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서 "이 사건은 즉결심판으로 넘어갑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두 가지를 궁금해합니다. 재판을 받는 것인지, 그리고 전과가 남는지입니다. 즉결심판은 절차의 성격과 기록의 취급이 통상의 형사재판과 다르게 설계되어 있어서, 구조를 알면 두 질문 모두 정리됩니다.
즉결심판은 범증이 명백하고 죄질이 경미한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절차입니다(즉결심판에 관한 절차법 제1조). 검사가 기소하는 통상의 형사재판과 달리 경찰서장이 관할 법원에 청구하고, 판사는 이 절차로 2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를 선고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2조). 실제로도 경범죄처벌법 위반이나 도로교통법 위반 사건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가장 많이 받는 전과 문제는 통상의 형사사건과 취급이 다릅니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은 사법경찰관이 피의자에 대한 수사자료표를 작성하도록 하면서 즉결심판 대상자는 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제5조 제1항 단서 제1호). 흔히 말하는 전과 기록, 즉 범죄경력자료는 이 수사자료표를 기초로 관리되므로, 즉결심판으로 끝난 사건은 그 체계에 올라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벌금형 전과 일반이 어떻게 남고 실효되는지는 별도의 글에서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렇다고 가벼운 일로만 볼 것은 아닙니다. 정식재판청구 기간이 지나 즉결심판이 확정되면 그 즉결심판에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대법원 2011도8503 판결). 같은 사실로 나중에 다시 공소가 제기되면 면소 사유가 되는 만큼, 사실관계가 실제와 다른데도 그대로 확정시키는 것은 뒤에 되돌리기 어려운 선택이 됩니다.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불복하는 길이 있습니다. 즉결심판에 불복하는 피고인은 선고·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청구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제출처가 법원이 아니라 경찰서장이라는 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같은 법 제14조 제1항).
정식재판으로 가면 더 무거워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많습니다. 즉결심판절차법이 형사소송법을 준용하고 있어(같은 법 제19조),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는 형종 상향 금지가 적용됩니다. 과료가 선고됐다면 벌금으로, 벌금이 선고됐다면 징역으로 형의 종류를 올릴 수 없다는 뜻입니다(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 과료 4만 원의 즉결심판에 대한 정식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것을 이 원칙 위반으로 본 판결이 있습니다. 다만 같은 종류의 형 안에서 액수가 올라갈 여지까지 막혀 있는 것은 아니고, 그때는 판결서에 양형 이유를 적도록 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조심해야 할 국면은 다른 데 있습니다. 판사가 이 절차로 심판하기에 적당하지 않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면 경찰서장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야 하고(같은 법 제5조), 그 뒤로는 일반 형사사건으로 정식 입건되어 검사가 기소 여부를 정합니다. 같은 사건이 20만 원 이하로 묶여 있던 틀에서 벗어나 통상의 형사절차로 넘어가는 지점이므로, 경찰 단계에서 즉결심판 이야기가 나왔을 때 사실관계와 정상 자료를 먼저 정리해 내는 편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기일에 나가지 못하는 사정이 생기기도 합니다. 벌금이나 과료를 선고하는 경우에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아도 심판할 수 있고, 미리 불출석심판을 청구해 허가받는 길도 열려 있습니다(같은 법 제8조의2). 통지를 받고 그냥 무시하는 것은 진술 기회를 스스로 버리는 선택이 되므로, 나가지 못할 사정이 있다면 절차에 맞게 처리해 두는 것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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