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과 미국 남성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났지만 두 사람이 혼인하지 않았고, 아버지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연락을 미루거나 친자관계까지 의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친모 입장에서는 혼외자라 하더라도 친부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는데요, 다만 아버지의 인지 신고가 있어야 법적 친자관계가 형성됩니다.
따라서 만일 친부가 자신의 자녀임을 부정하고 있다면 법적 친자관계를 확인해달라고 법원에 인지청구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아이 아빠가 미국에 거주하고 있어도 한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국제 양육비 청구에서 먼저 확인해야 할 친자관계, 한국 법원의 관할, 소송 전 합의와 미국 내 집행 문제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아이가 한국에 살고 있으면 한국 법원에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나요?
국제사법 제60조는 부양을 받을 사람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 한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한국에서 어머니와 함께 계속 생활하고 있다면, 아버지가 미국 국적이고 미국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법원의 관할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어느 법을 적용해 양육비를 정할지는 국제재판관할과 구분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아이와 부모의 국적, 일상거소, 친자관계가 성립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므로 한국에서 재판하면 무조건 한국법만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양육비 액수를 정할 때에는 아이의 나이와 생활비, 보육비·의료비, 부모의 소득과 재산, 다른 자녀의 부양 여부 등이 고려됩니다. 상대방이 미국에서 받는 급여나 사업소득도 판단 자료가 될 수 있으므로 직장명, 직책, 거주 지역, 공개된 사업체 정보와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혼외자라면 양육비 청구 전에 무엇을 먼저 해야하나요?
혼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난 아이이고 미국인 아버지가 친자관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양육비를 정하기 전에 법률상 부자관계부터 확정해야 합니다.
아버지가 자발적으로 아이를 인정하면 인지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아이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인지를 거부한다면 아이 또는 법정대리인이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인지는 혼인 외 출생자와 생부 사이에 법률상 친자관계를 발생시키는 절차입니다.
인지청구 과정에서는 당사자의 교제 사실과 임신 시기, 출산 사실을 알린 대화, 상대방의 반응, 사진과 출입국 기록 등을 제출하고 필요한 경우 유전자검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검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법원은 그 거부 경위와 다른 증거를 함께 고려해 친자관계를 판단합니다. 검사 거부만으로 곧바로 친자관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재판을 피한다고 해서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적으로는 인지청구와 양육비 청구를 함께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자관계가 인정된 뒤에는 장래 양육비뿐 아니라 출생 후 한쪽 부모가 혼자 부담한 과거 양육비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 양육비 전액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부모의 경제상황과 부담의 형평, 청구 경위와 기간 등을 고려해 금액이 정해집니다.
소송 전에 미국인 아버지와 양육비를 합의할 수도 있나요?
상대방이 협의에 응한다면 소송 전에 변호사를 통한 대리교섭으로 양육비를 정할 수 있습니다.
친자 여부가 쟁점이라면 먼저 검사기관, 검사 방법, 비용 부담과 결과에 따른 인지 절차를 정한 뒤 양육비 협상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달 얼마를 보내겠다는 메시지만 받아두는 것으로 끝내면 지급이 중단되었을 때 집행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는 최소한 다음 사항이 들어가야 합니다.
친자관계 인정과 인지신고의 시기 및 방법
과거 양육비와 매월 지급할 장래 양육비
지급일, 송금 계좌, 화폐 종류와 송금수수료 부담
의료비·교육비 등 예상하지 못한 특별비용의 분담
소득이나 환율이 크게 달라질 때의 양육비 조정 기준
지급이 늦어지거나 중단될 때의 처리 방법
한국 또는 미국 중 분쟁을 처리할 법원과 송달받을 주소
특히 단순한 사인 간 합의서나 공증서가 미국에서 곧바로 강제집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미국에 소득과 재산을 두고 있다면 처음부터 미국 내 승인과 집행 가능성을 고려해 합의 형식과 관할을 정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정한 양육비를 미국에서도 받아낼 수 있나요?
한국 법원에서 양육비 결정을 받았다고 해서 미국에 있는 상대방의 급여나 은행계좌가 자동으로 압류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 명의의 재산이 한국에 있다면 국내에서 강제집행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산과 급여가 모두 미국에 있다면 한국 법원의 결정을 상대방이 거주하거나 재산을 보유한 주에서 승인받은 뒤 현지 집행절차를 밟아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미국은 주마다 외국 재판의 승인·집행 절차가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 법원에 적법한 관할이 있었는지, 상대방에게 소장과 재판서류가 제대로 송달되었는지, 방어할 기회가 보장되었는지, 결정이 확정되었는지가 중요한 심사 대상이 됩니다.
미국은 국제양육비의 설정과 집행에 관한 제도를 운영하지만, 국가 간 협약이나 상호주의 적용 여부는 상대방이 사는 주와 사건의 형태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의 정확한 영문 이름, 생년월일, 미국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직장과 거주 주를 가능한 한 확보해야 합니다. 주소를 모른다고 곧바로 인지·양육비 청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해외송달과 향후 미국 내 집행이 크게 늦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미국에 사는 아이 아빠에게 한국에서 양육비를 청구하려면 단순히 한국에서 결정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친자관계 확정부터 해외송달과 미국 내 집행까지 하나의 절차로 설계해야 합니다. 상대방과의 대화, 출산 사실을 알린 자료, 송금 내역, 미국 주소와 직장 정보는 삭제하지 말고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