에는 공소사실을 직접 뒷받침하는 사실만이 아니라 그것이 받아들여지면 상대가 불리해지는 관련 사실까지 들어갑니다. 불리해질 것이라는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고 그 결과를 바랄 필요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 2006도3575 판결입니다.

이미 거짓말을 한 뒤라면 법에 열린 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 사건의 재판이나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하거나 자수하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합니다(제153조). 다만 여기서의 자백은 내가 기억에 반해 허위로 진술했다는 고백이어야 하고, 종전 증언이 사실과 달랐다는 정도를 인정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본 하급심이 있습니다. 원사건이 확정된 뒤의 자백에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증인신문에 앞서 내가 증언거부권을 쓸 수 있는 지위인지,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 대목을 어떻게 답할지를 정리해 두셔야 합니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 자체는 위증이 아니지만, 기억하고 있으면서 없다고 말하는 것은 위증입니다.

함께 읽을 글 — 허위 진술이 아니라 허위 신고가 문제된 사건은 무고죄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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