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검사 반려된 신축 건물, 잔금 지급 거절의 한계
사건 개요
건축주 입장에서 신축 공사의 마지막 단계는 잔금을 치르는 일이 아니라 사용승인(준공검사)을 받는 일입니다. 그런데 공사가 다 끝난 것처럼 보여도, 정작 관할 행정청에 사용승인을 신청하면 소방시설 미비, 방수·마감 불량, 설계도서와 다른 시공 등을 이유로 반려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건축주는 "완공됐다고 할 수 없으니 잔금을 못 준다"며 지급을 미루고, 시공사는 "공정은 다 끝났고 반려는 사소한 보정 사항일 뿐"이라며 잔금 청구를 예고합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건축주들은 두 가지 마음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하나는 "사용승인도 못 받은 건물에 왜 돈을 다 줘야 하느냐"는 억울함이고, 다른 하나는 "그렇다고 무작정 다 안 주면 나중에 지연손해금까지 얹혀서 더 크게 물어주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입니다. 이 둘은 사실 같은 질문의 양면입니다. 사용승인 반려를 이유로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그 거절에는 법이 정한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용승인이 반려됐다는 사정만으로 잔금 전액의 지급을 무기한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반려의 원인이 된 하자의 내용과 그 보수에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가 밝혀져야, 비로소 건축주가 어디까지 지급을 미룰 수 있는지가 정해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사용승인 반려의 원인이 도급계약상 수급인의 하자(불완전이행)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건축주 측 설계 변경이나 인허가 절차상의 문제처럼 시공사 책임으로 돌리기 어려운 사정인지입니다. 둘째, 하자가 인정된다면 건축주가 행사할 수 있는 동시이행항변권의 범위가 잔금 전액인지, 아니면 하자보수에 드는 비용 상당액으로 한정되는지입니다. 셋째, 그 항변권 행사가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지는 않는지입니다.
민법 제667조는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하자보수 또는 그에 갈음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이 청구권과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은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다만 신축 건물처럼 토지의 공작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하자가 아무리 중대해도 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는 없습니다(민법 제668조 단서). 즉 건축주가 쓸 수 있는 카드는 처음부터 '계약을 없던 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자에 상응하는 만큼 지급을 미루거나 공제하는 것'으로 좁혀져 있습니다. 이 틀을 이해하지 못하면, 반려 통지 한 장만 믿고 잔금을 전부 묶어 두었다가 오히려 지체책임을 지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사용승인 반려 사유를 '하자'로 구체화하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반려됐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반려의 구체적 사유가 도급계약상 하자에 해당하는지를 특정하는 것입니다. 사용승인 반려 통지서에는 대개 보정이 필요한 항목이 항목별로 적혀 있는데, 이 문서 하나만으로 소송에서 하자를 증명하기는 부족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구성합니다.
1) 반려 사유를 설계도서·계약서와 대조합니다.
반려 통지서에 적힌 지적 사항(소방시설 미설치, 방수층 시공 누락, 계단 유효폭 미달 등)을 애초 계약한 설계도서·시방서와 하나씩 대조해, 이것이 시공사가 계약대로 시공하지 않은 결과인지, 아니면 인허가 과정에서 뒤늦게 요구된 추가 조건인지를 가려냅니다. 전자라면 명백한 채무불이행이지만, 후자라면 그 비용 부담을 누가 지는지가 계약서의 설계변경 조항에 따라 달라지므로 먼저 이 구분이 서야 합니다.
2) 감리자·건축사의 의견을 문서로 확보합니다.
공사감리자는 사용승인 신청 전 공사가 설계도서대로 시공됐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으므로, 반려 사유에 대한 감리자의 소견과 보정 지시 이력을 확보해 두면 하자의 존재와 범위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다툼이 예상되는 사안이라면 별도로 건축사·구조기술사 등 전문가의 하자 감정을 받아, 반려 사유가 실제로 안전·기능상 결함인지 객관적으로 정리해 둡니다.
3) 보정 이행 여부와 그 시점을 기록합니다.
시공사가 보정 지시를 이행했는지, 이행했다면 언제 재신청해 사용승인을 받았는지를 시점별로 남겨 둡니다. 보정이 지연될수록 건축주가 입은 실제 손해(입주 지연에 따른 이자·임대손실 등)도 함께 커지므로, 이 기록은 하자의 존재뿐 아니라 뒤에서 다룰 손해액 산정의 근거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동시이행항변권의 범위를 정확히 산정해 지급을 설계하기
하자가 확인되었다고 해서 잔금 전액을 계속 묶어 둘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는 도급인의 하자보수청구권·손해배상청구권과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이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 동시이행항변권이 미치는 범위는 원칙적으로 하자보수에 필요한 비용 상당액에 한정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미지급 잔금이 하자보수비용보다 훨씬 크다면, 그 차액까지 지급을 거절할 근거는 없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하자보수비용을 항목별로 산정합니다.
반려 사유별로 실제 보정에 소요되는 공사비를 견적서·전문가 감정을 통해 산정하고, 그 합계액만큼만 잔금 지급을 유보할 수 있다는 전제로 협상 구도를 설계합니다. 근거 없이 잔금 전체를 붙들고 있으면, 나중에 소송에서 유보 범위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 지연손해금까지 물어 줄 위험이 커집니다.
2) 권리남용 항변에 대비합니다.
미지급 잔금에 비해 하자보수비가 현저히 적은데도 건축주가 잔금 전액의 지급을 계속 거부한다면, 시공사 측에서 그 항변권 행사가 자기 채무의 이행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해 권리남용이라고 다툴 수 있습니다. 이를 피하려면 하자보수비 상당액을 넘는 부분은 조기에 지급하거나 공탁해 두어, 정당한 항변 범위 안에서만 지급을 미루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3) 사용승인 지연 손해를 별도로 청구할 것인지 정리합니다.
사용승인이 늦어져 입주·임대가 미뤄지는 등 실제 손해가 발생했다면, 이는 잔금에서 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체상금 약정이나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로 구성하는 것이 정리하기 쉽습니다. 계약서에 지체상금 조항이 있는지, 있다면 그 기산일과 상한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 잔금 정산과 손해배상 청구를 분리해 진행합니다.
결론
사용승인 반려는 건축주에게 강력한 협상 카드이지만, 무기한·무제한의 지급 거절권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반려 사유가 실제로 시공사의 하자에서 비롯됐는지, 그 보수에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를 먼저 규명해야, 어디까지 지급을 미룰 수 있는지가 정해집니다. 근거 없이 잔금 전체를 붙들고 있다가는 오히려 지연손해금을 물어 주는 쪽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공사 입장에서도 "곧 보정하면 그만"이라며 손 놓고 있을 문제는 아닙니다. 지금 사용승인이 반려된 상태에서 잔금을 둘러싼 다툼이 시작되는 조짐이 보인다면, 반려 사유와 보수비용을 먼저 정리해 지급 거절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점검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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