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권등기명령 이의신청, 이렇게 취소받았습니다.
임차권등기명령 이의신청, 이렇게 취소받았습니다.
해결사례
건축/부동산 일반임대차소송/집행절차

임차권등기명령 이의신청, 이렇게 취소받았습니다. 

이충호 변호사

임차권등기명령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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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날 갑자기 등기부에 '주택임차권'이 올라와 있다면

임대인 입장에서 가장 당혹스러운 순간 중 하나는, 등기부등본을 떼어 보았더니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주택임차권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임차권등기가 되어 있으면 해당 부동산은 사실상 새로운 임대차를 놓기 어려워지고, 매매나 담보 제공에도 큰 지장이 생깁니다. 그런데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인에 대한 송달 없이도 발령될 수 있고, 실무상 사법보좌관이 서면심리만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임대인은 등기가 완료된 뒤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 임대인이 취할 수 있는 정면의 대응 수단이 바로 임차권등기명령에 대한 이의신청입니다.

아래에서는 저희가 임대인을 대리하여 임차권등기명령 결정을 취소시키고 임차인의 신청을 기각시킨 실제 사건을 익명화하여 소개드립니다.


2. 임차권등기명령 이의신청의 법적 근거

가. 임차권등기명령의 요건 — '임대차의 종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1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3조의3(임차권등기명령) ① 임대차가 끝난 후 보증금이 반환되지 아니한 경우 임차인은 임차주택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지방법원지원 또는 시·군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조문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임차권등기명령은 ① 임대차가 끝났을 것, ② 보증금이 반환되지 아니하였을 것을 요건으로 합니다. 따라서 임대차가 여전히 존속하고 있다면, 장래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우려가 아무리 크더라도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없습니다.

나. 이의신청의 근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3항은 임차권등기명령의 결정에 대한 임대인의 이의신청 및 그에 대한 재판에 관하여 민사집행법의 가압류 관련 규정(제283조, 제286조 등)을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임대인은 가압류결정에 대한 채무자의 이의신청과 같은 구조로 임차권등기명령 결정에 불복할 수 있고, 법원은 심문기일 또는 변론기일을 열어 쌍방의 주장과 소명자료를 살핀 뒤 원래의 결정을 인가·변경·취소하게 됩니다.

참고로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에 대하여는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임차인이 항고할 수 있습니다.


3. 사건의 개요 (익명화)

2023. 3. 21.

임대인 A씨와 임차인 B씨, 수도권 소재 오피스텔에 관하여 보증금 2억 원, 월 차임 55만 원, 기간 2023. 4. 28. ~ 2025. 4. 28. 로 임대차계약 체결

2025. 1. 18.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를 계기로 월 차임 60만 원, 기간 2025. 4. 25. ~ 2027. 4. 25. 로 새 계약서 작성 (특약: "기존 임차인이 계약갱신권을 사용하여 연장하는 계약임")

2025. 5. 16.

임차인 B씨, 임대인에게 "대출 기한을 늘리기 위해 등기명령 신청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메시지 발송

2025. 10. 30.

임차인 B씨,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2025. 11. 4.

법원, 임차권등기명령 결정 (사법보좌관)

2026. 1.경

임대인 A씨, 등기부를 확인하고서야 임차권등기 사실 인지 → 소송위임

2026. 2. 2.

임차권등기명령에 대한 이의신청서 제출

2026. 4. 20.

심문기일 진행

2026. 5. 14.

임차권등기명령 취소 및 신청 기각 결정

주목하실 부분은, 임차권등기명령 결정이 내려진 것이 2025년 11월인데 임대인이 이를 알게 된 것은 2026년 1월경이었다는 점입니다. 임대인은 그때까지도 임차인으로부터 매월 차임을 정상적으로 지급받고 있었습니다.


4. 양측의 주장

가. 임대인(이의신청인) 측 주장

저희는 임대인을 대리하여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주장을 구성하였습니다.

첫째,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종료되지 않았습니다. 당사자들은 단순히 기간만 연장한 것이 아니라 별도의 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여 기간을 다시 2년으로 정하고, 월 차임을 증액하는 데 합의하였으며, 그 내용으로 주택임대차계약 신고를 마치고 신고필증까지 교부받았습니다. 계약기간은 2027. 4. 25.까지 남아 있었습니다.

둘째, 임차인의 해지 통지는 명확하고 종국적인 의사표시가 아니었습니다. 임차인이 해지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주장하는 시점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대출 기한 연장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라는 취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진정한 해지 의사가 있었다면 구체적인 이사 날짜를 특정하고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후속 조치가 뒤따랐어야 하나, 그러한 사정이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임차인은 그 이후로도 증액된 차임을 연체 없이 계속 지급하였습니다.

셋째,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합니다. 임차인은 임대인과 문자·전화로 원활히 소통할 수 있었음에도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 사실과 결정을 받은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고, 임대인이 등기를 확인하고 말소를 요구하자 비로소 보증금 반환을 압박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나. 임차인(피신청인) 측 주장

임차인 측은,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한도가 축소되어 금융기관으로부터 상환 요구를 받게 되었고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에 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 신뢰관계가 파탄되었으므로, 보증금 반환채권 보전을 위한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다투었습니다. 또한 내용증명을 3회 발송하였으나 모두 반송되었다는 점, 현재 지급하는 월세는 계약 존속을 인정하는 취지가 아니라 점유·사용에 따른 비용이라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5. 법원의 판단 — 결정 요지

법원은 심문기일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단하며 임차권등기명령을 취소하고 임차인의 신청을 기각하였습니다(소송비용도 임차인 부담).

※ 아래 인용문에서 '신청인'은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 임차인 B씨를, '피신청인'은 임대인 A씨를 가리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1항에 의하면, 임대차가 끝난 후 보증금이 반환되지 아니한 경우 임차인은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반면,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지 아니한 경우라면, 장래 임대차계약 종료 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할 우려가 있다고 할지라도,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계약갱신요구권의 행사에 따라 그 임대차기간이 2027. 4. 25.까지 연장된 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임차권등기명령 당시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지 아니하였음은 역수 상 명백하다(이 사건 임차권등기명령 상 월 차임이 증액된 600,000원이 아닌 550,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음이 확인되는데, 신청인이 이 사건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당시 최초 임대차계약서만을 제출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신청인은 2025. 10.부터 같은 해 12.까지 피신청인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통지하였다고 주장하나, 해지 의사표시가 담긴 우편물이 피신청인에게 도달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관한 해지 의사표시가 피신청인에게 도달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국,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신청인은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없다.


6. 이 사건에서 승패를 가른 지점

쟁점은 해지 의사표시의 '도달'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임대인이 승소한 이유는, 임차인이 주장하는 해지 의사표시가 임대인에게 도달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해지는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이므로, 그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하여야 비로소 효력이 발생합니다(민법 제111조 제1항). 임차인은 내용증명을 3회 발송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모두 반송되었고, 그 밖에 해지 의사표시가 임대인에게 도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임대차는 종료되지 않은 상태였고, 임차권등기명령의 요건 자체가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에, 임차권등기명령 결정문에 기재된 월 차임이 갱신 전 금액인 55만 원이었다는 점도 임차인이 최초 계약서만을 제출하였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사정으로 지적되었습니다. 서면에 첨부된 자료 하나하나를 대조하는 작업이 왜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7. 실무상 유의하실 점

임대인의 입장에서

  1. 등기부등본을 주기적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인에 대한 송달 전에도 집행될 수 있어, 모르는 사이에 등기가 마쳐질 수 있습니다.

  2. 차임을 계속 수령하고 있다면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계약의 존속을 전제로 쌍방이 의무를 이행해 온 정황은 '임대차가 종료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3. 결정문 기재사항을 원본 계약서와 대조하십시오. 보증금·차임·계약일자 등의 불일치는 소명자료의 부실을 드러내는 단서가 됩니다.

  4. 이의신청은 별도의 본안소송이 아닙니다. 임차권등기명령 사건이 계속된 법원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 되고, 심문기일에서 쌍방의 주장을 정리하게 됩니다.

임차인의 입장에서

  1. 해지 통지는 '도달'까지 확보해야 합니다. 내용증명이 반송되었다면 그것만으로는 도달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문자메시지·카카오톡·전화 등 도달을 입증할 수 있는 복수의 경로를 남겨두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2. 대출 연장 등 다른 목적을 언급한 통지는 해지 의사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해지의 의사는 명확하고 종국적이어야 합니다.

  3. 임대차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은 답이 아닙니다. 보증금 반환에 대한 우려가 있더라도, 그 단계에서는 가압류 등 다른 보전수단을 검토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8. 마치며

임차권등기명령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지, 아직 살아 있는 임대차관계에서 임차인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반대로 임대인의 입장에서도, 임차권등기가 마쳐졌다는 사실만으로 체념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 사건처럼 임대차가 종료되지 않았다는 점을 계약서, 신고필증, 차임 지급내역, 대화 내역 등 객관적 자료로 촘촘히 소명한다면 결정을 취소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임차권등기명령 이의사건은 심문기일이 통상 1회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아, 첫 서면에서 쟁점과 소명자료를 완결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등기부에 임차권등기가 마쳐진 것을 확인하셨다면, 가급적 이른 시점에 법률전문가와 상담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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