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각서에 서명하면 재개발 보상금도 포기해야하나요?
상속포기각서에 서명하면 재개발 보상금도 포기해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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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포기각서에 서명하면 재개발 보상금도 포기해야하나요? 

유지은 변호사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장남이 통장에 남은 돈을 나누려면 상속포기각서부터 작성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 부모님이 살던 집에서 거액의 재개발 보상금이 나왔고, 장남이 그 돈으로 새집까지 구입했다면 선뜻 서명하기 어려울 겁니다.

이미 상속포기각서를 작성해버렸다면 어떨까요? 통장에 남은 예금만 포기한다는 생각으로 서명했는데, 나중에 재개발 보상금이나 새집에 대한 권리까지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을까요?

가족끼리 작성한 상속포기각서는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법률상 상속포기와는 다릅니다. 그러나 각서에 적힌 문구와 작성 경위에 따라 상속재산분할에 관한 합의나 특정 재산에 대한 권리 포기로 해석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오늘은 상속포기각서의 법적 효력과 재개발 보상금의 귀속, 보상금으로 산 새집을 상속재산으로 나눌 수 있는지, 이미 각서에 서명했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차례로 알아보겠습니다.

가족끼리 작성한 상속포기각서도 법적 효력이 있나요?

민법상 상속포기는 상속이 시작된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 형제에게 각서를 써주거나 인감증명서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법률상 상속포기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가족끼리 작성한 상속포기각서가 언제나 무효인 것은 아닙니다. 상속이 시작된 뒤 공동상속인들이 특정 상속인이 재산을 받지 않기로 합의했다면, 제목이 ‘상속포기각서’이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상속재산분할협의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1013조는 공동상속인이 협의로 상속재산을 분할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각서에 '아버지의 모든 상속재산과 그와 관련된 권리를 포기하고 앞으로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들어 있다면 단순히 통장에 남은 3,000만 원뿐 아니라 나중에 발견되는 재산이나 재개발 보상금 관련 권리까지 포기​했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류 제목보다 본문에 적힌 재산의 범위, 포기 대상, 추가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일단 서명한 뒤에는 내용을 제대로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합의를 뒤집기 쉽지 않습니다.

아버지 소유인데 어머니 명의로 해둔 집의 보상금도 상속받을 수 있나요?

아버지가 자신의 돈으로 주택을 구입했지만 등기만 어머니 명의로 해두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아버지 사망 후 재개발 보상금은 등기상 소유자가 어머니이므로 우선 해당 주택과 보상금은 어머니 재산으로 취급되됩니다. 상속재산이 아니므로 자녀들이 상속지분을 요구할 수 없죠.

만일 자녀들이 보상금에 대한 상속권을 주장하려면 먼저 해당 주택이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명의만 맡긴 부부간 명의신탁 재산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아버지가 매매대금을 부담했다는 사실뿐 아니라 매매계약의 체결 경위, 취득세와 대출금 부담 내역, 주택을 관리하거나 임대수익을 받은 사람, 명의를 어머니 앞으로 정한 이유 등을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어머니가 명의신탁 사실과 보상금의 상속재산 해당 여부를 인정한다면 상속인 전원이 이를 반영해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어머니가 부인한다면 자녀들은 민사소송을 통해 명의신탁관계와 보상금의 실질적인 귀속을 먼저 확정해야 할 수 있습니다.

명의신탁이 인정되면 아버지가 생전에 어머니를 상대로 행사할 수 있었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나 보상금 반환·정산청구권이 상속인들에게 승계될 수 있습니다. 이후 자녀들은 해당 권리를 상속재산에 포함해 법정상속분에 따라 나누거나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반영해 달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머니도 아버지의 배우자로서 공동상속인이므로, 보상금 전액이 자녀들에게 귀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아버지가 생전에 어머니에게 주택이나 보상금을 증여했다면 명의신탁이 아니라 어머니의 고유재산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녀들이 상속권을 주장하려면 단순히 아버지가 매수대금을 냈다는 사실을 넘어, 소유권은 아버지에게 두고 명의만 어머니에게 맡기기로 한 약정까지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상속인 한 명이 재개발 보상금을 혼자 찾아 사용했다면 돌려받을 수 있나요?

망인에게 지급될 재개발 보상금이 공탁된 상태에서 망인이 사망했다면, 그 공탁금 출급청구권은 원칙적으로 공동상속인들에게 승계됩니다. 따라서 상속인 한 명이 다른 상속인들의 동의 없이 보상금 전액을 수령해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면, 나머지 상속인들은 자신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의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탁금을 수령할 때 제출된 상속포기각서의 내용과 효력이 먼저 문제됩니다. 해당 각서가 단순히 가정법원에 신고하지 않은 사적인 서류라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구와 작성 경위에 따라 특정 상속인이 재개발 보상금을 단독으로 받는 데 동의한 상속재산분할협의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통장에 남은 예금만 포기한다는 취지로 작성했는데 재개발 보상금까지 포기한 것처럼 사용했거나, 각서의 범위를 넘어서 보상금 전액을 출급했다면 반환을 청구할 여지가 있습니다. 서명이 위조됐거나 중요한 내용을 속이고 서명을 받았다면 각서 자체의 효력도 다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먼저 공탁기록을 열람·복사해 누가 어떤 서류를 제출하여 공탁금을 수령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포기각서 원본, 인감증명서, 위임장, 공탁금 출급청구서와 지급내역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후 각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거나 출급 범위를 벗어난 사실이 확인되면 부당이득반환청구 등을 통해 자신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상속인이 보상금을 혼자 사용했다는 사실만 볼 것이 아니라, 다른 상속인들이 보상금의 단독 수령에 실제로 동의했는지와 상속포기각서에 재개발 보상금까지 포함되어 있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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