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됐다면 — 적부심과 보석, 언제 무엇을 하나
구속됐다면 — 적부심과 보석, 언제 무엇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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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됐다면 — 적부심과 보석, 언제 무엇을 하나 

전우석 변호사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가족들은 면회 신청부터 알아보지만, 그보다 먼저 지금이 어느 단계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검찰이 아직 수사 중이라면 쓸 수 있는 것은 구속적부심사이고, 기소가 되어 재판이 시작되었다면 보석입니다. 둘을 섞어 부르는 분들이 많은데 청구할 수 있는 시기도, 법원이 보는 것도 다릅니다.

적부심은 짧은 시간 안에 끝나는 절차입니다. 구속이 적법한지를 신속히 다시 판단받게 하려는 제도여서,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는 법원이 청구서를 받은 때부터 48시간 안에 피의자를 심문하고 수사기록을 살펴 결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청구권자도 넓어 구속된 본인 외에 변호인과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동거인, 고용주까지 낼 수 있습니다. 결정은 기각, 석방, 그리고 보증금을 내는 조건의 석방 세 가지인데, 마지막 유형은 구속된 피의자에게만 쓸 수 있고 체포 단계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97모21 결정입니다.

다만 청구를 결심하기 전에 알아 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법원이 수사 관계 서류를 받은 때부터 결정 후 검찰청에 돌려보낼 때까지의 기간은 수사기관의 구속기간에 넣지 않습니다. 수사기간이 심사 때문에 줄어드는 것을 막으려는 조항인데, 뒤집어 보면 기각되었을 때 검사와 경찰이 쓸 수 있는 구속기간이 그 며칠만큼 뒤로 밀린다는 뜻입니다. 즉 적부심을 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실제 구금 기간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습니다. 승산과 함께 이 비용을 같이 놓고 판단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때는 청구해 놓고도 검사가 곧바로 기소해 버리면 심사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2004년 그 부분을 지적했고, 지금은 심사 청구 후에 공소제기가 있더라도 법원이 그대로 석방을 명할 수 있도록 조문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기소가 되면 적부심은 더 이상 쓸 수 없고 보석으로 넘어갑니다. 보석은 원칙적으로 허가해야 하는 제도여서, 형사소송법 제95조가 열거한 여섯 가지에 해당하지 않으면 법원은 보석을 허가해야 합니다. 사형이나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죄, 누범과 상습범, 증거를 없앨 염려, 도망할 염려, 주거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피해자나 사건 관계인을 해칠 염려입니다. 그런데 다투는 사건은 대개 이 중 하나에는 걸립니다. 그렇다고 길이 끊기지는 않습니다.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법원은 직권으로도 보석을 허가할 수 있고(제96조), 실제로 나오는 보석 상당수가 이 조항에 기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석 사건에서는 제외사유가 있느냐보다 도망하거나 증거를 없앨 우려가 지금은 없다는 점을 자료로 입증하는 것이 쟁점입니다. 주거와 직장이 확인되는지, 신원을 보증할 사람이 있는지, 피해 회복이 어디까지 되었는지가 그 자료가 됩니다. 법원이 조건을 정할 때 보는 것도 범죄의 성질과 죄상, 증거의 증명력, 전과와 환경과 자산, 범행 후의 정황입니다.

허가가 나면 조건이 따라붙습니다. 출석과 증거인멸 금지 서약, 보증금 약정, 주거 제한, 피해자 접근금지, 출석보증서, 출국금지 서약, 피해자를 위한 공탁까지 아홉 가지 가운데 하나 이상을 법원이 고릅니다. 보증금을 감당할 수 없어 아예 포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형사소송법 제99조 제2항은 피고인의 자금능력으로 이행할 수 없는 조건을 정하지 못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보증금 대신 보석보증보험증권을 첨부한 보증서로 갈음하도록 한 결정례도 있습니다.

나온 뒤에도 조건은 살아 있습니다. 도망하거나 소환에 정당한 사유 없이 나가지 않거나 법원이 정한 조건을 어기면 보석은 취소되고, 정당한 사유 없는 위반에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나 20일 이내의 감치가 따릅니다(제102조). 취소되면 보증금은 몰취될 수 있는데, 대법원은 취소와 몰취를 반드시 동시에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0모22 전원합의체 결정). 풀려나고 한참 지난 뒤에 몰취결정이 따로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병이 위중하거나 부모의 장례를 치러야 하는 경우라면 제101조의 구속집행정지가 따로 있습니다. 기간과 머물 장소를 정해 잠시 풀어 주는 것이어서 석방과는 성격이 다르고, 실제 결정례도 장례식장과 병원으로 주거를 제한한 형태였습니다.

적부심이든 보석이든 법원이 재는 것은 사정의 딱함이 아니라 도망과 증거인멸의 가능성입니다. 재직증명서와 임대차계약서, 신원보증서, 피해자와 주고받은 합의 경과부터 챙기시는 것이 청구서 문장을 다듬는 일보다 중요합니다.

함께 읽을 글 — 구속을 다투는 것과 별개로, 나중에 형이 확정되어도 남는 추징금 문제는 추징금과 몰수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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