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이 확정되고 나면 납부 고지서와 함께 시간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돈이 준비되지 않아 그대로 두는 분들이 많은데, 이 유형에서 사정이 나빠지는 것은 대개 벌금 자체가 아니라 아무 조치 없이 기한을 넘긴 뒤부터입니다.
벌금과 과료는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30일 안에 납입해야 합니다(형법 제69조 제1항). 이 기간을 넘겨 납부하지 않으면 노역장에 유치되어 작업에 복무하게 되는데, 벌금의 경우 1일 이상 3년 이하의 범위에서 유치 기간이 정해집니다(같은 조 제2항). 판결에서 미리 얼마를 1일로 환산한다는 형태로 유치 기간을 함께 선고하도록 되어 있어(형법 제70조 제1항), 내가 며칠을 살아야 하는지는 판결문에 이미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납부가 어렵다는 사정은 먼저 알려야 합니다. 검찰청에 분할납부나 납부연기를 신청할 수 있고, 기초생활 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장애인, 부양가족이 있는 사람, 본인이나 가족이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개인회생 개시결정을 받은 경우 등이 심사 대상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검사는 경제적 능력과 이행 가능성, 노역장 유치 집행의 타당성을 따져 허가하고, 기한은 6개월 이내로 정해지되 사유가 남아 있으면 연장될 수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두 번 이행하지 않으면 허가가 취소되므로, 감당할 수 있는 금액으로 설계해 신청하는 것이 실제로 중요합니다.
사회봉사로 대신하는 길도 있습니다. 확정된 벌금이 500만 원 이하라면 검사의 납부명령일부터 30일 안에 주거지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에게 사회봉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벌금 미납자의 사회봉사 집행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법원은 경제적 능력과 사회봉사를 이행할 신체적 능력, 주거의 안정성을 보고 허가 여부를 정하는데, 낼 수 있는 수입이나 재산이 있다고 판단되거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한 경우에는 허가하지 않습니다.
신청 자체가 막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징역이나 금고와 함께 벌금을 선고받은 경우, 판결에서 완납할 때까지 노역장에 유치하라는 명령을 함께 받은 경우, 다른 사건으로 구금 중인 경우에는 신청할 수 없습니다. 기한이 정해져 있는 제도이므로 고지서를 받은 시점이 곧 판단 시점이 됩니다.
기한을 넘기고 연락도 닿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검사는 소환에 응하지 않거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사람에게 형집행장을 발부할 수 있고, 소재를 알 수 없으면 지명수배가 이루어집니다. 다만 분할납부나 납부연기가 허가되거나 사회봉사 허가 결정이 있으면 검사는 즉시 지명수배를 해제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이미 수배 상태라도 절차를 밟는 것이 곧 그 상태를 푸는 방법이 됩니다.
붙잡히는 국면에서 따져 볼 것도 있습니다. 노역장 유치 집행을 위해 구인하려면 원칙적으로 형집행장을 제시해야 하고, 소지하지 않은 경우에는 급속을 요하는 때에 한해 형 집행 사유와 형집행장이 발부되었다는 사실을 고지하고 집행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2도2349 판결). 단순히 벌금 미납으로 지명수배되었다고만 알린 것으로는 형집행장 발부 사실을 고지했다고 볼 수 없어 적법한 직무집행이 아니라고 본 판례도 있습니다(대법원 2017도9458 판결). 현장에서 실랑이가 벌어져 공무집행방해까지 문제 되는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노역장에 들어가는 것이 늘 최악은 아닙니다. 액수가 크지 않고 다른 방법이 없다면 짧은 기간에 정리하고 나오는 선택이 현실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그 기간 동안 직장과 생활이 멈춘다는 점, 그리고 노역장 유치는 새로운 형을 다시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벌금형의 집행 방법이 바뀌는 것이지만 실제 구금의 모습은 자유형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지금 고지서를 들고 계시다면 납부 기한이 며칠 남았는지부터 확인하고, 그 안에 낼 수 없다면 분납과 사회봉사 중 어느 쪽 요건에 맞는지를 자료로 맞춰 보는 일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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