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부부의 이혼 —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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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부부의 이혼 —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나 

김강희 변호사


국제결혼 부부의 이혼 —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나


사건 개요


외국인 배우자와 결혼해 한국에서 살아온 부부가 갈등 끝에 이혼을 결심하는 순간, 뜻밖의 질문 앞에서 멈추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이혼은 어느 나라 법으로 하는 것이냐"는 물음입니다. 한쪽은 "한국에서 살고 있으니 당연히 한국법"이라 생각하고, 다른 쪽은 "내 나라 국적을 가진 사람이니 본국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혼 절차를 시작하기도 전에 다툼이 생깁니다.

실제로 국제결혼 이혼 상담에서 이 물음은 단순한 궁금증이 아닙니다.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이혼이 인정되는 사유의 범위,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판단하는 기준, 심지어 이혼 자체가 성립하는지 여부까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우자 한쪽이 본국법을 근거로 이혼 자체를 거부하거나, 반대로 한국법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사유를 들어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려 하면서 절차가 길어지는 사례도 드물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국제결혼 이혼의 준거법은 당사자의 희망이 아니라 국제사법이 정한 순서에 따라 정해지며, 대부분의 경우 예상보다 명확하게 결론이 납니다. 다만 그 순서를 정확히 짚지 않고 "본국법이니까", "한국에 사니까"라는 감으로 접근하면 준거법을 잘못 짚어 절차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국제결혼 이혼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준거법을 정하는 단계별 순서입니다. 국제사법 제66조는 이혼에 관하여 제64조(혼인의 일반적 효력)를 준용하도록 하여, 1) 부부의 동일한 본국법, 2) 부부의 동일한 일상거소지법, 3) 부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의 법 순으로 준거법을 정하도록 합니다. 둘째, 이 순서를 뒤엎는 대한민국 국민 특칙입니다. 같은 제66조 단서는 "부부 중 한쪽이 대한민국에 일상거소가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 경우 이혼은 대한민국 법에 따른다"고 규정해, 국적이 다른 부부라도 실제로는 한국법으로 수렴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셋째, 준거법과 국제재판관할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점입니다. 한국 법원이 그 이혼 사건을 재판할 권한이 있는지(국제사법 제56조)와, 그 재판에서 어느 나라의 실체법을 적용해 이혼 여부·사유를 판단하는지는 별개로 검토해야 합니다.

이 세 지점을 순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관할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준거법도 당연히 한국법이라고 오해하거나, 반대로 상대 배우자의 국적만 보고 본국법이 적용된다고 지레짐작해 대응 전략 자체를 잘못 세우게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준거법 판단 구조를 순서대로 세워 확인하기


준거법 문제는 감이나 국적 하나만으로 답할 수 없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국제사법이 정한 순서를 그대로 따라가며 부부의 상황을 하나씩 대입해 준거법을 확정합니다.

1) 부부의 국적과 일상거소를 먼저 정리해 3단계 순위에 대입합니다.

국제사법 제64조가 정한 순위는 기계적으로 적용됩니다. 부부가 같은 나라 국적이면(예: 두 사람 모두 베트남 국적) 그 나라 법이 1순위로 적용되고, 국적이 다르더라도 두 사람이 실제로 같은 나라에서 함께 생활해 온 사실(같은 일상거소)이 확인되면 그 나라 법이 적용됩니다. 이 두 요건이 모두 없을 때에야 비로소 부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의 법으로 넘어갑니다. 상담 초기에 혼인신고 시점의 국적, 실제 거주 이력, 체류자격 변동 내역부터 정리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2) '대한민국 국민 + 국내 일상거소' 단서가 실제로 열리는지를 가장 먼저 검토합니다.

국제사법 제66조 단서는 부부 중 한쪽이 대한민국 국민이면서 국내에 일상거소가 있으면, 위 순위와 무관하게 이혼을 대한민국 법에 따르도록 못박아 놓았습니다. 실무상 국제결혼 이혼의 상당수가 '한국 국적 배우자 + 외국 국적 배우자, 한국 거주'의 형태라는 점에서, 이 단서 하나로 준거법 다툼이 사실상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일상거소'는 주민등록상 주소가 아니라 실제로 상당 기간 계속 거주해 온 사실을 뜻하므로, 최근 해외로 출국해 체류 중이거나 거주 이력이 짧은 경우에는 이 요건이 충족되는지부터 자료(체류 기간, 실거주 증빙, 소득·자녀 학교 등 생활 근거)로 다져 둡니다.

3) 부부 모두 외국 국적인 경우, 외국법 적용 가능성까지 열어 두고 대응합니다.

부부 모두 한국 국적이 아니고 같은 나라 국적도 아니면서, 같은 일상거소도 인정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준거법이 외국법으로 정해질 수 있습니다. 이때는 그 외국법상 이혼 사유·절차를 조사해 법원에 입증해야 하는데, 현지 법률 전문가의 의견서나 공신력 있는 법령 자료로 그 내용을 소명합니다. 외국법의 내용을 확인할 수 없거나 조사해도 명확하지 않을 때는 법정지법인 한국법을 보충적으로 적용하는 실무 관행까지 염두에 두고 절차를 설계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준거법이 정해진 뒤에도 남는 실무 문제 챙기기


준거법을 확정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국제결혼 이혼은 관할, 부수적 처분, 사후 절차까지 함께 설계해야 실제로 마무리됩니다.

1) 관할과 준거법을 분리해서 대응합니다.

국제사법 제56조는 부부 한쪽의 일상거소가 한국에 있고 마지막 공동 일상거소가 한국이었던 경우, 원고와 미성년 자녀의 일상거소가 한국에 있는 경우, 부부 모두 한국 국민인 경우 등을 한국 법원의 관할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관할이 인정된다고 준거법까지 자동으로 한국법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두 문제를 각각 확인합니다. 나아가 외국에 있는 배우자가 그 나라 법원에 별도로 이혼소송을 제기해 두 나라에서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제적 소송경합이 생길 수 있어, 상대방의 해외 소송 제기 가능성까지 미리 점검해 대응 시점을 조율합니다.

2) 재산분할·위자료 등 부수적 처분의 판단 기준을 함께 정리합니다.

국제사법에는 재산분할·위자료 같은 이혼의 부수적 효과만을 따로 규율하는 명문 규정이 없어, 실무상 이혼 자체의 준거법(제66조)에 따라 함께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준거법이 한국법으로 정해졌다면 국내 재산은 물론 해외에 있는 부동산·예금·지분까지 재산분할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해외 재산의 존재와 규모를 파악하는 작업을 이혼 준거법 확정과 같은 단계에서 병행합니다.

3) 외국에서 이미 이혼했거나 이혼을 앞둔 경우, 승인·집행과 국내 신고까지 준비합니다.

외국 법원에서 이혼판결을 받았더라도 국내 가족관계등록부에 반영하려면 별도의 이혼신고 절차가 필요하고, 그 전제로 그 외국판결이 민사소송법 제217조가 정한 승인 요건—① 그 외국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인정될 것 ② 패소한 당사자가 적법하게 송달받았거나 응소했을 것 ③ 판결 내용과 소송절차가 한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않을 것 ④ 상호보증이 있을 것—을 갖추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이 요건 중 하나라도 흔들리면 외국판결이 국내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국내에서 별도의 이혼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결론


국제결혼 부부의 이혼에서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는가"는 감정싸움으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라, 국적과 일상거소라는 사실관계를 국제사법이 정한 순서에 정확히 대입해야 풀리는 문제입니다. 특히 부부 중 한쪽이 한국 국적을 가지고 한국에 거주해 왔다면, 상당수의 경우 결론은 한국법으로 모아진다는 점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절차의 첫 단추입니다.

다만 그 확인을 건너뛰고 절차를 서두르면, 준거법을 잘못 짚어 이혼 사유나 재산분할의 기준 자체가 흔들리거나, 관할과 준거법을 혼동해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국제결혼 이혼을 앞두고 있다면, 배우자의 국적과 거주 이력부터 정리해 준거법이 무엇인지, 그에 따라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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