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액상 형태로 오가는 것을 브액이나 떨액, 허브라고 부릅니다. 이름에 대마가 들어가니 대마초와 비슷한 정도로 생각하고 손을 댔다가 조사를 받고서야 사정이 다르다는 것을 아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사건은 내가 손에 쥔 것이 법적으로 무엇이었느냐에서 결론이 갈립니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를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 셋으로 나눕니다(제2조). 대마는 대마초와 그 수지, 이를 원료로 만든 제품을 가리키는데, 액상으로 유통되는 합성 칸나비노이드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사건에서 문제 된 JWH 계열이나 MDMB 계열 물질은 대마가 아니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의율되었습니다.
이 구분이 형량을 갈라 놓습니다. 대마를 피우거나 가지고 있었다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벌금형을 선고할 길이 열려 있지만(제61조 제1항), 같은 액상이라도 성분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면 소지·사용만으로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조문에 벌금형이 아예 없습니다(제59조 제1항). 항소심 판결도 대마 흡연죄와 합성대마 사용죄는 구성요건을 달리하는 별개의 범죄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사서 피운 경우에는 조문이 하나 더 붙습니다. 소지와 사용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지만, 사고파는 행위로 넘어가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제58조 제1항 제3호). 여기서 매매에는 파는 것만이 아니라 사는 것도 들어가서, 자기가 쓰려고 한 번 산 최종 소비자에게 그대로 적용된 판결이 여럿 있습니다. 브액은 사서 피우는 물건이라 매수와 사용이 함께 문제 되는 사건이 대부분입니다.
선고 결과도 그 차이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액상대마를 사서 피운 사건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나온 반면, 합성대마를 한 번 사서 한 번 사용한 사건에서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되었습니다.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고 판결문에 적으면서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사건도 있습니다. 초범이라고 벌금으로 끝나는 구조가 아니라, 징역형을 정한 뒤 집행유예를 붙일 수 있느냐가 사건의 목표가 됩니다.
가장 많이 하는 항변은 니코틴 액상인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원은 이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대화에 쓴 은어, 일반 액상보다 훨씬 비싼 가격, 흡연 후 반응을 두고 나눈 대화, 반복 거래 경위, 용기와 색상의 차이 같은 사정을 모아 적어도 향정신성의약품일 수 있다는 미필적 인식을 인정한 사례가 이어집니다. 허브와 떨이라는 말을 구별해 쓴 정황만으로도 인식이 인정된 사건이 있습니다.
검사 결과를 두고도 오해가 많습니다. 소변 간이시약이 음성이면 끝났다고 생각하는데, 간이시약은 예비적인 검사여서 그 결과와 무관하게 소변이나 모발을 다시 채취해 정밀감정을 할 수 있습니다. 감정에서 대사체가 나오면 그것이 유죄를 떠받치는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서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 법원의 태도입니다.
다툼이 붙는 곳은 성분과 인식입니다. 감정서에 적힌 물질이 대마인지 향정인지에 따라 적용 조문과 벌금 가능성이 통째로 달라지므로 감정 결과부터 확인해야 하고, 구매 경위와 대화 내용이 인식을 뒷받침하는지 하나씩 짚어야 합니다. 단순히 사용하기 위해 산 것에 불과하다는 점은 양형에서 중요합니다. 따라서 공급 쪽에 관여했다는 오해를 부르지 않도록 초기부터 진술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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