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감사인이 자료를 요구했을 때 실제와 다른 수치가 담긴 자료를 건네거나, 요구를 받고도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을 끄는 일이 회계 담당 부서에서는 드물지 않게 벌어집니다. 문제는 이런 행위가 단순한 업무 처리 미숙이 아니라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 정한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점이고, 더 중요한 것은 그 처벌 대상이 대표이사나 감사처럼 공식 직함을 가진 사람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등기부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실무 담당자, 심지어 이사가 아니면서 회사를 사실상 운영하는 사람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회계감사방해로 처벌되는 행위의 유형과, 처벌 대상이 되는 임직원의 범위가 조문상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미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외부감사인의 자료제출요구권과 회사의 협조의무
외부감사법 제21조 제1항은 감사인이 언제든지 회사 및 관계회사의 회계에 관한 장부와 서류를 열람·복사하거나 회계에 관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직무 수행을 위해 특히 필요하면 회사와 관계회사의 업무와 재산상태까지 조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같은 항은 이어서 "회사 및 관계회사는 지체 없이 감사인의 자료 제출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지배회사에도 종속회사를 상대로 같은 취지의 권한이 제7조에 따로 규정되어 있고, 증권선물위원회 역시 감리 업무를 위해 회사·관계회사·감사인에게 자료 제출과 의견 진술을 요구할 권한을 제27조 제1항에서 갖습니다.
이 조문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것은 자료 제출이 회사가 선의로 베푸는 협조가 아니라 법률상 의무라는 점입니다. 감사인은 회사가 제출한 재무제표가 실제 회계 상태를 제대로 반영하는지를 독립적으로 검증해야 할 책임이 있고, 이 검증은 회사 내부 장부·전표·계약서·거래명세 같은 1차 자료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자료 제출을 미루거나 부실하게 응하는 것만으로도 감사의 신뢰성이 흔들리는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사실과 다른 자료를 만들어 제출하면 그 순간부터 형사처벌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회계 장부·서류의 열람 또는 복사 요구 — 회사는 지체 없이 응해야 함.
회계에 관한 자료 제출 요구 — 요청이 아니라 법적 의무.
직무수행에 특히 필요한 경우 업무·재산상태 조사 — 감사인의 독자적 권한.
감사인의 자료제출 요구는 부탁이 아니라 법률상 의무이며, 회사와 관계회사는 지체 없이 응해야 한다는 것이 외부감사법 제21조 제1항의 문언이다.
거짓 자료 제출·감사방해로 처벌되는 행위 유형
외부감사법 제42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제21조·제7조에 따른 감사인·지배회사의 열람, 복사, 자료제출 요구 또는 조사를 거부·방해·기피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한 경우(제3호), 정당한 이유 없이 제27조 제1항에 따른 증권선물위원회의 자료제출 요구·열람·조사를 거부·방해·기피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한 경우(제6호), 그리고 감사인 또는 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에게 거짓 자료를 제시하거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감사인의 정상적인 회계감사를 방해한 경우(제8호)를 각각 처벌 대상으로 규정합니다. 법정형은 세 유형 모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동일합니다.
세 유형은 초점이 조금씩 다릅니다. 제3호·제6호는 자료제출 요구나 조사 자체에 응하지 않는 소극적 거부·방해·기피까지 포섭하는 반면, 제8호는 "거짓 자료를 제시"하거나 "부정한 방법"을 쓰는 적극적 기망행위에 방점이 있습니다. 실무에서 문제되는 사례로는 매출채권 잔액확인서를 실제와 다르게 작성해 제시하는 경우, 재고 실사 당일 실제 수량과 다른 수치를 제시하는 경우,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자료를 넘기는 경우 등이 흔히 거론됩니다. 이런 행위는 대부분 회계처리기준 위반(제5조)에 따른 재무제표 허위 작성죄와 함께 문제 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기소 단계에서는 여러 죄명이 동시에 검토됩니다.
자료제출을 거부·방해·기피하는 것과 거짓 자료를 제시하는 것은 외부감사법 제42조에서 같은 법정형(3년 이하 징역·3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다뤄지지만, 실무상 문제되는 행위 유형은 서로 다르다.
처벌 대상 임직원의 범위 — 조문이 열거한 다섯 그룹
제42조 본문은 처벌 대상을 특정 직위 하나로 한정하지 않고 다섯 그룹으로 나누어 열거합니다. ① 상법 제401조의2 제1항에 규정된 자, ② 상법 제635조 제1항에 규정된 자, ③ 그 밖에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 ④ 감사인 또는 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 ⑤ 외부감사법 제20조 제4호에 따른 감사업무와 관련된 자입니다. 이렇게 넓게 규정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재무제표 작성과 감사 대응은 대표이사 혼자 처리하는 업무가 아니라 회계팀 실무자부터 감사인 측 실무 인력까지 여러 사람이 얽혀 진행되는 절차이기 때문에, 처벌 대상을 특정 직함으로만 좁히면 실제로 거짓 자료를 만들고 건넨 사람이 빠져나갈 여지가 생깁니다.
상법 제401조의2 제1항 — 등기 이사가 아니어도 업무집행을 사실상 지시하거나 이사 명칭을 사용해 업무를 집행한 자.
상법 제635조 제1항 — 이사·감사·감사위원회 위원·지배인·청산인 등 상법상 넓은 임원군.
그 밖에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 — 등기 여부와 무관하게 실무로 자료를 작성·제출한 직원.
감사인 또는 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 — 감사를 수행하는 쪽도 대상에 포함.
제20조 제4호에 따른 감사업무 관련자 — 감사인을 보조·지원하는 인력.
외부감사법 제42조는 처벌 대상을 대표이사·감사로 한정하지 않고, 상법상 임원군과 "그 밖에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까지 다섯 그룹으로 나누어 규정한다.
이사가 아니어도 처벌된다 — 업무집행지시자·표현이사
다섯 그룹 중 실무에서 가장 자주 오해되는 부분이 상법 제401조의2 제1항입니다. 이 조항은 세 부류를 이사로 간주합니다. 회사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이사에게 업무집행을 지시한 자, 이사의 이름으로 직접 업무를 집행한 자, 그리고 이사가 아니면서 명예회장·회장·사장·부사장·전무·상무 등 회사 업무를 집행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해 업무를 집행한 자입니다. 실무에서는 흔히 사실상 이사·표현이사라고 부릅니다.
이 조항이 외부감사법 처벌 대상 목록에 들어간 이유는 재무제표 왜곡이나 자료 조작이 종종 등기 이사가 아니라 회사를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사람의 지시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대주주가 형식상 자신은 이사로 등재하지 않은 채 자신이 앉힌 이사들에게 지시를 내려 감사인에게 제시할 자료를 조작하게 했다면, 그 대주주는 등기부상 아무 직함이 없더라도 업무집행지시자로서 처벌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등기 여부는 형사책임 유무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이 아니라는 점이 이 조항의 핵심입니다.
실무 담당 직원까지 처벌되는 이유 — "그 밖에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
제42조가 상법상 임원군에 이어 "그 밖에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라는 문구를 별도로 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회계팀 과장·대리처럼 실제로 전표를 정리하고 감사인에게 자료를 전달하는 실무자는 상법상 이사도 감사도 아니지만, 거짓 자료를 직접 작성해 건넨 당사자라면 이 문구에 포섭되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도17396 판결은 외부감사법의 감사방해 처벌 조항이 "상법 제635조 제1항에 규정된 자나 그 밖에 외부감사 대상인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가 감사인 또는 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에게 거짓 자료를 제시하거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감사인의 정상적인 외부감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이 문언은 현행법 제42조 제8호로 이어지는 내용으로, 처벌 대상이 상법상 정식 임원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대법원이 직접 확인한 것입니다.
다만 실무자가 단순히 상사의 지시에 따라 자료를 전달했을 뿐이라는 사정만으로 형사책임에서 곧바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거짓 자료라는 사실을 인식했는지, 자료 작성 과정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가 함께 살펴져야 하고, 지시 관계나 인식 정도는 가담 정도와 양형 단계에서 고려될 사정에 가깝습니다. 회계 실무자 입장에서는 지시받은 자료의 근거가 불분명하거나 기존 장부와 어긋난다고 느껴진다면, 그 경위를 메모나 이메일로 남겨두는 것이 나중에 자신의 인식·가담 정도를 다투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판례가 그은 한계선 — 결산재무제표가 아니면 처벌 대상 아니다
같은 2010도17396 판결은 처벌 대상자의 범위를 넓게 인정하면서도, 이 죄가 성립하는 감사의 범위 자체는 좁게 해석했습니다. 사안은 피고인이 회사 대표이사 등과 공모해 사채업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회사 계좌에 입금해 마치 이행보증금이 회수된 것처럼 통장 사본을 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에게 제출한 뒤 곧바로 인출해 반환한 사건이었는데, 문제는 그 공인회계사가 담당하던 업무가 연간 결산이 아니라 자본시장법 제160조에 따른 반기·분기보고서에 포함된 재무제표에 대한 확인·의견표시였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외부감사법과 시행령이 정한 재무제표 제출·감사보고서 작성·비치 절차가 모두 정기주주총회를 전제로 한 결산재무제표를 대상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 처벌 조항은 외부감사법이 규율하는 결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를 방해하는 행위만을 처벌하는 규정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 결과 자본시장법상 반기·분기보고서에 포함된 재무제표를 감사하는 감사인에게 거짓 자료를 제시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외부감사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처벌 대상이 되는 사람의 범위는 넓게 해석하면서도, 그 대상 행위가 어떤 감사 절차와 관련된 것인지는 조문의 문언과 절차 구조에 따라 엄격하게 가려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도17396 판결 — 외부감사법상 감사방해 처벌 조항은 결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며, 반기·분기보고서 감사에 거짓 자료를 제시한 것만으로는 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조사·수사 단계에서 임직원이 유의할 점
외부감사법위반 혐의는 통상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 절차에서 먼저 문제 되고, 그 결과가 검찰에 통보되어 수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임직원 여러 명이 참고인 또는 피의자 신분으로 동시에 조사받는 일이 흔한데, 앞서 본 것처럼 처벌 대상 자체가 넓게 규정되어 있다 보니 실무자도 조사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미리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제42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제출 요구나 조사를 거부·방해·기피한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어, 자료 준비에 시간이 걸렸거나 영업기밀 보호를 위해 제출 범위를 협의한 경우처럼 합리적 사유가 있었다면 이 문언을 근거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 정당한 이유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으므로, 애초에 감사인이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어떤 자료를 언제까지 요구받았는지, 그에 대해 어떤 경위로 협의하거나 제출했는지를 이메일·공문 등으로 남겨두는 것이 나중에 자신의 대응이 정당한 절차였음을 소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미 거짓 자료가 제출된 정황이 드러난 사안이라면, 처벌 대상 그룹에 속하는 임직원이라도 실제 작성·전달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거짓이라는 사실을 언제 인식했는지에 따라 책임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조사 초기 단계부터 자신의 역할과 인식 범위를 구체적인 자료로 소명하는 방향의 대응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외부감사법 위반은 대표이사만 처벌되나요?
A. 아니요. 조문은 상법 제401조의2 제1항과 제635조 제1항에 규정된 자, 그 밖에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까지 넓게 열거하고 있어 등기 임원이 아닌 실무 담당자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사람이 실제로 거짓 자료 제출이나 방해 행위에 관여했는지가 함께 확인되어야 합니다.
Q. 회계팀 실무자가 상사 지시로 자료를 조작했다면 실무자도 처벌되나요?
A. 지시에 따랐다는 사정만으로 형사책임이 당연히 면제되지는 않으며, 실무자도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로서 처벌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지시 경위와 거짓 자료라는 인식 정도는 가담 정도나 양형에서 고려될 사정입니다.
Q. 등기부에 이사로 올라있지 않은 사람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네. 상법 제401조의2 제1항은 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업무집행을 지시한 자나 회장·사장 등 명칭을 사용해 실제로 업무를 집행한 자까지 이사로 간주하므로, 등기 여부와 무관하게 실질적 의사결정권자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자료 제출을 늦춘 것만으로도 처벌되나요?
A. 조문은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제출 요구나 조사를 거부·방해·기피한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므로, 단순한 지연이라도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거짓 자료 제출이나 적극적 방해 행위가 문제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Q. 분기·반기보고서에 거짓 자료를 제시해도 외부감사법위반이 되나요?
A. 대법원은 이 처벌 조항이 외부감사법이 정한 결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라고 보아, 자본시장법상 반기·분기보고서에 포함된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를 방해한 것만으로는 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Q. 감사인 측 실무 인력에게 거짓 자료를 준 경우도 처벌 대상인가요?
A. 네. 조문은 감사인뿐 아니라 감사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 감사·감리 업무를 보조·지원하는 사람에게 거짓 자료를 제시한 경우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감사팀 실무진을 상대로 한 행위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외부감사법이 정한 회계감사방해죄는 대표이사나 감사처럼 눈에 띄는 직함을 가진 사람만 걸리는 죄가 아닙니다. 등기 임원이 아니어도 회사 운영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 실무선에서 자료를 작성하고 제출한 담당 직원까지 조문이 정한 처벌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자료 지연이나 오류가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거짓 자료라는 점을 알면서 개입했는지가 함께 다투어집니다.
특히 수원·광교를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는 외부감사 대상 기업이 밀집해 있어, 감사 과정에서 자료제출 범위나 방식을 두고 다툼이 생기는 사례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조사나 수사가 시작된 단계라면 어떤 행위가 문제 되는지, 자신이 조문상 어느 범위에 해당하는지부터 구체적으로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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