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를 수주하고 싶은데 등록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이미 등록된 다른 업체의 명의를 빌려 계약하고 시공하는 방식을 떠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명의를 빌려주는 쪽은 수수료만 받고 손 놓고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등록증을 빌려준 사람과 빌린 사람 모두 같은 형사처벌 대상이 되고, 명의를 빌려준 업체는 등록 자체가 말소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등록말소는 행정청이 임의로 선택하는 제재가 아니라 법이 정한 필요적 사유여서 한 번 적발되면 되돌리기 어렵고, 말소 이후에는 상당 기간 재등록조차 막힙니다. 건설산업기본법이 이 문제를 왜 이렇게 엄격하게 다루는지, 처벌과 등록말소가 어떤 조문과 절차로 연결되는지, 그리고 적법한 하도급과는 어떻게 구별되는지를 이 글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건설업 등록증 대여란 무엇을 금지하는 행위인가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는 건설업자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하거나 시공하게 하는 행위, 그리고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 자체를 빌려주는 행위를 함께 금지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누구든지 이런 명의대여를 알선하는 행위까지 금지 대상에 포함시켜, 명의를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을 연결해 주는 브로커 역할까지 막아 둔 것이 이 조문의 특징입니다.
실무에서는 흔히 '오야지 시공'이나 '면대여'라는 표현으로 불리는 관행입니다. 자본금이나 기술인력 보유 기준 같은 등록 요건을 아직 갖추지 못한 개인사업자나 소규모 팀이, 이미 등록을 마친 업체의 명의로 발주처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실제 시공은 명의를 빌린 쪽이 전담하는 구조입니다. 등록업체는 계약서상 시공자로 이름만 올려 두고 공사대금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대가로 명의를 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의할 점은 두 가지 금지행위가 각각 독립적으로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등록증이나 등록수첩 원본을 직접 건네주지 않았더라도, 계약서·견적서·현장 표지판 등에 등록업체의 상호나 대표자 성명만 사용하도록 허락했다면 그 자체로 위반이 성립합니다. 반대로 서류상 명의는 그대로 두고 등록증 사본만 빌려주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등록증을 실제로 넘기지 않았으니 문제없다거나, 이름만 잠깐 빌려준 것뿐이라는 식의 구분은 조문상 인정되지 않습니다.
제21조는 등록증·등록수첩을 직접 빌려주는 행위뿐 아니라, 자기 명의로 시공하게 하는 행위와 이를 알선하는 행위까지 함께 금지한다.
빌려준 쪽만이 아니라 빌린 쪽도 함께 처벌받는 이유
명의를 빌린 쪽은 종종 "나는 등록증을 가진 게 아니니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3호는 "제21조를 위반한 건설업자와 그 상대방"을 함께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명의를 빌려준 등록업자뿐 아니라 명의를 빌려 실제로 시공한 상대방까지 같은 형에 처해지는 쌍벌 구조를 취합니다.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대여자와 차용자가 나란히 이 형량의 적용을 받습니다.
알선한 사람도 예외가 아닙니다. 등록업체와 무자격 시공자를 연결해 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브로커 역할을 한 사람 역시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됩니다. 실제로 문제가 불거지는 경로는 대개 하자나 사고입니다. 무자격 시공자가 등록업체 명의로 공사대금을 받아 시공했는데 완공 후 하자가 발견되거나 현장에서 사고가 나 그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계약상 시공자와 실제 시공자가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등록업체 대표와 실제 시공자가 함께 입건되는 식입니다.
등록업체가 개인이 아니라 법인인 경우에는 처벌 범위가 한층 넓어집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98조 제2항은 법인의 대표자나 임직원이 업무에 관해 제96조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것과 별도로 법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부과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법인이 위반행위를 막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하면 이 양벌규정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단서도 함께 규정되어 있어, 평소 내부 관리 체계를 갖추어 두었는지가 실제로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등록말소는 재량이 아니라 의무인 이유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는 건설업자에게 등록말소 사유가 발생했을 때 행정청이 등록을 말소하거나 1년 이내의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도, 단서에서 제1호·제2호·제4호부터 제8호까지·제12호·제13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영업정지 같은 대안을 고를 재량 없이 "등록을 말소하여야 한다"고 못 박아 두었습니다. 제21조를 위반해 등록증이나 등록수첩을 빌려주거나 이를 알선한 경우는 이 조문의 제5호에 해당해, 처음부터 필요적 말소 목록 안에 들어 있습니다.
왜 재량을 배제했는지는 건설업 등록제도의 취지를 보면 분명해집니다. 등록 요건은 자본금·기술인력·시공능력을 사전에 검증해 부실시공과 사고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데, 명의대여는 이 검증 절차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행위입니다. 단순한 서류 미비나 신고 지연 같은 경미한 위반과 달리,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위반으로 보아 행정청의 재량을 아예 배제한 것입니다. 실제로 등록말소 처분 통지를 받은 뒤 "형사 사건은 벌금형에 그쳤으니 영업정지 정도로 끝나지 않겠느냐"고 기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형사처벌의 경중과 무관하게 제21조 위반 사실 자체가 인정되면 등록말소는 그대로 확정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임의적 사유 — 대부분의 위반은 등록말소와 1년 이내 영업정지 중 행정청이 선택할 수 있음.
필요적 사유 — 제1·2·4~8·12·13호는 선택의 여지 없이 등록을 말소하여야 함.
등록증 대여·알선(제21조 위반)은 제83조 제5호로 필요적 말소 목록에 포함.
명의대여와 적법한 하도급을 가르는 기준
건설산업기본법이 하도급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등록된 건설업체 사이에 적법하게 이루어지는 하도급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관건은 원도급을 받은 등록업체가 시공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과 행정청은 자금을 누가 조달했는지, 현장대리인을 배치해 시공을 관리·감독한 쪽이 누구인지, 인력과 자재를 조달한 주체가 누구인지, 완성된 공사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지는 구조인지를 종합적으로 살펴 실질적 시공주체가 등록업자 본인인지 아니면 명의를 빌린 무자격자인지를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등록업체가 공사 일부를 다른 등록업체에 하도급을 주더라도, 자신이 현장대리인을 두고 공정을 관리하며 하자 발생 시 책임을 지는 구조라면 적법한 하도급입니다. 반대로 계약서상 이름만 등록업체로 되어 있을 뿐, 자금 조달부터 인력 고용, 자재 구매, 현장 관리까지 전 과정을 무자격자가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등록업체는 도장만 찍는 관계라면, 형식이 하도급 계약서라 하더라도 실질은 명의대여로 판단될 여지가 큽니다.
자금 조달 — 공사대금·자재비·인건비를 실제로 누가 마련했는지.
현장 관리·감독 — 현장대리인 배치, 안전관리, 품질관리를 누가 수행했는지.
인력·자재 조달 — 하도급업체 선정과 자재 구매를 누구 명의·책임으로 진행했는지.
하자·사고 책임의 귀속 — 완성된 공사에 대한 최종 책임을 계약상으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누가 지는 구조인지.
등록말소 이후 5년간 재등록이 막히는 구조
등록말소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13조 제1항 제3호는 제83조 제1호·제5호·제8호·제10호·제13호의 사유로 건설업 등록이 말소된 경우, 말소된 날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는 새로 건설업 등록을 할 수 없는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정합니다. 등록증 대여로 말소된 경우가 바로 이 제5호에 해당하므로, 같은 사람이 5년 동안은 어떤 형태로든 건설업 등록 자체를 다시 할 수 없게 됩니다.
법인을 새로 세워 우회하는 길도 막혀 있습니다. 이 조문은 등록이 말소된 자가 법인인 경우, 말소 원인이 된 행위를 실제로 한 사람과 그 대표자까지 결격사유의 범위에 포함시킵니다. 기존 법인은 청산하고 다른 사람 명의로 새 법인을 세워 그 자리에 그대로 앉는 방식으로는 결격사유를 피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사실상 그 업종에서 5년간 배제되는 효과이므로, 이미 수주해 진행 중이던 공사나 체결해 둔 계약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등록증 대여로 등록이 말소되면 형사처벌과 별개로 5년간 재등록이 막히고, 법인 뒤에 숨어도 원인행위자와 대표자는 결격사유를 피할 수 없다.
시공 중 사고·하자가 발생했을 때 — 명의대여자의 민사책임
형사처벌과 등록말소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명의를 빌려준 등록업자는 계약서상 엄연히 시공자로 이름이 올라 있기 때문에, 실제 시공을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민사상 책임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인 태도입니다. 발주처나 공사 중 피해를 입은 제3자 입장에서는 계약상 상대방인 등록업자를 상대로 하자보수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고, 등록업자가 뒤늦게 "실제로는 다른 사람이 시공했다"고 항변해도 계약관계 자체를 뒤집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명의를 빌린 실제 시공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데, 애초에 자본이나 신용이 부족해 등록업체 명의를 빌렸던 쪽인 만큼 구상금을 실제로 회수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명의를 빌려주는 대가로 받는 수수료가 이런 잠재적 손해배상 위험을 감당할 만큼 크지 않다는 점에서, 등록업자 입장에서도 명의대여는 형사처벌·등록말소를 넘어 예측하기 어려운 민사 리스크까지 함께 떠안는 선택입니다.
예를 들어 명의를 빌린 무자격 시공자가 부실시공으로 건물에 균열이나 누수를 일으킨 경우, 발주처는 계약서상 시공자인 등록업체를 상대로 하자보수비와 그로 인한 손해를 청구합니다. 등록업체가 실제 시공자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별다른 재산이 없다면 판결만 받아 두고 실제로는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채 하자보수비 전액을 등록업체가 떠안는 결과로 끝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적발되는 경로와 초기 대응
명의대여가 드러나는 경로는 다양합니다. 공사 하자를 둘러싼 소송 과정에서 실제 시공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고, 경쟁업체의 신고나 발주처의 내부 점검, 현장 사고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계약서상 시공자와 실제 시공자의 불일치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형사 수사와 등록말소를 위한 행정조사는 서로 다른 절차로 진행되며, 형사처벌을 피했다고 해서 등록말소 처분까지 자동으로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사가 시작되면 계약서, 대금 지급 내역, 현장 관리 기록, 실제 시공 인력 관련 자료 등을 통해 누가 자금을 조달하고 현장을 관리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실질적으로 등록업체가 시공을 관리·감독했다는 사정이 있다면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하고, 형사 절차와 행정처분 절차 모두에서 초기 단계부터 각각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워야 불리한 결론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도급계약서·하도급계약서 및 그 변경 이력 전체.
공사대금 지급 내역과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계좌 자료.
현장대리인 지정서, 시공 관리·감독 관련 기록(회의록, 작업지시서 등).
자재·인력 조달 계약서와 실제 지급 주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자주 묻는 질문
Q. 등록증을 빌려주기만 하고 시공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 책임이 줄어드나요?
A.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3호는 제21조를 위반한 건설업자를 처벌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어, 시공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형사처벌 자체를 면제해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관여 정도는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이고, 이와 별개로 제83조에 따른 등록말소 여부에는 시공 관여 정도가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Q. 명의를 빌린 쪽이 무자격자가 아니라 등록된 다른 건설업체라면 문제가 없나요?
A. 등록업체 사이라도 실질적으로 원도급을 받은 업체가 시공에 관여하지 않고 이름만 빌려주는 구조라면 명의대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상대방의 등록 여부가 아니라 실질적 시공주체가 누구인지입니다. 등록된 업체끼리라는 사정은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 참작 사유가 될 수는 있어도, 그 자체로 명의대여 성립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Q. 등록말소 처분에 대해 다툴 방법은 없나요?
A. 제83조 제5호는 필요적 말소 사유이므로 위반 사실 자체가 인정되면 행정청의 재량으로 처분을 완화받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위반 사실 인정 여부나 절차적 하자를 다투는 불복 절차는 별도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등록말소 후 5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재등록이 되나요?
A. 5년이 지나면 제13조 제1항 제3호의 결격사유에서는 벗어나지만, 그 시점에 다시 자본금·기술인력 등 통상적인 건설업 등록 요건을 새로 갖추어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Q. 하도급을 준 것뿐인데 명의대여로 몰릴까 걱정됩니다.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요?
A. 현장대리인 배치, 시공 관리·감독 기록, 자재·인력 조달 과정에서 원도급업체가 실질적으로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평소에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 형식만으로는 실질을 판단받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어렵습니다.
Q. 이미 명의대여 사실이 적발된 상태라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있나요?
A. 형사 절차와 등록말소를 위한 행정절차가 별도로 진행되므로, 각 절차의 진행 단계를 확인하고 실제 시공 관계를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절차별 대응 시점을 놓치면 되돌리기 어려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사 통지를 받은 초기 단계부터 형사와 행정 두 절차를 함께 염두에 두고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맺음말
건설업 등록증 대여는 수수료를 받고 명의만 빌려주는 손쉬운 거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빌려준 쪽과 빌린 쪽이 함께 형사처벌 대상이 되고 등록업체는 재량의 여지 없이 등록이 말소되는 무거운 결과로 이어집니다. 등록말소 이후에는 5년간 재등록조차 막히고, 시공 중 사고나 하자가 생기면 명의를 빌려준 쪽이 민사책임까지 떠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단계에서도 가벼운 선택이 아닙니다. 눈앞의 수수료나 당장의 수주 기회만 보고 명의를 주고받다가는, 형사처벌·등록말소·민사책임이 한꺼번에 겹치는 상황을 맞을 수 있습니다.
적법한 하도급인지 명의대여인지는 계약서의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 시공주체가 누구인지로 판단된다는 점도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시흥 시화·정왕 공단 인근처럼 건설현장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이런 명의 관계로 인한 분쟁이나 조사가 특히 자주 발생하는 만큼, 계약 구조를 정리하는 단계에서부터 실질적 시공 관계를 명확히 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미 조사나 소송이 시작된 단계라면 더더욱, 초기 대응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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